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무당의 역할의 이전은 동시에 여러 가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는데 특별히 한국 교회의 성령 운동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성령 운동을 중심으로 하여 급속도의 신자 증가를 하고 있는 개신교 계통의 신흥 교회들을 중심으로 하여 급속도의 신자 증가를 하고 있는 개신교 계통의 신흥 교회들을 중심으로 하여 그리스도교와 샤머니즘과의 관계를 연구한 학문적 결과를 보면 무속 신앙이 그리스도교의 성격을 변질시킬 위험이 어디에 있는가를 알 수 있다.
우선 귀신에 의해 병이 생긴다는 질병 관계 기초를 둔 치병에 지나친 중점을 두어 그리스도의 구원이 인간 전체의 구원이라기보다 육체적 병을 고치는 것으로만 오해되고 있다는 문제가 있다.
또한 치병과 연결되는 문제로 물질적 축복을 강조한 나머지 무속 신앙의 기복 사상과 동일한 구조를 가지게 되고 인간을 변화시키는 종교라기보다는 주술적인 것으로 탁락할 위험성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곧 기복성을 중시하다 보면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통한 고통의 의미와 궁극적인 의식의 변화라는 그리스도교의 고유한 성격이 흐려지게 된다는 것이다. 결국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한국인의 심성의 기저를 이루는 무속 신앙이 지닌 사회의식 결여 및 인격에 대한 무관심을 어떻게 그리스도교적으로 변화시킬 것인가이다.
따라서 우리는 기복 신앙의 그리스도화를 제시해야 한다. 기복 신앙의 그리스도화란 우선 기복 신앙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면 기복 신앙을 어떻게 그리스도화 할 수 있겠는가? 우선 모든 창조들과 축복은 하느님께로부터 온다는 창세기의 그리스도 신앙을 확고히 하는데서 시작해야 할 것이다. 신약성서에서도 예수께서 우리에게 가르쳐주신 주의 기도를 보면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악에서 우리를 구해 달라고 하느님께 청하라고 하셨다. 정신적 축복뿐만 아니라 물질적 축복까지 모든 것이 주로부터 오며 종국적으로 그분의 뜻에 따른 것이라는 온전한 의탁이야말로 진정한 그리스도교적 신앙이라고 하겠다.
이러한 깊은 확신은 신앙생활과 세속 생활의 이분화를 극복케 하고, 세속적인 무속 신앙에서 나오는 우리의 전통적 가치관을 정면으로 대변하게 하여 우리의 현세적 기복 신앙을 그리스도 안에서 정화시킬 것이다.
기복 신앙의 그리스도화를 위하여 또 한 가지 해야할 일은 그리스도교 전통에서 나오는 예언자적 사회정의의 개념으로 도전을 받는 것이다.
특히 현대 산업화 시대에 와서 개인의 생활이 극도로 사회화되어 한 개인의 안녀오가 구원이 사회 전체와 밀접히 연결 되어 있는 사회에서 그리스도교 전통이 간직해 온 예언자적 역할은 무속에서 주지 못하던 역사의식과 사회참여 의식을 부여함으로써 기복 신앙이 개인적 이기주의에 머물지 않고 사회 전체의 정치적ㆍ경제적ㆍ정신적 안정과 발전을 염두에 둘만큼 넓어져야 할 것임을 깨닫게 할 것이다.
교회의 이러한 예언자적ㆍ사회적 역할이야말로 한국의 전통적 무속 신앙에 결여되어 있는 가장 큰 약점을 보충해 줄 것이며 한국의 그리스도교가 무속화 내지는 용합 종교로 변질되는 것을 막아줄 것이다.
위에 언급한 대로 기복 사상을 그리스도화하여 예언자적 사회적 관심의 자세를 가지기 위해서는 기도하는 평신도가 되어야 한다. 하느님의 나라가 우리 안에 오시기를 청하는 그리스도교 신자의 기도를 돕기 위해 동양에서 발전해 온 침묵의 명상법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을것 인가?
대화의 의미가 서로 말을 주고 받는다는 평상적인 뜻을 넘어서서 마음과 마음의 통고와 이해ㆍ하느님의 현존에서의 머무름으로 까지 이해될 때에 상상과 사고를 비우는 동양적 명성 법은 깊이 있는 기도에 잠기는데 유용할 것이며 더 나아가서 불교 등 우리 이웃의 종교성을 이해하게 하여 대화의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사실 그리스도교의 전통 안에서도 크게 두 가지 기도법이 발전되어 왔는데 하나는 비유법을 통해 하느님을 이해 하려하고 예수님이나 성인들의 상을 모범으로 놓고 그와 같은 태도를 자신 안에 형성해 나가려는 긍정적 묵상의 방법이며 하나는 모든 상상과 사고적 추리와 상을 비우고 모든 비유를 초월하시는 하느님의 현존을 있는 그대로 체험하기 위한 부정적 명상의 방법이다.
한국에 전해진 동양적 명상법은 좌선(坐禪)과 수일법(守一法)이라 볼 수 있다. 좌선 또는 참선(參禪)이라고 {}하는 것은 불교의 여러 종파 중에도 가장 중국적인 선종(禪宗)에서 발전된 것으로 인도의 분석적인 요가 수행 방법을 도가적인 심재(心齋)와 좌망(左忘)의 영향을 받아 마음을 비워서 직관을 중시하는 단순한 명상법으로 발전시킨 것이다. 도교의 수일법이란 모든 것의 원천이요 원리인 道를 내적ㆍ외적인 수양을 거쳐 지켜 나가는 수행 방법이다.
좌선의 명상법이 불교의 근본 동찰이라 할 수 있는 공(空)내지 무아(無我)를 체득하기 위한 것으로 절대 진리는 일상 언어로 표현될 수 없다는 사상에 기초를 둔 것이다. 수일의 명상법은 모든 것을 있게 하고 기르나 아무것도 억압하거나 집착하지 않는 무위(無爲)를 배우고자 하는 도가의 추구에서 온 것이다.
이 두 가지 명상법을 그리스도교 안에 수용하려면 불교와 도교의 사상 중 그리스도 사상과 공통되는 것이 무엇이며, 다른 것이 무엇인지를 분명히 해야 될 것이다.
불교와 그리스도교와의 세계관의 차이는 불교의 연기 사상에 기초를 두는 우주적 업보 사상과 윤회설로서, 연기설이 지니는 윤리 면에서는 그리스도교와도 공통되는 바가 있으나 윤회적 시간관은 그리스도교의 창조관 및 종말론과 다른 것이다. 도교에 있어서도 다신적인 전통ㆍ장생불사에의 추구ㆍ도사들의 이적 행위 등은 배척하여야겠으나 도의 개념, 특히 조물자로서의 위대한 대장장이의 개념은 그리스도 전통 안에 받아들여 역사 속에 활동하시는 하느님의 모습을 표현할 수도 있으리라 본다.
도(道)전통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노자와 장자의 사상으로 대표되는 철학적 도가 사상과 후한 말부터 시작되는 장도롱의 천사도를 비롯한 종교적 도교이다. 그리스도교에서 직접 배울 수 있는 것은 주로 철학적 도가 사상에서가 아닐까 한다.
특히 道라는 절대 규범의 입장에 서서 모든 사회적 가치의 상대성을 지적하고 수용의 유용성을 알아 약자와 빈자의 존엄성을 옹호하던 노자의 사상은 높이 평가되어야 하리라 믿는다.
도가적 성인상은 자신을 비워서 날을 위하여 쓰이는 사람으로 모든 이를 키우고는 물러나는 모습은 그리스도 예수의 자신을 비우신 모습(필립비서2장7절)과 비슷하다. 곧 그리스도교의 인간상 확립을 위하여 도가의 성인상에서 배울 수 있으며 이런 동양적 인간 이해는 한국 가톨릭의 평신도상 확립에도 공헌할 것이다.
도교 전통과 불교 전통에서 인간적으로 가치 있는 것을 받아들이면서 그리스도교 신자로서 분명히 해야할 점은 이러한 명상법이 가져다주는 자연적 체험에 현혹되지 않도록 본래적 그리스도교의 기도 자세를 견지하는 것이다.
하느님의 현존 안에서 사랑의 일치를 갈망하며 자신을 비운 채 하느님이 오시기를 기다리라는 것이다.
어렴풋이 거울을 통해서 보듯 한국의 전통 종교들은 자연의 법을 통하여 진리를 깨달으려고 노력할 것임에 비해 계시종교로서의 그리스도교는 예수그리스도를 통한 은총의 특수성을 지니고 있다.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모든 인류의 구원이 예수를 통하여 이루어 졌듯이 모든 자연적 보화도 예수 안에서 완성되어야 하게씩에 인류가 추구해 온 진리에의 노력은 하나도 헛되이 버려지지 않고 하느님의 은총 안에서 수렵되게 될 것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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