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 주제의 선정
한국 교회사의 이해를 위해서는 구체적 史實에 대한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그리고 이미 연구된 부분에 대해서도 다시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이제 우리는 한국 교회사에 관한 새로운 연구를 촉진하고、기존의 연구 업적들에 대한 재검토를 시도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하였다. 이러한 취지에 동의한 몇몇 사람들이 모여서 교회 창설 2백주년 기념 한국 교회사 논문집 간행 준비 위원회를 구성하였다. 이 위원회에 발기인으로 참여한 인사들의 방명은 다음과 같다.
김병상(인천교구 총대리) 김진소(전주 교구사 편찬 전담 신부) 김옥희(수원대학 사학과 교수) 양한모(크리스찬 사상 연구 소장) 오경환(가톨릭대학 교수 신부) 윤광선(영남 교회사 연구소장) 이원순(서울대학교 교수) 조광(동국대학교 교수) 차인현(종교 음악 연구소 소장 신부) 최석우(한국 교회사 연구소 소장 신부) 최윤환(가톨릭대학 교수 신부) 한용희(숙명여자대학교 교수) 그리고 최석우 신부가 이 위원회의 위원장에 선임되었으며、김진소 신부와 조광 교수가 총무의 책임을 맡았다. 이 위원회에서 연구 주제를 협의하였고、각 분야의 전문인들에게 연구를 위촉하게 되었다.
현재 선정되어 있는 주제들은 일곱 개의 편목으로 다시 편성되어 논문집에 수록될 수 있을 것이다. 즉 이 논문집은 한국 천주 교회와 관련된 신도 생활、한국 사회、천주교 문화、타 사상과의 관계、세계 교회와의 관계를 논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교회사에 관한 특수 연구를 진행시키며 그 밖의 보조 자료들도 정리할 예정이다.
◆교회와 신도 생활
한국 교회사의 올바른 이해를 위해서는 신도 생활에 대한 연구가 전제된다. 여기에서 논하는「신도」라는 개념은 광의의 의미로 해석하는 것으로서 하느님의 백성 전체를 이와 같은 개념 아래에서 파악해 보려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편목을 우리나라에 교회가 창설된 이후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교회의 발전 과정을 검토하는 부분으로 생각하여도 좋을 것이다 편집 위원회에서는 이 첫 번째 편목에서 신도 생활의 전개 과정과 신도들의 생활을 이끌어 준 원동력에 대하여 연구해 보기로 하였다.
먼저 우리는 박해 시대 신도들의 생활에 크게 영향을 미친 저서들을 검토해 봄으로써 한국 교회의 신도 생활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여기에서는 한국에 전래된 천주교 서적들에 대한 연구를 시도하게 되었다. 서적들에 대한 연구는 그 서적들이 갖는 외형적 특성인 서지학적 정리 작업을 전제로 하고 있다.
따라서 西學書에 대한 서지학적 연구가 이번 기회를 통하여 시도되고 있다.
또한 한국 신도들의 생활에 큰 영향을 주었고、박해 시대의 신도들에게 순교의 열정까지도 고취해 주었던 서적들의 내용 분석이 시도되고 있다. 즉 박해기 신도들이 즐겨 읽던 성인전이나 교리서 그리고 신심서에 관한 연구를 촉진시킬 계획이다. 그렇기 때문에 여기에서는 「주년첨레광익」이나 「성교 요리 문답」 「성교예규」를 비롯하여 「주교요지」와 같은 한국인 신도들이 저술한 책자들에 대한 개별적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한국 교회는 그 역사의 전개 과정에서 단 한명의 성직자도 없었던 때가 있었다. 이때 교회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신도들의 신심 운동 때문이었다. 그리고 의국인 선교사가 일국해서 활동했고、한국인 성직자가 배출되었던 시기에 있어서도 한국 교회에 활력을 불어 넣어 주었던 것은 각종의 신심 운동이었다. 그러므로 한국 천주교회와 신심 운동의 전개 과정은 매우 주목할 만한 연구 과제가 될 것이다.
◆교회의 활동 양상
평신도의 교회로 출발한 한국 천주교회에 있어서 평신도 운동의 교회사 적 맥락을 정리하는 작업이 요청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서 이 논문집은 한국 교회의 평신도 운동을 박해기와 개화기 그리고 일제 시대와 광복 이후의 네 단계로 나누어 연구된 결과를 수록해 보고자 한다.
그리고 한국 교회는 어린이의 인격을 인정하고 어린이의 보호에 앞장선 전통이 있다. 이에 한국 교회의 어린이 보호에 관한 역사적 고찰이 진행될 것이다. 또한 한국 천주교회 내에서 전개되고 있는 학생운동、청소년 운동、여성운동의 전개 과정도 분야별로 정리될 것이다.
한국 천주교회의 방향을 제시하고 이를 이끌어 나가는 데에는 교회 장상들의 역할이 지대함을 볼 수 있다. 그러므로 한국 교회사나 신도들의 생활을 이해하기 위해서도 한국 주교단의 동향과 그 역할에 대한 연구가 요청된다. 따라서 이 논문집에서는 주교단 사목 교서의 분석을 통해 한국 교회사의 호통을 조감하려고 계획해 보았다. 또한 교구가 분할된 이후 각 교구 간의 상호 연락과 협의를 위한 기구의 역사적 발전 과정도 연구의 대상으로 삼고자 한다.
그리고 한국 교회의 지도자를 양성하는 신학 교육 기관과 신학 교육 사조에 대한 검토 작업도 아울러 진행되고 있다. 또한 한국 교회의 교리 교육사에 대한 개괄적인 연구가 여기에 포함될 수 있을 것이며 문서 선교의 전개 과정도 본격적 검토의 대상으로 삼아 보고자 한다.
또한 이 편목에는 한국 교회에서 수도회의 역할과 그 전개 과정에 교회사적 검토도 시도되고 있다. 그밖에 현대 한국교회와 종교 제도의 성립에 관한 연구、제2차 「바티깐」공의회이후 한국 교회의 쇄신에 관한 연구 등도 현재 진행되고 있다.
이상의 주제와 관련된 28개의 연구 테마들은 한국 교회사의 실제를 이해하는 데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교회와 한국 사회
한국 천주교회의 역사는 교회라는 좁은 공간 안에서만 전개된 폐쇄적 역사가 아니다. 천주교회는 그 창설 이후부터 한국 사회와 일정한 연관을 맺어 왔다. 교회는 사회와의 연관을 갖고 한국 사회를 복음화 해 나가고자 하였던 것이다.
이러한 한국 교회사의 전개 과정을 염두에 두고 논문집 간행 준비 위원회에서는 21개의 새로운 연구 주제들을 선정하게 되었다. 이 두 번째 편목에서는 조선왕조 후기 천주교가 수용될 수 있었던 사회적 배경에 관한 연구에서부터 1970년대 교회와 사회적 관계까지를 연구의 대상으로 삼았다.
그리하여 한국 천주교회가 한국의 사회개발에 미쳐 준 영향을 시대별로 검토하기로 하였다. 그리고 천주교회가 전개한 교육 운동을 검토해 보고 사회 교육 운동적 부문에 관한 연구까지도 시도하기로 하였다. 또한 교회가 전개해 온 의료 사업 구라 사업에 관한 체계적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여기에 이어서 민족과 국가 그리고 사회에 대한 한국 교회사적 입장들이 검토될 예정이다. 즉、개화기 「京鄕新聞」의 논설 분석을 통해 개화와 독립에 대한 교회의 태도를 연구하게 된다.
그리고 일제히 천주교회와 관련된 각종 민족운동에 대한 연구가 시도될 것이다. 또한 일제하 교회가 가지고 있던 자본주의관、민족 운동관에 대한 검토 작업이 진행 중에 있다. 그리고 일제하 천주교에 대한 조선 총독부의 정책과、1920년대 反宗敎운동에 대한 교회의 대응 방안도 연구의 대항으로 살고 있다. 한편 광복 이후 교회와 국가의 관계 및 교회의 노동운동、농민운동、정의 구현 운동 등에 관한 교회사적 정리도 시도되고 있다.
이 모든 연구 주제들은 과거에 대한 이해를 통하여 현재의 좌표를 설정하고 교회가 취해야 할 앞으로의 방향 설정에 도움을 주기 위하여 선정되었다. 그리고 지금 본격적인 연구에 착수 되고 있는 것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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