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부활주일을 맞으면서 예수께서 부활하셔서 제자들에게 세 번째 나타나시는 장면에 관한 복음 말씀을 듣게 된다.
리베리아 호숫가에서 일어난 일에 관한 이 장면 묘사에는 많은 상징들이 나타나기에 분명하게 그 메시지를 알아듣기가 어렵다. 그러나 고기를 잡고 있던 일곱 제자에게 나타나시고 제자들 중에 특별히 베드로에게 관심을 두시고 특정한 위치를 차지하게 하신다는 점은 뚜렷하다. (요한복음의 마지막 장을 장식하는 이 21장에 대한 편집과 기록자의 문제는 성서학에 맡겨 두고 이21장은 다만 부록에 해당하는 부분이라는 점만은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제자들 가운데 베드로가 먼저「나는 고기를 잡으로 가겠소.」하자 다른 이들도 그를 따라 나선다. 그들은 일상생활을 다시 시작했다. 오늘 그리스도를 믿는 우리는 너 나 할것 없이 바쁜 일상의 일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틀에 박힌 것 같이 바쁘게 돌아가고 더구나 복잡한 도시 생활 가운데서는 정신 차리기가 더욱 힘든 것 같다.
티베리아 호수에서 밤에 고기를 잡으러 나갔었지만 허탕 치고 돌아오는 제자들에게 부활하신 주님께서 나타나셨다. 그러나 그들은 그분이 누구 신지를 알아보지 못하였다고 기록하고 있다.
아마도 우리 가운데 언제나 죽으시고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나타나시지만 알아차리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고기가 많이 걸려들었을 때 그 분이 주님이심을 알아보았다. 또 그 주님은「빵」을 집어 주시고「생선」도 집어 제자들에게 주셨다. 죽으시고 부활하신 예수님은 당신「자신」을 넘겨주신다. 말씀 자체이신 분이「말씀」으로 일상 가운데 우리의 삶을 풍부하게 하시고, 성찬의 전례를 통하여 당신 자신이「죽임을 당하신 어린양」으로서 믿는 이들에게 생명을 주신다. 그래서 제자들을 당신이 죽으시고 부활하셨다는 것을 선포하게 하고 환난 가운데 기쁘게 용기를 지니고 부활의 증인의 역할을 다하였다는 것을 우리는 일상 가운데 우리 자신 역시 끝까지 부활하신 예수님의 증인되게 힘을 주고 계신다. 끝까지 죽으시고 부활하신 주님의 증인이 되려면 그 분께 대한 사랑이 전제가 된다. 「네가 정말 나를 사랑하느냐?」세 번 연거푸 물으시는 주님의 마음, 거듭「저는 주님을 사랑합니다.」라고 답을 드리는 베드로의 마음, 그 사이에 오가는 정감은 복잡하고 깊은 내용이 포함되어 있음을 느끼게 한다.
「나는 그가 누구인지 모르노라」완강한 태도로 스승을 베드로였기에 더욱 그러하였으리라. 죽이시고 부활하신 분의 증인으로서 살고 있으냐를 자문하기 전에「네가 정말 나를 사랑하느냐?」라는 단순한 질문에 머리로 생각해서가 아니라 구체적인 답을 만들어 보자. 「저는 주님을 사랑합니다.」아무런 구실을 붙이지 말고 구질스런 형용사나 장식 없이 「저는 주님을 말하자. 이때에 그분은 영광을 받으신다.「죽임을 당하신 어린양」께서「찬양과 영예와 영광과 권능을 영원무궁토록 받으소서.」라고 외치는 우주 만물의 합창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둘째 독서)
우리 믿는 이들의 지도자와 구세주이신 부활하신 그분은 우리 주위의 모든 이들, 어떤 상황ㆍ어떤 처지에 있는 사람이든지 그 모든 이를 용서하시고 살려주시기 위해서 우리의 일상 가운데 나타나신다. 그분을 모르는 세상 사람들 가운데 증인으로 우리를 불러 주심에 감사를 드린다. 「우리는 이 모든 일의 증인입니다. 하느님께서 당신에게 복종하는 사람들에게 주신 성령도 그 증인이십니다.」(사도5ㆍ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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