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의지와 집념으로 한국 전통 매듭의 맥을 이어온 매듭장 金喜鎭 (율리아나) 씨가 4월 29일부터 5월 4일까지 일주일 동안 세 번째의 회원전을 열었다. 혼신의 힘을 기울인 노력의 결정, 1백20여 점이 선보인 이번 전시회는 전통 매듭과 창작 매듭의 세계가 함께 자리해「전통 매듭의 현대화」라는 전승 공예분야의 공통 난제 해결에 성큼 다가섰다는 평을 들었다.
무형문화재 22호, 전통 매듭의 기능 보유자인 김희진씨와 그의 동지 62명이 함께 마련한 제3회 한국 매듭연구회 작품전은 급격한 변화를 꺼리는 전통 매듭이 현대 생활 속에 자리할 수 있다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 뜨거운 찬사를 받았다.
지난 4월 29일~5월 4일 한국 문화 예술 진흥원 미술 회관에서 개최된 제3회 회원 전에 는 전통매듭의 질적인 복원으로는 거의 완벽에 가까운 기능 보유자로 손꼽히는 김희진씨와 그의 기능을 전수받고 있는 회원 60여 명의 작품들이 함께 전시돼 전승 공예 가운 데 가장 섬세하고 정교한 매듭 예술의 대축제를 보여주었다.
잊혀져 가는 우리의 옛것을 되찾아 오늘의 생활 속에 살리면서 내일에 이어주고자 하는 뜨거운 열기가 전승 공예 각 분야에서 그 어느 때보다 높게 일고 있는 가운데 20년이 넘도록 전통 매듭에 반해 그 기법을 완벽히 전수, 후대에 물려주려는 김희진씨의 불변의 의지는 이미 전승 공예 분야에서는 널리 알려진 사실. 그런 의미에서 전통을 고수하며 그 맥을 흐뜨리지 않는 가운데 그 전통을 생활 속에 접합시키고자 노력한 새로운 시도는 이번 전시회에서 크게 돋보였다고 지적됐다.
보편적으로 인기있는 분야가 아님을 강조하는 김희진씨의 표현과는 달리 일주일 동안 계속된 전시회는 주부들과 학생, 그리고 남성들까지 대거 관람하는 등 보기 드문 성황을 이루어 눈길을 끌었다.
놀라우리만치 정교한 솜씨에 감탄을 자아내게 한 전시 작품 가운데서도 특별히 관람자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 작품들은 창작 작품들. 목걸이ㆍ펜던트ㆍ벨트 등 주로 소품들로 구성되었던 예년의 창작품과는 달리 벽걸이ㆍ촛대ㆍ머리 등이 다채롭게 응용된 이번 작품들은 매듭 기법을 그대로 살리면서 구성과 용도상의 변화만을 시도, 갈채를 받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전통 작품도 전통성의 올바른 제득을 고집하는 김희진씨의 정신이 그대로 흡수된 향기 늪은 작품들로 구성돼 명실상부한 매듭 장의 위치를 다시 한번 입증했다.
지난 63년 전통 매듭에 손을 댄 이래 20년 동안 선조들의 격조 높은 얼이 담긴 매듭 작품을 그대로 이어받기 위해 무섭게 정진해 온 김희진씨는 현재 무형문화재 22호로 지정된 전통 매듭의 독보적인 기능 보유자.
『손끝의 기교보다는 매듭의 형태를 완성시키는 과정을 통해 풍부하고 기름진 선조들 의 정신적 유산을 전수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봅니다.』분업으로 계승됐던 매듭의 전 과정을 종합, 전통 매듭의 명맥을 찾아내는데 오랜 세월을 바쳐 온 김희진씨 의 지론이다.
『전통 공예의 현대화는 오늘 우리에게 주어진 중대한 과제입니다. 우리의 빛나는 문화유산들이 박물관 진열장 안에 죽어 있는 유물이 되지 않기 위해 전통문화는 반드시 현대 생활안에 살아 있는 문화로 이어져야 합니다.』생활 속에 뿌리내리지 않는 전통문화는 그 맥이 끊어질 수밖에 없다고 진단하는 김희진씨는 그러나 대량 판매를 겨냥한 기계화된 매듭 작품은 그 생명력이 짧을 수밖에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63년 외로운 매듭장의 길에 들어선 김희진씨는 74년ㆍ80년2번의 개인전을 개최한바 있으며 2차례의 해외전을 비롯 81년부터는 매년1회 문하생들과 함께하는 회원전을 개최하는 등 놀라운 의욕으로 일하고 있다.
특히 김희진씨는 한국 천주교회 2백주년을 앞두고 매듭을 이용한 한복 제의를 구상, 제작하고 있는데 교황 성하가 입으시는 것이 최대의 염원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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