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히 주님의 묵시가 없는 한 누구든지 직접 자신의 생명을 자를 수 없다. 왜냐하면 내 생명은 내 것이 아니고 주어진 것이다 다시 말해서 하느님이 주신 귀한 선물이기에 그 선물을 주인의 허락 없이 마음대로 처분할 수 없기 때문이다.
『죽이는 것도 나요, 살리는 것도 나며 찌르는 것도 나요, 고쳐 주는 것도나다. 내 손에 잡은 것은 빼낼 자 없다.』(신명기 32장 39절)
죽음과 삶의 권한은 오로지 하느님께만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공공연하게 회개하는 표시 없이 자살한 천주교 신자는 공식적으로 그 영혼을 위해 기도 할 수 없으며 교회 공동 묘지에도 안치할 수 없다. 다만 개인적으로 사사로이 기도는 할 수 있다.
그러나 간접적인 자살은 다음과 같은 경우에 허락될 수 있다.
①국가 공익을 위해서=천주교 신자 군인이 전쟁터에서 죽음이 예측되더라도 그 장소를 사수 할 수 있다.
②공의나 정덕의 이유가 있을 때=사형수가 도망갈 가능성이 있지마는 자신의 죄를 위해 도망하지 않고 죽는 경우 그리고 정덕을 지키기 위해 극단적인 반항으로 죽음을 당하는 경우이다.
③보속의 뜻이 있을 때=자기가 범한 죄를 보속하는 뜻으로 지나친 고신 극기로 인해서 건강의 해를 받아 죽는 경우이다. 그러나 죽음의 위험을 알고도 주책없는 희생을 하면 죄가 된다.
④애덕상의 이유가 있을 때=상대방이 불우하게 자기의 생명을 위협할 때 정당방위를 쓰지 않고 상대방의 죄를 회개하도록 기회를 주기 위해서 죽을 수 있다.
⑤비상수단을 쓰기 어려운 경우=중병에 걸린 환자가 무슨 약을 먹으면 치료될 수 있지마는 경제상으로 그것을 쓰지 못할 경우 또는 고통이 심한 수술을 받아야 살 수 있는 경우 차라리 죽음을 선택하여 수술을 받지 않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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