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우리 주일학교도 새 학기가 시작된다. 지금쯤 어느 주일학교나 거의 안정을 되찾고 있는 시기이다. 물론 선생님이 부족하여 안타깝게 기다리는 본당도 있다지만.
우리 교사들은 이제 또 한 해 동안 교사로 부름을 받은 몸, 엄숙한 사명 앞에 무릎 꿇고 십자가를 바라보다. 가슴속에서는 1백94번 성가에 뜨거움을 느끼며 기도한다.
『보았나 십자가의 주님을 보았나 못 박히신 주님을…』
주님! 죄인이 무엇이기에 이처럼 많은 은총을 입고도 주님의 은혜 저버리고 안일만을 찾았습니다. 저희에게는 주님께서 가장 사랑하시는 어린이들을 주님께로 안내하는 막중한 사명이 있음을 알면서도 굳이 잊으려 했습니다.
이 세상에서 빈곤으로, 학력 부진으로, 질병으로, 고아로, 온갖 어려움 속에서 한마디의 격려나 사랑의 말을 들어보지 못한 어린이들이 저희 주일학교 교사들의 손길을 통해 주님이 사랑을 기다리는데 저희는 외면하려 했습니다.
저희는 이제 고난을 받으신 주님의 십자가 앞에서 주님께 맹세합니다. 이 한해에도 주님의 종으로 이 몸을 봉헌하렵니다. 결코 주님의 부르심을 저버리지 않으렵니다. 주님의 제자로서,
① 열심히 다라 가렵니다(마르꼬1ㆍ17)
② 열심히 훈련하렵니다. (disciple)
③ 열심히 공부하렵니다. (마태오11ㆍ29b)
그리하여
① 주님만을 더욱 사랑하렵니다.(마태오10ㆍ37)
② 주님께서 맡겨 주신 십자가를 지고 따르렵니다. (루까14ㆍ27)
③ 모든 세속적인 것을 버리고 저희가 소유하고 누리는 모든 것이 주님께서 맡겨 주신 것임을 깨닫고 열심히 일하렵니다. (루까14ㆍ33)
오랜 진통 끝에 다시 시작되는 한해, 다시 다짐하는 결심이기에 우리 교사들의 눈에는 감격과 참회의 이슬이 맺힌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피정 때마다 불러오던 노래를 봉선화 곡조에 맞추어 입을 모아 함께 부른다.
『존귀 영광 모든 권세
주님 홀로 받으소서
멸시 천대 십자가는
제가 지고 가오리다.
이름 없이 빛도 없이
감사하며 섬기리라』
진정 이 한 해도 이름 없이 빛도 없이 오직 하늘나라의 빛나는 상이 있기에 이 한 몸 헌신할 것을 다짐하는 교사들의 가슴은 뜨겁기만 하다.
주여! 우리 교사들에게 굳세 힘을 주소서. 용기와 지혜를 주소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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