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서울교구 남성꾸르실료 수료식 때였다.『뛰어라』시간이 끝나 밖으로 나오려니 어느 자매 두 분이 반갑게 다가와서『선생님!』하고 부르신다. 뵌 분 같기도 하나 확실치 않아 어리둥절하고 있으려니 금년에 교사 학교를 수료하신 분이라고 자신을 소개하신다. 반가운 인사를 나누면서『시들은 꽃다발 있잖아요. 선생님! 그 말씀이 제일 좋았어요.』라고 말씀하시는 자매님의 표정은 더 할 수 없이 밝았다.
교사학교 때마다 수녀님께서 불러 주시어 명색이 감사로 나가곤 하였다. 이번에도 예의 없이 나갔었다. 여기서「시들은 꽃다발」을 외쳤던 것이다.
우리 교회의 가장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것이 사제 수의 절대 부족 현상이라고 지난 성소 주일에 교회는 입을 모아 외쳤다.
나는 여기에 한 가지 더 첨가하여 주일학교 교사수의 절대 부족이라고 강조하고 싶다. 우리나라의 학교 교육이 70~80여 명이 한 교실에서 학습하고 있어 인성의 개발이니, 어린이의 아픔을 찾아 지도하느니, 인간 교육이니 하는 말들은 송구스러울 정도로 사치스러운 말이 되고 말았다.
그러다 보니 그래도 자신들의 아픔을 달래려고 찾아온 성당이었는데, 여기까지 숫자에 밀려 그대로 흘러간다니 가슴 아픈 일이다.
선생님만 많다면 얼마든지 반을 세분할 수 있다. 교실의 부족은 방법을 강구하면 해결이 용이하다. 날짜를 달리할 수도 있고, 안되면 수녀원 사제관 제의실, 선생님 집 회장님댁…. 얼마든지 가능하다.
항상 이렇게 생각해 오다 보니 나에게 큰 병(?)이 하나 생겼다. 청년들만 보면『주일학교 교사 좀 합시다.』『교사가 모자라는데…』라고 졸라대는 병이다. 그때마다 한결같은 대답들. 『바빠서요 좀 있다가 하지요』그『좀 있다가』를 얼마나 기다렸던가?
천주님 사업에 헌신하는데 무슨 때가 필요하던가? 무슨 준비가 필요하던가? 힘은 모두 하느님께서 주실 것을. 시간 또한 누가 주신 시간인데 필요하다면 더 주시기도 하실 것을. 우리주변에는 따뜻한 손길이 아쉬워 울고 있는 어린이들이 너무 많다.
우리의 젊은「싱싱한 꽃다발」을 지금 하느님께 드리지 않고 언제 드리려는 것인가? 세월이 흐르고 폐인이 되어 아무 쓸모가 없는「시들은 꽃다발」을 하느님께 드리려는 것인가?
더 늙기 전에, 젊음이 가기 전에 우리의 아름다운 꽃다발을 하느님께 드려야겠다. 우리 주일학교는 한 반의 어린이가 20명이면 족하다.
예수님께서 사랑하시는 어린이, 이 어린이를 예수님께로 안내하는 막중한 사명을 띤 목자, 주일학교 교사가 되실 분을 오늘도 예수님께서는 애타게 부르시고 계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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