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맞이 40일이 그 마지막 준비를 서두르는 주간에 접어든다. 아직도 시간이 있다고 생각했었지만 어느 사이에 사순 제5주일을 맞고 다음 주간은 벌써 성주간(聖週間)이다. 화해 성사(고백성사)를 통해서 하느님과 이웃과 화해하기를 미루지 말고 서둘러야겠다. 서로서로 용서를 청하고 받아야겠다. 우리 이웃에 이미 세례를 받아 하느님의 자녀가 되었으면서도, 냉담 중에 있고 성령 안에서 형제자매가 되었으면서도 교회 공동체로부터 소외되어 있는 분들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용서와 권면으로 이번 부활 축일에는 다함께 새로운 찬미를 하느님께 드리도록 용기를 내어 서로 부추기도록 하자.
오늘 하느님의 말씀은 이사야를 통해서 절망 가운데 사는 사람들에게 무한한 새 희망을 주신다.
『지나간 일을 생각하지 말라, 흘러간 일에 마음을 묶어 두지 말라』바오로 사도의 힘찬 외침도 들려온다.
『다만 나는 내 뒤에 있는 것을 잊고 앞에 있는 것만 바라보면서 목표를 향하여 달려 달 뿐입니다』흔히들 과거는 아름답기만 하다고 한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상처투성이요 온갖 흠으로 얼룩져 있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자기 자신이 잘 알고 있다. 그 옛날 이스라엘 백성이 간택되어 각별한 사랑을 받았지만 그 얼마나 한 탈선이 있었으며 새 이스라엘인 신약의 교회도 얼마나 한 오점을 남기도 있는가!
나 역시 세례 때에 굳이 맹세하였고 하느님으로 부터 알게 모르게 극진한 사랑과 보살피심을 받아왔건만 그 얼마나 무례가 많았으며 보답하기는커녕 오히려 욕되게 해 드린 적이 얼마이던가!
과거에 묶여 있다면 일분일초도 더 이상 견딜 수 없을 것 같다.
오늘의 죄녀, 「간음하다가 현장에서 잡혀온」그 여인! 그 사람이 우리 각자의 모습이 아니겠는가! 죄인들의 공동체인 교회의 모습이 아니겠는가! 그 죄과로 보아서는 당장에 엄한 판결과 함께 돌을 맞아 죽어야 마땅하리라.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그「정의로운」큼직한 돌들을 준비해 가지고서 예수님 앞에 도전하고 있다. 군중과 예수님 사이에서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긴장된 분위기를 초성 하였지만 오히려 예수께서는 여유를 보이시면서 기상천외의 말씀을 하신다. 『너의 중에 누구든지 죄 없는 사람이 먼저 저 여자를 돌로 쳐라』죄 없는 사람은 나오라는 식이다. 모두 사라지자『나도 네 죄를 묻지 않겠다.』하시고『어서 돌아가라. 그리고 이제부터 다시는 죄짓지 말라』고 하신다. 새 생활, 그리고 한없는 새 희망을 갖게 해주셨다.
「무죄하신 예수」께서「죄 녀」에게 아우구스띠노의 표현대로「불쌍한 여인」에게 「자비로우신 분」이 한 없이 아름다운 판결을 내리신다.
새 생활을 할 수 있는 것이 또한 하느님의 은혜이다. 흠투성이인 나에게 예상 밖에 구원을 주시는 것은 분명히 큰 은혜이다. 절망 상태 귀양살이 가운데 한 조각 기쁨이라도 찾을 수 없는 나의 생활을 뜻하지 않게도 새롭게 하여 주시는 것은 정녕 한 없는 은혜이다. 『보아라, 내가 이제 새 일을 시작하였다』하느님은 황량한 광야에서 콸콸 거리며 흐르는 시원한 물을 갈망하듯이 당신을 목말라 하도록 우리를 부르신다. 광야의 물줄기이신 그리스도를 통해서 우리를 신천지에 살게 해주신다. 기대 이상의 나라로 우리를 인도하시는 분이 그리스도시요, 언제나 그분은 새 삶을 살도록 불러 주신다. 죄악이 상태를「지나서」 하늘스런 삶을 살게 해 주셨다.
그분의 고통에 동참하고 죄악에 죽음으로 그분의 삶을 완전히 닮는 것이 우리의 길이요 마침내 실패 같이 보이는 그 길을 통해서 부활에 이르게 된다.
남에게 가아니라 나의 죄에 돌을 던지면서 부활 준비 마지막 주간을 정성껏 보내야겠다.
『보내시는 당신 얼에 그들은 창조되어 우리의 모습은 새롭게 되나이다.』『하느님 내 마음을 깨끗이 만드시고 내안에 굳센 정신을 새로 하소서.』
(시 103ㆍ30, 시50ㆍ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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