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1년 4월 8일자 교황회칙(回勅)에 의하여 설정되고 6월 11일 드망즈(FㆍDemange 安世華) 주교의 서품으로 발족된 대구대목구(代牧區=Vicariatus Apostolicus)는 영남(嶺南) 과 호남(湖南)지방 교회들을 관할하게되었던 관계로 교구호칭을 일반적으로「조선남방교구」라 했고 교구적인 큰 단체나 큰 행사에는 남방(南方)이라는 관사(冠詞)가 붙었던 것이다. 머지않은 앞날에 또 북방지구(咸鏡道ㆍ平安道)에 새 교구 증설을 염두에 둔 교구관할구역 배정은 전국토와 당시의 총인구수를 3분한 비례였으니 경상남북도와 전라남북도의 총면적은 7만3천평방킬로미터, 인구총수는7백만명이며, 소속신자수는 2만4천8백89명이었다. 신부가 거주하는 본당은 경상도에 6개처, 전라도에 8개처, 제주도에 2개처였고 성직자는 주교를 포함한「빠리」외방전교회원 14위ㆍ한국인 5위였다. 남방교구의 주교좌(主敎座)가 대구로 결정되는 과정에 있어 대구읍이 차지한 도시의 비중과 지리적 여건이 좋았기도 했지만 그보다도 대구본당의 교세와 대구신자들의 저력이 크게 작용했다고 한다.
즉 남방교구 설정의 발표가 있기전 해(1910년)의 서울의 성직자회의겸 피정에 갔다가 귀임한 대구본당주임 로베르(A.P.Robert 金保祿) 신부는 교우중진(重鎭)들에게 『이제 조선에 교구하나가 더 생기는데 주교가 계시는 교구중심지가 어디에 될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으나 역사적 연고로 봐서는 전주(全州)로 결정하기 쉽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본당신부의 이야기를 들은 교우 유지들은 즉시「주교좌」유치를 위해 새로운 분발을 하게되어 당시 전국에서 교세(敎勢)로는 제일 큰 본당이며 서울 종현(명동)대성당 다음으로 가장 큰 성당을 3년동안 두번이나 새로지은 신자들의 저력을 다시 발휘하게되었다.
즉 대구사회에서 후덕한 실업가며 경제계의 선각자요 일본의 국채(國債) 1천3백만원을 갚기위한 금연(禁煙)ㆍ금주(禁酒)로「국채상환운동」을 창도하여 일으킨「시찰」(視察) 서상돈(徐相燉ㆍ아우구스띠노) 은 교구의 주요기관과 시설이 서게될 부지로 그의「앞고개」(南山洞225) 종묘원(種苗園) 땅 1만여 평을 자진헌납하고 상경하여 뮈뗄(閔) 주교를 찾아뵙고 주교좌를 대구에 두도록 간청했으며, 7년간 자기집을 임시성당과 사제관으로 제공한「승지」(承旨) 정규옥(鄭圭鈺ㆍ바오로) 대구에서 가장 오랜 신자집안(家門)인 김종학(金鍾學ㆍ베드로) 김찬수(金燦洙ㆍ베르나르도) 이기운(李起雲=베드로) 이근우(李根雨=요한) 한윤하(韓潤夏ㆍ야고보) 등 당시 대구본당 교우들중에는 열심하고 사회적으로도 명망높은 인사가 많아는데 김종학과 한윤하는 대구성당을 주교좌대성당으로 증축공사비용 2만 원을 부담하였으며 정승지는 재정이 어려운 시골 여러 본당과 공소들의 자립기본재산을 마련해주었고 김종학의 조카되는 김찬수는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있는 교회교육기관인「해성(海星) 보통학교」를 인수하여 1915년부터 33년간 운영한 교육공로자이기도 하다.
당시 우리땅에 있던 외국선교사중 가장 원로(元老)이던 로베르(金保祿) 본당신부는 1877년 조선대목구 제6대교구장 리델(F.RIDEL 李福明) 주교와 두세(E.C.DOUCE 丁加彌) 신부와 함께 입국하여 박해시대와 개화기(開化期) 에 걸쳐 전라남도를 제외한 우리나라 전역을 돌면서 형언할수 없는 고초를 겪으며 전교했고 대구본당이 설정되자 첫본당신부로 또한 영남지방 포교담당자로서 그간「신나무골」(漆谷郡枝川面蓮花洞) 「새방골」(대구시 西區 上里洞) 「대어벌」(待御伐) 임시본당 시대를 거쳐 계산동에 영주(永住)할 본당을 마련한 영남의 사도이며 대구교구의 초석(礎石)이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