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이 풍성해지는 6월과 함께 그리스도의 성체와 성혈 대축일을 맞는다. 풍성하게 차려진 음식은 잔치를 흥겹게하고 손님들과 온가족의 마음을 흐뭇하게 한다. 교회는 1246년 이후 우르바노 4세 교황재위 시기로부터 줄곧 이 구원의 성사, 성체와 성혈 대축일을 지내 오고 있다.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오천 명이 훨씬 넘는 사람들을 배불리 먹게 하고도 열두 광주리를 남게 하시는 그리스도는 보통 우리 가정의 잔치와 비할 수 없이 큰 더 근원적인 잔치를 베푸신다.
복음의 잔치 장면은 잡혀서 돌아가시기 전에 사랑하는 제자들과 함께 드신 그리스도의 만찬을 생각게 하며 먹을 것이 없어 굶주리는 사람들을 생각게 한다. 잔치에 모인 이들의 흥겨움 그리고 그들 사이에 오가는 정다운 마음은 생활을 풍성하게 하고 함께 살아가고 있음을 실감케 한다. 동시에 잔치에 오지 못했거나 오지 않은 이들을 생각하게 된다.
오늘 루까 복음은 하느님의 나라에 대해 굶주린 사람처럼 듣고 싶어 뒤쫓아 온 사람들을 풍성하게 먹이신다. 마태오와 마르꼬 복음사가는「측은한 마음」으로 그 사람들을 가르치고 병을 고쳐 주신다고 기록하고 있다. 마지막 완성의 시기에 함께 먹고 마시는 잔치가 베풀어지리라는 것이 루까 사가의 생각이다.
「천상 잔치」혹은 묵시록의 『그 집에 들어가서 그와 함께 먹고 그도 나와 함께 먹게 될 것이다』(3ㆍ20)하는 말씀들과 함께 메시아 대회의 잔치를 그리고 있다.『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손에 들고」하늘을 우러러「감사의 기도를 드리신 뒤에」그것을 「떼어」제자들에게「주시며」군중에게 나누어 주도록 하셨다』는 귀절은 곧 바오로 사도가 주님께서 죽으신 후 20년이 넘도록 우리의 빠스카이신 그리스도께서 행하신 사랑의 잔치(최후만찬)를 기억하여 전해 준「성찬의 전례」곧 미사를 생각게 한다. 지극히 거룩한 성체 성사는 우리에게도 장래 영광을 보증 해주는 빠스카 잔치이다. 즉 죽음에서 영광된 새 생명으로 건너가게 해주는 것이다. 사도들의 시대로부터 오늘 우리에게 이르기까지 성찬이 전례를 통해서 주시는 음식은 빵과 물고기가 아니고 십자가에 죽으시고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 당신 자신의 몸과 피, 즉 당신 자신이시기에 받아먹는 이는 외적인 것에서 부터의 행방뿐 아니라 죄로부터 도 해방되는 것이다. 즉 주님을 받아들일 때에「구원」받는 것이다.
빵과 포도주의 모양으로 자신을 한 없이 내어 주시는 이 성사(聖事)는 당신의「죽으심」을 또한 만천하에 세세 대대로 전하게 우리를 출동한다. 미사 때마다 우리 신도들은 이렇게 외친다.
『우리는 이 빵을 먹고 이 잔을 마실 때마다 주의 죽음심을 전하리다.』우리를 살게 하시려고 당신 생명을 내어놓으셨다. 「나」만을 생각하고 내가 살기 위해 남을 짓밟고 죽여야 한다고 생각하는 오늘 우리들 마음과 생각을 뿌리째 흔들어 놓는 「사건」이다.
우리 주님이신 그리스도의 몸과 피, 성체와 성혈을 받아먹고 마시고 그분의 죽으심을 전하기 위해서 준비하지 않을 수 없다. 주위 사람들, 하치않다고 생각되는 그 사람들을 섬기고 그들을 위해 용감하게 자신을 내어 던지는 것이다. 특히 가까이서 살고 있는 그 사람에게 말이다. 초기에서부터 언제나 성찬의 전례는 공동체적었다. 그리스도의 성체와 성혈을 받아먹고 마시는 이들은 가난한 이들, 없는 이들을 위해서 실제로 음식을 모으고 헌금을 내어도 왔다. 오늘날 물질적으로 도움을 받아야 할 사람도 우리 주위에 얼마든지 있다. 또한 오마노가 아집으로 권력에 눈이 어두워 진실로 자신의 초라함을 보지도 못하고 깨닫지도 못하는 가난한 이들이 얼마든지 있다. 흔히 성체 성혈을 모실 때에 자신과 예수님과의 관계만을 생각하기 쉽다. 나와 꼭 같이 성체와 성혈을 모시는 그 형제자매를 잊지 말자. 우리 보다 먼저 살다가 간 사람들, 또한 없는 이, 구박 당하는 이, 소외된 이, 잊혀진 이들도 마땅히 생각해야 한다. 그리스도는 일치의 끈이시기 때문이다.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랑은 내 안에 있고 나도 그 안에 있으리라』(영성체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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