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 원효로 4가 1번지(現 성심여고) 용산의 거부 집 함벽정(涵碧亭)을 매입, 신학교를 세운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일이다.
꼬스트 고외선 신부가 신학교 교사를 세운것은 1백4년전이다.
이 신학교는 n모양의 2층 건물도 설계되었다. 우선 소신학교로 시작했다가 한때는 대신학교까지 겸하기도했다.
신학교건물 왼편 2층의 교실하나 크기의 홀을 1902년까지 예수성심성당으로 사용했으나 학생이 증가함에 따라 성당이 협소하여 성당건립이 시급해졌다.
이에 당시 신학교교장 진 베드로 신부는 자신의 고국인 프랑스를 비롯, 구라파 각지로 이 화급한 사정을 호소하는 편지쓰기를 수년동안 계속하였다.
공중의 뜬 구름잡는 격으로 시작된 편지쓰기에는 때로는 대신학생들도 참여하기도 하였다.
설상가상으로 1881년부터 일본「나가사끼」신학교를 거쳐「페남」으로 유학갔던 유학생 21명중 13명이 용산신학교로 돌아와 성당은 콩나물시루였다.
편지쓰기 수년만에 프랑스에서『내가 예수성심께 성당을 봉헌하겠읍니다』하는 답신이 왔다.
그런데 이분은 순교지「새남터」에 성당을 건립해야한다는 조건을 붙여왔다.
교장신부는 즉시『새남터는 백사지이고, 여름 장마때면 홍수가 나는 곳이기 때문에 거기에 성당을 지었다가는 예수님까지 떠나가실것』이라고 이쪽사정을 설명하면서『언덕위의 신학교는 늘 새남터를 마주 내려다보고 있기때문에 신학교터에 성당을 지으면 금상첨화일것』이라는 답신을 보냈다.
그러나 이에 대해 답장이 없어 신학생들은 일구월심으로 예수성심께 9일기도를 수없이 바쳤다.
뜸들이기 몇해만에『새남터를 굽어보는 자리에 건립해도 좋다』는 답장이 왔다.
이 소식을 알려주는 교장신부의 두손이 수없이 떨렸다.
기쁜 소식은 꼬리를 물어 얼마후에는『보잘것 없는 여자의 성금도 좋으냐?』는 문의편지가 왔다. 감사의 편지를 보냈더니 젊은 나이에 상배하고 삸바느질로 셋방살이를 하는 과수댁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이 할머니는『성당이 없어 고생하는 한국신학생을 위해 있는대로 보내드리니 적은 돈이지만 많은 돈으로 생각하고 받아달라』는 편지내용과 함께 성금을 보내왔다. 「과부의 작은 동전」(루까21장1절)이었다.
이러한 사연을 간직한 신학교 성당은 1899년 6월 9일 착공, 1902년 4월 26일 민 주교에 의해 축성, 「예수성심성당」이라 명명됐다.
용산신학교 구내에 3층 건물로 세워진 이 성당은 사적 제255호로 지정돼 그 역사적인 값어치까지 인정받고 있다. 이 성당은 6ㆍ25사변이 나기전까지 1백여 명의 한국인이 사제품을 받은 유서깊은 곳이다.
이 성당 제의실에서 성당제단으로 들어서는 우편 모퉁이 마루에는 빨마가지 무늬와「1821~1846년AㆍK」(안드레아 김대건 신부 약칭)라고 새겨진 흰 대리석판이 덮여 있었다.
이것은 김대건 신부가 복자품에 오를때까지 용산신학교 성당에 그 유해를 보존한 것이다.
대선배 복자 김대건 신부의 유해 앞에서 무릎 꿇고『내 성소를 키워달라』고 12년간 기도했던 예수성심성당-.
지난 1월 7일 이 성당에 들어서보니 내부는 낡아버렸고 그대로 남은 것은 말없는 붉은 벽돌과 푸른 벽돌기둥과 담 뿐이다.
복자 김 신부의 문장(紋章)들이 다행히도 입구 문위로 옮겨져 보존되고있었다.
언젠가 한번 복원했으면 하는 소원이 나의 가슴을 뿌듯하게 한다.
복자 김대건 신부의 유해는 6ㆍ25동란때 이재현 신부가 남모르게 파서 성당옆에 있는「마사비엘 성모상」아래 숨겨두었다가 용산성직자묘지로 옮긴후 1951년 1ㆍ4후퇴때 밀양 임시소신학교로 모셔갔다가 1960년 7월 5일 가톨릭대신학교 성당 제대로 옮겨 모셨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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