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구와 함께 한국가톨릭교회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는 대구대교구의 2백주 준비는 지난해 하반기와 금년 1월초에 걸쳐 준비위원회 조직과 인선(人選)이 완료됨으로써 각 분야별로 본격적인 준비작업에 돌입할 단계에 놓여있다.
지난해 10월 이종흥 신부를 위원장으로하는 2백주년 준비 교구위원회가 결성되고 이어 11월 중순 4개분과위원회 담당신부와 사무국장신부가 임명된데 이어 지난 6일 열린 2백주 준비 성직자ㆍ평신도 연석회의에서 각 분과위원장 평신도들이 선임됨으로써 2백주 준비 교구위원회는 조직면에서 완전한 골격을 갖추었다.
대구대교구 2백주 준비위원회는 체제면에서 여타교구와는 다른 특이성을 지니고 있다.
그것은 2백주준비 교구위원회를 별도로 구성하지않고 기존 5개 사제지구와 교구평신도 사도직협의회를 2백주준비 비상체제로 전환, 각 사제지구 대표신부들을 개 분과위원회 담당신부로 임명하고 교구평협 12개분과를 2백주 준비 4개분과위원회에 편입시켜 사실상 사제지구를 대표하는 성직자들과 평신도 대표들로 2백주 준비위원회를 결성한 것이다. 여기에는 물론 교구청신부들(사무처장ㆍ사목국장ㆍ교육국장ㆍ관리국장)이 자동적으로 참여하도록 돼있다. 이처럼 교구준비위원회를 5개 사제지구 대표신부들과 교구평협위원들로 구성한 것은 각지구 사제들의 의견과평신도들의 의견을 하나로 집약해 교구전체의 효율적이고 성공적인 2백주준비를 유도하려는데 우선적인 목적이 있는것으로 풀이되고있다.
특히 교구평협을 2백주준비 비상체제로 전환한 것은 두가지의 의미를 내포하고있는 것으로 알려지고있다.
그 하나는 2백주 준비위원회를 별도로 조직할 경우 여기에 참여할 위원들 역시 교구평협위원의 테두리를 크게 벗어날 수없어 별도의 조직이 필요없다는 점이다.
또다른 하나는 교구평협이 교구의 가장 핵심적이고 중요한 2백주사업을 담당하고 그 사업이 종결된 후에는 교구평협으로 원상복귀토록 함으로써 한편으로는 평협이 자체의 역량을 최대한으로 성장ㆍ발전시킬수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또다른 한편으로는 2백주 준비를 통해 성숙된 평협의 저력을 3백년 한국 가톨릭교회와 1백년 대구교회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초석으로 삼겠다는 교구당국의 장기적인 포석으로 해석되고있다.
따라서 대구대교구의 제반2백주 준비업무는 일차적으로 준비위원회에서 다루고 필요한 경우에는 각 사제지구 대표신부들로 구성되는 2백주년 각 분과담당신부회의나 교구청 신부회의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교구참사회의를 거쳐확정한후 일선 본당에서 추진하도록 제도적인 장치를 갖추어 놓고있다.
여기서 대구대교구 2백주 준비위원회의 한가지 특징은 그동안 준비위원회에서 제외됐던 왜관대리구를 받아들여 대표신부(이석진 신부)와 평신도대표를 참여하도록 함으로써 교구의 2백주 준비가 왜관대리구까지 포함돼 이루어지고 있음을 엿볼수 있다.
2백주년을 준비하는데 있어 지방교구는 예외없이 전국 차원의 2백주 준비에 적극 참여하면서 교구자체의 준비를 동시에 해야하는 곧 인력이나 재정면 등에서 이중부담을 안고있어 그 어느때보다 교구의 힘과 지혜를 총동원해야할 상황에 처해있다.
뿐만 아니라 2백주 준비의 기본적인 4대지표인 정신운동ㆍ기념회의ㆍ기념사업ㆍ기념행사를 전국 준비위원회와 상호 긴밀한 정보교환과 유기적인 협력하에서 추진해야할 지방교구로서는 자연히 중앙부서의 지침이나 움직임에 큰 기대를 걸지 않을수 없다.
이런 차원에서 대구대교구 2백주 준비위원회 4개분과위원회 준비상황을 살펴보면 먼저 2백주년을 준비하는데 있어 최우선점을 두고있으며 흔히 2백주년의 꽃으로 비유되고 있는 정신운동은 중앙에서 뒤늦게 시작되고 아직까지 뚜렷한 방향제시가 없어 교구준비위원회로서도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대구대교구 2백주 준비위원회에서는 한국교회의 전반적인 현상인 신자들의 교리지식부족이나 기도안하는 생활, 가톨릭적 윤리관이 제대로 형성안돼 있는 점과 복음적 정신에 입각한 신앙생활의 가치나 보람ㆍ기쁨대신 신앙자체를 부담으로 느끼는 문제등을 해소하기 위해 정신운동이 전개돼야 한다는 기본입장을 밝혀놓고있다.
흔히 이 같은 신앙생활상의 갖가지 문제점은 교회나 신자들양편에 책임이 있는 것이지만 일반적으로는 예비자 교리교육상의 여러가지 문제, 모든 제도가 급변하는데서 오는 교리나 교회제도, 교회법등에 통일성이 결여되고 적용에 혼선을 밎고있는 점 그리고 국내 각종 신심운동이아직 정비가 안돼있고 복잡하게 얽혀있는 점 등이 지적되고 있다.
바로 이런상황에 처해있는 한국가톨릭교회에 2백주년을 맞아 대대적인 정신운동과 기념회의가 긴요히 요청되는 상황이지만 중양의 지침만을 기다려 마냥 앉아 있을수만은 없다는게 교구의 정신운동분야이기도 하다.
현재 정신운동분과에서 이러한 제문제의 현황을 파악하기 위한 기초조사가 진행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있다.
다음으로 기념회의는 각 분야 전문가나 학자들이 참가해 사회조사나 신학적이고 전문적인 조사연구 등이 병행돼야할 분야로 현재로서는 중앙의 결과를 초조하게 기대하고있는 입장이다.
특히 이 기념회의는 2백주년의 모든결과를 집대성하는 열매로서 3백년 한국가톨릭교회를 개막하는 길잡이가 된다는 점에서 무엇보다 그 중요성이 높이 평가되고있다.
현재 대구준비위원회에서는 전국위원회가 12개의 의제를 선정해두고는 있지만 각 의제에 대해서나 의제 전반에 관해 준비과정이나 진척상황 등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어 다소 안타까운 형편에 놓여있다.
이 기념회의분야도 교구에서는 이미 2~3년전부터 2백주년 교구사목회의에 대비해 청소년사목문제 등을 준비해왔는데 중앙과의 연결이 이루어지는대로 곧 본격적인 준비작업에 착수할 계획으로 있다.
다음으로 기념사업분야는 교구안팎에 널리 공지돼있는 16개 새 성당건립 및 유적지 개발사업이 이미 지난해말부터 준비에 들어가 현재 담당 본당별로 사업이 활발히 추진중에 있다.
특히 이 성전건립사업은 자칫하면『2백주년을 내세워 성당을 대량 건립하려한다는 오해를 낳을수도 있다』고 지적한 이종흥 신부는 어디까지나 이 성전건립사업은『2백주년의 핵심과제인 정신운동의 결과로 꼭 필요한 16개의 성당건립이 그 열매로 나타나야겠다는 의도에서 시간적으로 미리 착수된 것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李 신부는『교구 모든신자들이 교구의 2백주 기념사업이 다소 무리가 가는줄 알면서도 후손에게 부끄럼없는 선조가 되려는 마음에서 불편 한마디없이 모두가 적극 참여하고 있음을 볼 때 역시 대구대교구다운 면모와 저력을 보여주는 것으로, 참으로 고무적이고 신자들에게 고마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기념사업면에서는 성당건립 및 유적지복구사업외에도 영세후 제도적인 교회속에서 일생을 살면서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신자생활지침서(가칭)와 나날이 그 중요성을 더해가는 혼인사목의 일환으로 현재 교구에서 실시중인 가나강좌의 교재를 강화하거나 새로운 교재를 편찬할 계획도 구상하고있다.
마지막으로 기념행사는 교황방한시 대구에서도 교황을 모신 가운데「대구대교구 청소년대회」를 개최하기로 지난 6일 회의에서 확정지었다.
특히 대구와 같은 지방교구에서는 교황을 모신 기념행사가 중앙중심으로만 이루어지지 않고 전국적인 기념행사속에 포함시켜 중앙과 지방의 기념행사가 꼭같이 빛날 수 있게 되기를 바라고있다.
따라서 여기에는 교구단독의 예산을 투입하는 기념행사가 아니라 전국규모행사의 일환으로 전국행사의 예산과 프로그램이 계획되고 실현될것을 희망하고있다
이와함께 중앙기구들의 보다활발하고 정확한 준비과정과 정보교환 및 각종 문서의 통일성있는 제작ㆍ배포 등도 먼앞날을 내다보는 3백년 한국가톨릭의 장래를 위해 바람직한 것으로 보고있다 한마디로 대구대교구 2백주 준비는 모든 조직과 인선을 완료하고금년어 2백주준비를 총결산하는 마지막 해로서 한국교회사에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는 역사의식과 소명감에서 본격적인 착수작업만 남겨두고있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