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어쩔 것인가. 할수 없이 나 대신에 내가 내 마음대로 처리할 수 있는 다른 생명을 희생시킴으로써 내 뜻만은 표현해야했다.
즉「나는 하느님 당신꼐 죄를 지었으니 내 목숨을 바쳐 용서를 빌어야 마땅 하오나 당신은 자해행위를 금하셨기에 할 수 없이 당신이 우리를 위해 창조해주신 이 양(소, 혹은 기타 다는 생물)의 생명을 바쳐 비는 기도로 여기시고 믿어주소서」하는 뜻이다.
제사의 뜻이 이러하므로 제사는 하느님 외에 다른 어떠한 대상에도 드릴 수 없는 것이다. 그건 생명의 주재자는 오직 한분, 하느님뿐인 까닭이다.
제사의 뜻이 이러하므로 제사는 흠숭의 최고 의식이다. 이렇기 때문에 우리 순교선열들도 목숨을 걸고 제사를 드리기를 거부하신 것이다.
그러면 요사이는 이 제사드리기를 허용하고 있는가? 여기에 대한 설명은 좀 길기 때문에 차후 설명할 기회가 있기를 희망하면서 우선 한 마디로 마무리짓는다면 제사에 대한 일반통념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즉 우리 풍속대로 우리는 조상들에게 제사들 올린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세상을 떠나신 부모님을 추모하는 효성심의 발로이지 지금 내가 말한 것 같은 목숨을 걸고 죄의용서를 비는 행위는 아니다 비록 형식은 제사의 형식이나 그 뜻은 전혀 다른 것이므로 조상들을 추억하기위한 우리 재래의 미풍은 오히려 권장할만한 일이라 하겠다.
한마디로 말해서 제사에는 희생행위 즉「생명을 죽여서 하느님께 바치는 일이 중심행위가 되는것이다」
여기서 당연히 반문하시는 분이 계실줄 믿는다.
즉 미사는 제사라했다. 제사에는 희생, 즉목숨을 끊는 행위가 필수적이라 했다. 그런데 미사에는 목숨을 끊는 행위가 없는데 제사가 될수 있는가? 당연한 질문이다.
그러나 미사에도 희생절차가 있다.
두언고 하니 예수께서 성체와 성혈을 한꺼번에, 즉 동시에 축성하지 않으시고 먼저 빵을 드시고 성체를 축성하신다음 포도주가 든잔을 드시고 성혈을 축성하셨다.
이것은 성체(몸)와 성혈(피)을 따로따로 축성하심으로 몸과 피를 갈라놓은 행위다. 몸에서 피를 빼버리면 죽지 않을 장사가 어디에 있겠는가. 이것이 바로 희생의 절차요, 이것이 바로 미사를「피흘림이 없는 제사」라 하는 연유요, 간단한 것 같지만 이것이 바로 예수님의 예지의 면모를 엿볼 수 있는 점이다.
하느님의 지혜가 아니고서야 어찌 이 묘리를 얻어 성체와 성혈을 이루시어 제사형식에 적용시킬실수 있었으랴. 미사에 있어서도 실자가상의 제사와꼭 같은 절차가 적응된다.
즉 제물분비ㆍ희생행위ㆍ봉헌행위 및 회식행위가 그것이다. 여기서도 제관이 그리스도요, 희생물도 그리스도다. 하느님께 울리는 제사에 제관과 제물이 동일하다면 그제사도 동일한 제사가 된다.
다만 십자가상에서는 실제로 피를 흘려 죽으셨고, 미사에는 피를 흐르지 않되 죽음의 상징만은 역력하다.
십자가상에서 한 번이자 마지막인 희생이었으나 미사는 세세대대로 세상끝날때까지 반복되는것이다. 그래서 주께서는『너희는 나를 기념하여 이 예를 행하라』하시지 않으셨던가.
이렇게 따지고보면 시간적으로는 미사가 십자가제사보다 선행했다고 할수있다. 수난하시기 전날 성체성사를 세웠으니말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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