태평양과 대서양간의 해상 통행에 많은 시간과 경비의 이익을 가져다 주는 이 곳을 통과하면서 모두들 배우고자 하는 의욕으로 하나 하나의 사건에 깊은 관심의 눈길을 보냈다.
8시간 동안 운하를 통과한 한 바다는 또 다른 대양, 대서양의 서단을 북으로 항해 하길 7일! 5월 20일 한손엔 독립선언문을, 또 한손엔 자유의 횃불을 밝히며 동쪽 하늘을 응시하고 있는 자유의 여신상을 옆으로 멀리「맨허턴」거리가 보일 즈음 만국기를 단 우리의 여왕을「뉴욕」의 소방정과 헬기가 반겨 주었다. 세계에서 가장 높다는 The world Trade Center를 우현측으로 보며 허드슨강을 거슬러 올라 가길 2시간. 우리는 잠시 후 접할 또 다른 세계에 대한 호기심으로 가슴이 설레었다.
환영 나온 교포의 수는 예상보다 적었으나 한미 수교 1백주년 기념 행사의 일환으로 입항한 탓인지 입항식은 거창했다.
이 곳의 교포들은 대개 자신의 생활에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교회는 1주일에 1번씩 교포들이 한자리에 모일 수 있는 유일한 곳이었다.
가톨릭신자가 국민의 96%를 차지한 파나마와는 달리 이곳엔 개신교가 많았다.
우린 이 곳에서 한인 신부님을 모시고 선상 미사를 봉헌 하기로 계획 했으나 5박6일이란 시간동안 계속되는 일정에 쫓기어 다음 기회로 미루지 않으면 안 되었다.
이 기간동안 우리가 접하고 볼 수 있었던 것은 미국 이란 거대한 나라의 의형중에서도 한 모서리 뿐이었으리라. 허나 과연 크고 방대한 규모로 움직이는 나라, 자유롭고 노력한 만큼의 댓가를 보장 받을수 있는 사회라는 것을 짧은 기간이지만 느낄 수 있었다.
쿠바 옆의 작은섬 아이티. 일찌기 프랑스로부터 독립한 중남미 최초의 흑인 왕국이었던 이 나라는 발전성을 기대 할 수 없는 미개한 나라였다. 60년대 초의 우리 나라를 연상케 하는 이 나라는 중남미의 국가가 다 그러하듯 국민의 대부분이 가톨릭신자 였으나 관광객을 상대로 한 술집과 사창가가 무척이나 많아 역시「가난은 죄다」란 말을 실감케 했다.
미녀의 나라, 정열과 낭만의 나라 베네수엘라의 3박4일은 금방 지나갔다.
한 달만에 다시 찾은 파나마에서 기름과 식수를 공급받기 위해 1박을 한 다음날인 6월11일엔 다시 태평양을 접하였다. 그 동안 계속된 우리의 신앙 생활과 해상 선교 활동으로 선내의 많은 학생들이 가톨릭을 이해하고 관심을 기울여왔다 함께 종교에 대해, 신과 인간과 인생, 삶의 궁극적 목적에 대해 생각하던 중 6명의예비자도 생겨 교리 공부도 하며 성가도 가르쳤다 때로는 참회 예절이나 기도회, 묵상회도 가졌다. 모두들 항해 당직과 계속 되는 수업ㆍ리포트로 바쁜 생활중에서도 신앙인으로서의 자기 승화와 복음전파를 위해 모두들 열심히 활동했다.
6월27일. 고국의 늠름한 해양 학도들을 만나기 위해 나온 1백여명의 교포들의 뜨거운 환영을 받으며 그 날씬한 몸체를 하와이의「알르하」항에 기대었다.
7개의 섬으로된 하와이 군도. 그 중 가장 개방된 섬은 우리가 접안한 Ohau섬이었다. 우린 이 곳에서 3번의 밤과 4번의 닞을보냈다. 그 동안 진주만 와이키키 해변,「호놀룰루」시가지등 섬 주위의 관광지를 모두 둘러 보았다.
뱀 이없는 常夏의 낙원, 하와이! 출항 전날인 29일 저녁 7시 우리의 이 실습기간중 가장 뜻깊은 에식을 가졌다.「뉴욕」에서 갖지 못한 선상 미사를 이 곳에선 기필코 봉헌키 위해 입항식때부터 서둘렀다. 주님의 도움이었을까? 환영 나온 교포중 내가 이야기를 건 첫 사람이 신자였다. 이홍기 씨의 본명은 시몬이었는데 그의 도움으로 계획을 진행 할 수 있었다. 그러나 또 한번의 난관에 부딪혔다. 그 곳에 한분뿐인 한국인 신부님께서 바로 그 다음날이 그 곳 주교님 착좌식이라서 시간이 없다는 것 이었다.
실망에 빠진 우리에게 또 한번의 주민의 은총이 내려졌다. 미국 본토에서 연수 후 한국으로 돌아가는 도중 하와이에 들른 4분의 한국 신부님께서 마친 그곳에 계셨던 것이다. 그 곳에서 레지오활동을 하는 시몬씨의 어머님과 그곳「평화의 모후」쁘레시디움의 노체칠리아단장님의 도움으로 인천교구 소속 강 시몬ㆍ강 힐라리오 두 신부님을 모시고 우린 마지막 기항지의 마지막 밤에 뜻깊은 미사를 봉헌했다. 미사후 함께 참석한 50 여명의 교우들이 준비해 온 하와이의 레이 꽃다발이 우리의 목에 하나씩 걸려지는 순간 정말 무어라 말할수 없는 감사와 기쁨이 용 솟음쳤다. 따뜻한 동포애와 주님 안의 한 형제임을 새삼 느꼈다 교우들께서 준비한 술과 떡과 음식으로 우린 즐거운 한 때를 보냈다.
드디어 7월 16일. 해운대가 보이고 오륙도와 조도가 보이는 순간 바로 이 곳이 나의 조국 유일한 마음의 안식처라는 것을 느끼며 91일간의 항해를 무시히 지켜주신 하느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렸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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