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이 모든 악몽에서 나를 깨우 십시요
육신의 고통과 불신의 외로움으로부터
관념의 응어리와 사람사이의 때묻은 얽매임
으로 부터
가진 자의 외침들과 방탕한 도시로부터
터지는 웃음속으로 나를 밀어넣어 주십시요
죽은 뿌리에서 새싹이 돋는 오늘
어둠은 물러나고 지금은 아침이 열리네
들판에가보면 가득히 솟아나오는 초록의 세계
숲은 노래 부르며 저마다 작은 깃발을 들고
먼 강물의 반짝임을 눈여겨 보고 있네
하늘이 나지막하게 내려 앉아
안개를 피우며 산자락 몇개를 접고
또 수천마리의 종달새를 날려 보내지
마을과 마을은 하얀 길로 연결돼서
순한 사람들을 거기로 오가게 하네
천주여 그 사람들 사이에 당신이 있어서
오늘 부활의 소식 들었나 말하네
안개 자욱한 따뜻한 세상이라면
천주여 당신이 와 있다면
이제는 고통이 두렵지 않습니다
부드러운 육신의 노동 흐르는 땀
이웃과 이웃의 만남과 이야기 소리
공장의 기계는 웃음속에 돌아가고
내 쟁기는 대지 깊숙이 날을 빅아
달리는 말갈기처럼 굳굳합니다
어려운 모든 관념의 얼키설키
매듭은 다 풀려 나갔으며
이내 꽃이 피고 꿀벌과 나비의
세계가 열립니다
그렇습니다 천주여 당신이
왔기 때문에
그러나 당신은 오지 않고
악몽은 계속됩니다
그러나 당신은 오지 않고
어둠은 계속됩니다
고통받고 불신하고 싸우고 도둑질하고
녹슨 관념에 갇혀 나는 반목합니다
고통의 맛을 모르고 피하려고만 하며
이쁜 여자를 탐하며 괴로와 합니다
부활의 뜻도 모르고 당신의
존재를 무시하는
오 나는 죄와 형벌의
덩어립니다
천주여 이 나를 불쌍히
여겨 주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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