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형태의 이콘은 ‘길의 인도자이신 성모’ 유형의 하나로, 성모님과 아기 예수님은 ‘자비의 성모’ 유형처럼 마리아와 아기 예수님이 뺨을 마주대고 있지 않고 있다. 하지만 성모님은 한 손으로 아기 예수님을 안고 있으며 다른 한 손은 예수님께로 향하고 있어 우리에게 예수님을 제시해 주시고 계신다. 또한 우리를 위해 전구의 기도를 바치고 계시는 모습은 같다.
‘길의 인도자이신 성모’ 유형은 최초의 성화작가로 알려져 있는 복음사가 루카가 그린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성모님과 아기 예수님이 정면을 바라보며 곧은 자세로 그려진 형태를 ‘길의 인도자이신 성모’ 유형이라고 부른다.
오늘 소개하는 ‘비둘기의 성모’는 바로 그 형태의 한 변형이다. 성모 마리아는 머리를 아기 예수님께로 조금 숙여 있고, 아기 예수는 자신이 잡고 있는 비둘기를 보고 있다. 대부분의 이콘에서처럼 성모님은 예수님을 보고 있지 않고 정면, 즉 우리를 보고 있는 형태로 묘사했다.
여기 소개하는 이콘은 16세기 서방의 영향을 받아 성모 마리아의 마포리온(머리와 몸 전체를 감싸는 고대의 여인의 옷)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역시 화려한 문양의 속옷을 입은 모습으로 아기 예수님을 묘사했다. 그런데 아기 예수의 손을 보면, 한 손으로는 작은 비둘기 한 마리를 잡고 있으며 다른 한 손으로는 그 비둘기의 다리를 묶은 가는 끈을 들고 계신다. 이 비둘기로 인해 이 이콘을 비둘기의 성모라고 부르는 것이다.
비둘기는 고대 세계에서 순결한 처녀를 상징하는 동물로 성모 마리아의 동정을 상징하기도 한다. 또한 희생 제물로도 등장하는데, 루카복음 2장 22-24절을 보면 성모 마리아와 요셉 성인이 아기 예수를 봉헌하면서 두 마리의 비둘기를 바쳤다는 내용이 나온다. 따라서 아기 예수님이 비둘기를 잡고 있다는 것은 곧 그분이 겪으실 희생을 예표하는 것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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