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대교구가 한국 교회 2백주년을 겨냥, 내적 신앙 성숙의 표징으로 설정 추진하고 있는 2백주 성전 건립 운동의 첫 삽이 佛都 서라벌 한가운데에서 소담스럽게 뜨여졌다”꽃샘추위도 한물가고 새봄의 기운이 만연한 2월 28일 오후 2시 경주시 성거동 643번지 현지에서 거행된 경주 본당(주임ㆍ박도식 신부)제2성전 기공식은 2백주 16개 성전 건립 운동의 제 1호로, 또 佛都 경주의 제2성전으로 기록되는 역사적인 사건이었다.
긴 동면에서 깨어나 가슴을 활짝 펴고 그리스도 정신의 지주로서의 사명 완수를 위해 마음과 정성을 재확인한 이날 기공식에는 이문희 주교를 비롯 동해 지구 사제단ㆍ경주 시장ㆍ경주 경찰 서장 및 5백여 명의 신자들이 참석, 순교 선열의 정신을 성전 건립을 통해 승화시키고 계승해 나가기를 굳게 다짐했다.
이날 기공식에서 이문희 주교는 『현재 신천동 복자 성당에 안치돼 있는 3인 순교자의 치명 본거지는 바로 경주본당 관내의 산내 진목정』이라고 지적, 『그 피를 이어받은 경주 교회의 제2성저 건립이 2백주 성전 건립 운동의 제1호로 착공을 본 것은 바로 여기에 있다』며 특별히 평신도의 힘으로 이루어진 제2성전 건립을 통해 하느님의 가르침이 구석구석에 뿌리내리도록 매진해 나갈 것을 당부했다.
또한 『경주시의 제 2성전 건립은 하느님의 가호의 결과이자 경주시의 경사』라고 전제한 황윤기 경주 시장은 따라서 신자들은 앞장서서 경주 지역 발전의 선두 주자로서, 또 하느님 은총의 매개체로서 사명감을 갖고 뛰어 달라고 요마했다. 총 공비 1억4천만 원을 투입, 4백40여 평의 대지 위에 연건평 2백80평의 2층 건물로 지어질 경주 제2성당은 7월말께 완공될 계획이다.
또한 성전이 들어설 성건동 부지는 경주시 신흥 주택이 중심지로 알려져 앞으로 복음 전파의 전조 기지로서 주목을 받고 있다.
한편 경주본당의 제 2성전 건립은 82년 1월 사목위원회의 성전 건립 결의에 이은 성전 건립 기성회의 탄생으로 막을 올렸다.
4천여 신자에 비해 협소하기 그지없는 성전의 현실은 물론이고 전국에서 신자 수 낙후의 명물이라는 오명을 안고 있는 경주에서의 제 2성전 건립은 필수 불가결한 사업이었다.
이러한 실정을 누구보다도 가슴 아파하던 신자들은 여러 가지 편견 속에서도 오늘의 순교자로 살기 위한 결의를 집약, 성전 건립을 위한 모금에 발 벗고 나서는 동시에 각 단체별 9일기도 특별기도 등을 통해 하느님의 나라가 임하시기를 간구했다.
사목위원회가 내어놓은 2천8백만 원의 기금을 필두로 20만원 봉급자의 월10만원씩이 헌금ㆍ어린이들의 예금통장ㆍ결혼반지ㆍ세뱃돈ㆍ전셋방 신자가 내어놓은 집값 등 눈물겨운 현금 및 약속금은 모두 8천여만 원.
그 외에 본당 자산 및 적금 등을 제외하면 약 2천만 원이 모자라는 실정이나 신자들은 부족액 확보를 위해 더욱 더 허리띠를 졸라맬 결의에 차 있다.
이와 함께 제 2성전 건립에 있어 관과 할 수 없는 사실은 신자들의 교회 공동체 의식이 두드러지게 높아지고 있다는 것과 더불어 참 신앙의 정신이 알차게 뿌리 내리고 있다는 것이다.
『사제 생활 22년을 통해 가장 큰 보람을 느낀 날』이라고 기쁨을 감추지 못한 주임 박도식 신부는 불도라는 바탕 위에 농민에게 국제적이고 다양한 성격을 띠고 있는 경주에서의 제 2성전 건립을 기점으로 모든 선입견과 그릇된 인식을 타파하고 그리스도의 정신이 스며드는 첩경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했다.
그런데 경주본당 교세 4천명은 경주시와 월성군 일부를 포함한 관할구역 인구 22만에 1.8%라는 극히 저조한 실정. 불도라는 어려움이 크다 하더라고 복음화의 황무지라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사실이다.
따라서 제 2성전 기공으로 보다 폭넓고 다각적인 교세 확장이 기대되지만 관내 감포ㆍ외동ㆍ건천 등의 3개 옵소 재지 공소의 본당 설립과 경주시의 제3선정 건립은 경주 지역 신자들이 안고 있는 무거운 과제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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