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회장으로 봉사해 달라는 신부님 말씀에 참으로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총회장은 신앙심이 두터워야 하고, 본당 신자들이 잘 화합하도록 이끌어가야 하는데….” 그런데 문득 “네가 잘나서가 아니라 못나서 선택했다”는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열두 제자가 잘 나고, 신앙심이 출중해서 제자로 선택된 것이 아니지 않느냐. 걱정하지 말라. 믿고 따라라. 그러면 내가 알아서 다 해 줄 것이다”라는 주님의 말씀이 들리는 듯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다음 핑계거리를 생각해냈지요. “총회장은 본당에서 살다시피하며 신부님을 보좌해야 하는데 그럴 시간이 없는데…” 라고 했더니 “무엇을 해야 하는지 무엇을 말할 것인지 걱정하지 말라. 때가 되면 알아서 다 해 주시겠다”라고 답을 하시는 것이에요.
저는 임명된 지 이제 6개월 된 햇병아리 총회장입니다. 우리 인계동본당에는 2700여 명 신자들이 생활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크지 않은 우리 본당이 지난 1월 대리구 청소년 거점 본당으로 선정되었습니다. 한편으로는 기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걱정도 됩니다.
‘청소년 신앙생활 활성화는 우리 교회의 미래이기 때문에 아주 중요한 것’이라는 인식은 모두가 갖고 있지만 ‘우리 본당이 거점본당으로서 이러한 사목방침에 잘 부응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멈추질 않고 있습니다.
제 생각에 시급한 것은 첫째, 부모들이 내 아이부터 교회로 발걸음을 돌리게 해야 하고 둘째, 청소년들이 교회로 다시 오고 싶게 만드는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봉사자들의 큰 고민이 필요합니다. 모든 기준이 ‘입시’가 되다 보니 인성은 어디로 갔는지 찾아보기가 힘든 세태입니다. 이러한 어려운 가운데 생활하는 우리 청소년들을 보면 마음이 아파집니다. 주님은 부족한 인성과 덕성, 영성을 교회 안에서 채울 수 있도록 안배해 주실 것이고, 그렇게 되었을 때 청소년들이 교회 미래를 이끌어가게 될 것입니다. 이제 시작하는 각 대리구 거점 본당 봉사자뿐만 아니라 모든 교회 봉사자들이 합심하여 청소년사목 활성화에 총력을 기울여 주시기를 햇병아리 총회장이 감히 제안합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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