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 상 성탄 시기 이후 사순절 전에 연중시기를 지내고 이제 다시 부활 시기를 다 지낸 후 새롭게 연중시기를 맞고 일주일이 지났다. 연중시기의 마지막 주일이 되는 그리스도 왕 대축일의 주간(올해에는 11월26일) 토요일까지 이어 펼쳐지는 이 시기에는 그리스도의 특수한 면보다는 그 신비 전체를 축하한다.
이 연중시기 가운데 몇 개의 대축일을 지내는 가운데 오늘 그 첫 번째로 삼위일체 대축일 을 맞는다.
하느님 자체의 대축일을 지낸다는 것은 삼위일체이신 그분 자체를 경축한다기보다 성부와 성자와 성신께서 각각 꼭 같이 우리에게 베푸시는 사랑과 업적을 기리는 것이라고 보겠다. 성부께서는 세상을 너무도 사랑하셔서 외아들 성자를 세상에 보내시고, 그 성자는 우리를 위하여 그 생명을 내어 주시기까지 하신 후 부활하시고 하늘에 오르시어 성령을 보내 주셨다.
성령을 통하여 우리 안에 성자의 모습을 새겨 주셔서 성부께서 우리 안에서 당신의 성자 자신을 발견하시는 것이다.
바오로 사도는 믿는 이는『성자를 옷 입듯이 입었다』『그리스도 안에 산다.』고 표현 한다. 바로 그리스도인인 우리는 세례로「아들」의 지위를 얻은 것이다. 또 우리의 행동은 추상이 아닌 실존적 성삼안에 있게 된 것이다.
교회는 일찍부터 성삼(聖三) 기려 왔다. 『영광이 성부와 성자와 성신께 처음과 같이 이제와 항상 영원히』라는 영광송이라든가『하늘 높은 곳에는 천주께 영광…』또는 『떼죽음』(TEDEUM 찬미하나이다. 우리 주 천주여…)등이 그것이다. 1334년에 삼위일체대축일을 성신강림 다음 주일로 확정하여 지내 왔다.
오늘 복음은 예수께서 그 전자들에게서 떠나시기 전에 말씀하신 대목이다. 성령을 보내 주시겠다고 한다. 그분은 진리의 영이시고 진리를 온전히 깨닫게 하여주실 것이라 한다. 주 그리스도의 신비 전체-성서의 증언 성취(요한 5ㆍ39)말씀의 의미, 그분의 행적들과 표지를 그때까지 제자들이 알아듣지 못했던 모든 것?를 알아듣게 해주실 것이라 한다.
그런데 성령께서도 성자와 마찬가지로 성부께로부터 모든 것을 받으시고 성자를 영광되게 하신다. 그리스도 성자께서 성부를 영광되게 하신다고도 한다. (요한17ㆍ4) 그러므로 계시는 유일하다. 그 원천은 성부께 있다. 성령을 통하여 성자 안에서 성부께서는 모든 것을 실현하시고 또한 믿는 이들 안에서 성취하신다.
오늘을 사는 우리는 교회의 시대ㆍ성령의 시대 안에서 그리스도를 통하여 계시된 것을 믿는다.
성부와 성자와 성령, 삼위일체이신 하느님께 대해서 계시 없이 무엇을 알 수 있었겠는가! 사랑하는 사람ㆍ좋아하는 사람에 대해서 알아보고 싶은 것이 우리네 마음이어서, 하느님에 대해서도 알아보고 싶은 마음을 가진 것이 또한 인간이라! 하지만 우리가 알아보려 하기 전에 하느님 당신 자신이 선수를 치셨다.
자신을 드러내어 먼저 알려주신 것이다. 그래서 인간이 그분을 알아서 섬기게 하였다.
성부와 성자 그리스도 그리고 성령은 서로를 완전히 서로에게 내어 주심으로 한 분이되시고 사랑 자체이심을 알게 하셨다. 또한 그 불타는 사랑이신 하느님께서는 당신을 믿는 이들 안에 그 사랑의 불을 놓아 서로 화해하게 하셨다. 우리의 삶을 이 사랑으로 말미암아 희망찬 것으로 완전히 바꾸어 놓으신다.
고통과 환난 가운데에서라도 기쁨을 머금고 인내롭게 살게 하신다. 혼자서 고립되어 아집에 묶여 사는 삶이 아니라 서로를 내어 줌으로 하느님 당신의 모습을 닮도록 부르시는 것이다. 당신 자신을 알게 하여 주신 성부와 성자와 성신께 영광 있으소서!
<요한보스꼬ㆍ베네딕또회 神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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