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의 1950주년 성년 8월도 중순에 이르렀다. 회개와 화해ㆍ쇄신을 오늘도 교회가 신도들과 세상을 향해 외치고 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세상의 구원자로서, 인간의 구원자로서 세상에 오시고 지금도 교회를 통하여 그 일을 계속하고 계신다는 이 성년의 선포는 다시금 우리 모든 신도들에게 구원되어야 할 수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는 세계로 눈을 돌리게 하고 있다. 교회는 세상을 위해서 세상 사람들 사이에 있다. 세상구원에 대한 그리스도 예수의 열성을 지니고 있는 교회는 안일과 부패를 질책하고 예언적 사명을 수행하게 되는 것이다.
오늘 복음은 평범하게 살아가는 우리를 당황하게 만드는 말씀이다.『나는 이 세상에 불을 지르러 왔다』또는 『내가 이 세상을 평화롭게 하려고 온 줄로 아느냐? 아니다, 사실은 분열을 일으키러 왔다』하시는 말씀들이다.
이 말씀들을 통해서 그분의 열정과 강인함을 보는 것 같다.
불이라면 하느님께서 내리시는 서릿발 같은 심판을 생각할 수도 있고 성령강림때에 나타나신 성령의 능력으로 볼 수도 있겠다. 심판이나 성령의 불은 모든 것을 태워 정화시키고 구원에 이르게 하는 것이다. 온갖 더러운 것, 불결한 것들, 하느님의 뜻과 위배되는 모든 것들을 제거시키심으로 구원을, 생명을 주시려는 것이다. 예수께서 이 세상 사람들을 구원하시려는 열정은 이렇게 표현된다.『이 불이 이미 타올랐다면 얼마나 좋았겠느냐?』그러한 열정과 사랑은 그분으로 하여금 한없는 고뇌, 고통도 참아내게 해준다.
그러나 자신의 고난 즉 자기 백성에게 배척당하고 마침내 십자가에서 무참히 죽어가야할 자신의 처지 앞에서 말씀하신다.
『이 일을 다 겪어낼 때 까지는 내 마음이 얼마나 괴로울지 모른다』
한편 진리를 선포하고 그 진리대로 살려면 평화보다는 불목을 일으키게도 된다. 평화를 주러 오신 그분이 불목의 씨가 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겠으나 진리를 가르치고 생명을 주어 썩지 않고 죽게 하지 않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것이리라. 세 사람이 두 사람을, 두 사람이 세 사람을 반대하여 갈라지게 되고 부자간에, 모녀간에, 고부간에 있는 불목은 그 불을 진정으로 따라서 참평화를 얻는 과정에서 불가피한 것일 것이다. 주예수께서 주시는 평화는 육체적인 안일과 허위와 부패가 섞여있는 불결한 타협이나 굴욕과 인간성 말살이 포함되어 있는 굴종을 통한 협력에서 오는 것이 아니다.
오늘날 사회와 가정에서 따가운 매가 사라지고 질책이 사라져가고 있는 것 같다.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식으로 이것도 좋고 그것도 좋고, 악인지 선인지 구분할 필요 없이 굴러 굴러 살아가면 된다고 한다면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어느 자리에 서 있는가? 그리스도교 수행생활에 있어 선과 악, 진리와 허위, 그 사이에서 어느 편도 아닌 삶을 살아갈 수는 없는 것이다. 비판이 없고 질책이 없다는 것은 사랑이 없다는 것! 공익을 생각지 않고 오직 내 개인에게 이익보다는 고통과 고뇌가 오는 것도 눈감아버리고 편히 살자는 것이 아니겠는가? 젊은이들에 「당할까 보아」꾸중도 못하겠고 가르치는 일을 하는 분들이 어정쩡 우물거린다면, 부모가 자녀들에게 그들 좋은데로 하여주어야만 한다면 세상은 거꾸로 돌아갈 가능마저 생겨날 것이다.
『너희는 무엇이 옳으냐?』하신다. 예수께서는 끝까지 사랑하셨고 사랑하시기에 자기생명을 내어 놓으셨고 지금도 교회의 예언적 사명수행에서 계속 그 신도들을 통해서 십자가에 못 박히시는 방법을 선택하셨다.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복음전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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