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그러운 5월과 함께 부활 제 6주일을 맞는다. 전례 상 승천과 성신강림 주일이 연이어 부활 시기를 마치는 시기에 접어들었다. 오늘 교회는 요한복음 가운데 제자들에게 이별의 말씀을 마무리 짓는 대목의 말씀을 미사 때 낭독하게 한다.
사람이 이별할 때에는 서글픔이 따르고 더구나 모든 것을 의지하던 사람이 떠날 때에는 앞일이 깜깜하기까지 할 것이다.
또한 마지막으로 남기는 말은 귓전에 생생하고 서로 마음에 새겨지는 것이다. 오늘 요한복음의 예수님은『나는…간다…걱정하거나 두려워하지 말라.』『너희가 나를 사랑 한다면 내가 아버지께로 가는 것을 기뻐했을 것이다.』하시면서 위로의 말씀 첫째 부분을 끝맺는다. 애틋한 마음으로 제자들을 아끼는 심정은 말씀하다 엿보인다.
오늘 복음의 첫 말씀을 보자『나를 사랑하는 사람은 내 말을 지킬 것이다.』그리스도 예수님의 말씀을 지키는 사람은 그분을 사랑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겠다. 예수의 말씀을 지킬 때에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엄청난 결과가 나온다.
그 분을 사랑하면「성부」께서 그를 사랑하실 것이고 성부와 성자 그리스도께서 그를 찾아오시고 그와 함께 사신다는 것이다. 예수의 말씀을 지키면 하느님께서 함께 하여주시겠단다. 얼른 생각하면 잘 알아듣지 못할 말씀이다. 그러나 하잘것없는 내가 그리스도의 말씀을 지킨다면 사랑 자체이신 분께서, 생명 자체이신 하느님께서 나와 함께 머물러 사신다는 것은 엄청난 사실이다.
또한『나는 너희에게 내 평화를 준다.』고 하신다. 평화는 요한복음에서 바로 예수님 당신의 현존을 의미한다. 예수님의 말씀을 잘 지키면 성부와 성자 예수와 함께 사는 것이고 또한 평화도 얻는다.
보통 우리는 그분을 어떻게 사랑할 수 있을까 생각하면 막연하기 짝이 없다. 하지만 오늘 분명히 말씀하여 주신다. 사랑한다면 그분의 말씀을 잘 지켜야 한다. 일상의 복잡함과 예수께 대한 생각보다 자신의 삶에 열중하는 우리에게는 스쳐 지나가는 말씀이 기가 일쑤다. 우선 그분의 말씀을 잘 지키려면 그분이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귀담아 들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나의 주위에는 다른 소음이 얼마나 많은가! 세상 돌아가는 소리는 삐걱거리지 않는 데가 없다. TVㆍ신문ㆍ잡지 그리고 가정의 여러 가지 소리들, 안으로 자신에게서 나오는 야심과 이기심의 소리들, 예수님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기 위해 하루에 짧은 시간이라도 내어 진정 그분의 말씀을 듣지 않는다면 잘 지킬 수도 없을 뿐 아니라. 그분께서 나와 우리 가운데 계심을 잊을 수 밖에 없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우리말을, 우리의 원을 들어주시지 않는다고 불평을 하다. 그 분의 말씀은 확성기나 공중에서나 아무데서나 쉽게 들을 수 없다. 조용한 시간을 만들어야 하고 성서를 손에 들어야 한다. 그냥 읽어서만은 글자이지 목소리는 아니다. 그분의 말씀을 성령과 함께 되씹고 맛을 보아야 한다.
성경의 말씀, 이것이 그분의 말씀이다. 10분도20분도, 단5분이라도 직접 성경을 손에 들고 그분의 말씀을 듣자. 계속 듣노라면 그분의 말씀을 지키게 될 것이다. 그러면서 우리의 원의도 말씀드리고 은혜도 구할 수 있겠다.
그분을 사랑하는 것은 바로 그 분의 말씀을 듣는 것으로 나타나고, 들으면 따르게 될 것이다. 우리 주위는 새 세상이 펼쳐져 간다는 것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우리 주위 사람, 아니 모든 주위의 것들을 사랑하게 될 것이고 예수께서 주시는 평화 가운데 살고 있음을 갑자기 알게 될 것이다. 매일 성경을 손에 들자. 그 분의 목소리를 듣자. 성부와 성자 예수께서 성령을 통하여 우리와 함께 계심을 피부로 느끼게 될 때까지!『성령이 깨우쳐 주시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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