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1983년을 맞아 첫주일인 오늘 동방 박사들을 만난다. 그들은 동에서 그분의 별을보고 따라와 어머니 마리아와 함께 있는「아기」를 찾아 엎드려 경배한다. 「베들레헴」마굿간의「아기」가 천하에 드러나 알려졌다는 의미로「공현」이라한다. 동방박사들이 왕을 상징하는 별이라는것을 알게되었을때 그별을 따라 나섰다. 빛의 근원이신분을 찾아 길을떠난 것이었다. 별이란「표징」을 따라온 이 동방박사들은 믿음으로 예수그리스도께서 모이는 온인류를 대표한다. 그리스도의 빛이 온인류에게드러났다.
이제 그분은「베들레헴」마굿간에서 가난한 목자들에게만이 아니라 먼곳의 이방인들에게 까지 알려지게 되었다. 오늘날 세계 구석구석에 그리스도를 알고 따르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진리의 빛을 외면하고 사는 이들도많다. 빛나는 별을 찾을수 없어서, 혹은 찾을려고도 하지 않고 아집에 사로 잡혀 어두움 속에서 헤매는 줄도 모르면서 사는 이들도 많다. 빛을 어렴풋이 보면서도 그 자리에 눌러앉아서 타령만 하고있는 이들도있다.
오늘의 그리스도인들은 이런면에서 동방박사들의구실을 하지않을 수없다. 그들이 별을 따라 나서고 헤로데와 대사제들ㆍ율법학자들을 당황하게만들고「예루살렘을 온통 술렁이게」만든것처럼 진리의 빛이신 분이 우리가운데와 계시다는 것을 선포하지 않으면 안되겠다 이미 별을 따라 나섰기 때문이다. 그래서 모든 백성이 같은 유산을 받도록 그리스도께로 불리움을 받았다는 것을 알게 해야겠다.
「유다인의 왕」의 출현을 알게 되었을 때에 동방박사들과 헤로데 왕의 반응은 너무도 대조적이다. 기뻐서 선물을 준비하여 먼길을 와서 엎드려 경배하는 사람과 온갖 위선적 언어들을 써가며 호응하는척 하지만 칼을 빼어드는 사람의 차이이다. 진리의 빛 같은 것이 보이고 정의와 평화의 왕이라니 칼을 휘둘러 그「아기」만이 아니라 수많은 죄없는「다른 아기」들의 목숨을 무자비하게 빼앗아버린다.
권력욕ㆍ지배욕에 사로잡힌 사람은 자기 위치의 상실을 너무도 두려워하게 되고 진리의 빛을 바로 볼 수 없는것 같다. 눈이 말고 마음이 맑아야 그빛을 볼수 있고 용기를 가지고 따를 수 있다. 하느님의 나라를 선포하는 그리스도를 믿을 때에 한편으로 생명과 구원을 얻지만 그분의 출현은 동시에 다른편에서 어떤긴장과 당황과 파국을 초래하기도 한다. 교회는 어두움과 반대되는 빛이어야 한다. 교회에 주님께서 살아계시기 때문이다. 구세주로 살아계시고빛으로나타나신 그분은 온 민족을 하나로만드시고자 하신다.
오늘날 우리 그리스도인에게 맡겨진 어려운사명이 있다. 빛의 원천이신 그리스도의 빛을 받아 이방인이었던 우리가 변모되어야 하겠고 또스스로 빛이되지 않으면 안된다는 점이다. 참으로어려운 과제이다. 『너희는 세상의빛이다』 (마태5ㆍ14) 빛을따라가기때문이다『빛이 세상에왔지만 사람들은 자기들의 행실이 악하여 빛보다 어두움을 더사랑했다…과연 악한일을 일삼는 자는 누구나 자기 죄상이 드러날까봐 빛을 미워하고 멀리한다. 그러나 진리를 따라사는 사람은 빛이 있는데로 나아간다』 (요한3ㆍ19~21참조요한8ㆍ12, 12ㆍ35~36) 그리스도인은 개인으로도 또한어떠한 모양의 공동체이든간에 교회에속한 공동체로서도 주위의 무수한 사람들에게그리스도께로 인도하는별이 되어야 하겠고 그 별은사랑이라는 별이다. 저절로 쉽게 얻어지는 것이 아니고 온갖 고초를 겪는 가운데 사랑을 머금고사는 그리스도인 사회의 온갖 도전과 형제들로부터 오는 수모를 견디면서도 사랑을 키워나가는 교회의 일치된 공동체 이것이야 말로 새해를 맞는 모든 사람들에게 평화의 왕이신 그리스도를 드러내는 별이 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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