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성하께서는 지난 3월 25일부터 내년 부활절까지를 특별 성년으로 반포하셨다. 이 특별 성년 반포는 금년이 구세주 예수께서 인류를 죄에서 해방시키시고 구원 사업을 이룩하신지 1950주년 되는 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특별 성년 기간은 가브리엘 천사가 마리아에게 천주의 모친이 되실 것을 알려주신 모친이 되실 것을 알려주신 성모영보대축일부터 구원 성업이 완성된 부활축일까지인 것이다.
성년은 정례적으로는 매25년마다 선포되는 것이지만 이와 같이 특별한 의미가 있을 때 교황이 특별히 선포할 수 있다. 성년 선포의 의미는 죄인들이 죄를 뉘우치고 하느님께 가까이 가며, 그럼으로써 온 인류를 구원하신 그리스도의 성업이 더욱 빛나도록 하는 것이다.
그런데 죄를 용서받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5가지 조건이 구비되어야 한다. 첫째, 자신이 죄를 범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하며 둘째, 자신이 범한 죄를 뉘우치고 셋째, 죄를 자백하며 넷째, 다시는 그와 같은 죄를 반복하여 범하지 않겠다는 결심을 세우는 것 다섯째, 죄를 기워 갚는 것 등이다. 고백성사로서 죄를 용서받을 수 있지만 벌은 남는다. 성년의 전대사는 이와 같은 벌을 용서해 준다.
그러나 죄를 사해 주는 권한은 누구에게 있는가? 이 세상 시초부터 종말까지 사람의 죄를 사해줄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인류에게 진리의 빛을 밝혀 주신 위대한 스승이 여럿 있지만 모두 죄를 범하면 안 된다고 가르쳤을 뿐이다. 공자는『하늘에 죄를 범하면 용서 받을 길이 없다.』고 했고 석가모니도『죄를 범 하는 것은 악한 욕심 때문이니 악한 욕심을 버리라』고 가르치셨지만 죄를 용서하겠다는 말씀은 하지 않았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처음부터 죄를 용서해 준다고 하셨다. 예수께서 행하신 기적과 많은 가르침도 죄를 용서할 수 있는 권한이 당신께 있음을 입증하기 위한 것이었다. 루까 복음 5장17절부터 26절까지의 예수께서 중풍 병자를 고치시는 장면에서 이와 같은 목적이 더욱 분명하게 드러난다. 이밖에도 복음에서는 예수께서 죄인을 용서하시는 장면이 많이 나타난다.
결국 예수께서는 죄를 용서해 주신다는 말씀 때문에 하느님을 모독한 죄인으로 몰려 십자가에서 돌아가신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부활하심으로써 당신을 사형에 처한 행위가 무효임을 입증하셨다. 그래서 예수께서는 진정으로 사람의 죄를 용서해 주시는 분이시며 인류를 죄에서 해방시키신 구세주로 호칭되는 것이다.
사도들은 예수 승천 후 그리스도의 평생 업적과 부활 사건을 대대적으로 선포하였다. 사도행전은 예수 부활 사건을 강조하고 있으며 그 테마로 가득치 있다.
특히 사도행전 2장22절~24절을 비롯하여 2장32절, 이어 10장 34절~43절은 예수께서 구세주이심을 강조한다.
오늘날 세계 도처에서 전쟁이 벌어지고 있고 강대국 간의 군축 회담이 한창이다. 그러나 무기 생산 경쟁을 일삼는 군축 회담은 결렬되는 사례가 많고 결렬 후유증으로 더욱 나쁜 방향으로 치닫는다. 서로 상대를 믿지 않기 때문에 나타나는 이 같은 결과는 국내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부정과 부패를 척결하겠다는 구호는 구호로만 끝나고 마는 형편이다. 부정ㆍ부패 추방에 주도적 역할을 담당한 국가 공무원ㆍ공직자들은 법으로 공공질서와 관련되어 있는 외적 행위만 규제할 수 있었기 때문에 부정ㆍ부패를 근절하지 못했다.
이와 같은 현대사회의 문제는 신앙의 차원에서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
첫째, 전지전능하신 하느님을 믿어야 한다. 하느님이 계시다는 것을 믿지 않을 때 양심도 소용없다. 둘째, 전지전능하신 하느님께서 정의의 심판을 내리신다는 것을 믿어야 한다.
우리의 현실이 서로 믿지 못하고 사는 것은 참으로 불행한 일이다. 매사에 반대로 알아듣는 것이 현명하다는 현실 속에서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국민 각계각층의 간절한 소망이라면 우리 자신부터 솔선수범해야겠다. 믿음의 사회는 멸사봉공(滅私奉公)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빨리 이루어질 수 있다. 또한 신뢰의 회복은 정치가의 차원을 넘어서 종교인의 차원에서 각자가 속한 크고 작은 공동체가 믿음에 근원을 둔 사랑의 공동체가 될 때 이루어진다.
그러므로 교회 내의 공동체부터 신뢰를 회복한 다음 다른 사람에게도 신뢰 회복을 권할 수 있을 것이다 믿음에 바탕을 둔 사랑의 공동체는 사회 속에 그리스도 교회 공동체의 모습을 심는 전교의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힘ㆍ돈ㆍ권력 등은 사람의 몸만 움직일 수 있을 뿐이다. 사람의 몸과 마음을 동시에 움직일 수 있는 것은 사랑뿐이다. 그런데 예수께서는 우리를 위하여 피를 흘리시며 돌아가심으로써 사랑의 극치를 보여 주셨다. 십자가에서 돌아가심으로써 세상을 이기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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