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무한 환상이 가라앉고
힘차게 바람이 어둠을 가르고
지나갔다.
어느때 보다 쏜살같이
두 손을 치켜들고
달리는 바람
한국의 바람
희미한 불빛
시든 풀꽃
엉거주춤 방향을 못 찾는 이들이
바람의 뒤를 따라
얼굴을 돌렸다.
빛이 빛의 이름으로
소금이 소금의 이름으로
높이 외치고 있었다.
님이 오셨음을
우리 가슴에 다시 살아나셨음을
聖人이 나셨음을
大韓民國 聖人
그것도 103人의 聖人이
韓國人의 가슴에
世界人의 가슴에
불을 켜며 살아나셨음을
보여주고 있었다.
하늘과 땅과
바람은 보았었다.
여덟번 난도질 목베인 처형으로
순교한 넋들
역사의 구비구비 물굽이 돌아
역사의 가파른 계곡을 돌아
핏자욱 난자한 그 세월 돌아
이제 거룩한 이름 얻으신 님이여
오늘 세계인의 영혼안에
다시 순교의 고통 再演하심 보인다
만면에 미소 머금었다.
갈갈이 찢기는
고통 제일로 큰 행복으로 받으시는 미소
오늘 가장 추운이의 가슴을
다시 덮으신다.
눈이 아픈 도시를
가슴 찔리며 살아가는 도시를
더 아픈 박해로 바라보시는
님이여
우리안에 다시 살아나셨다
세계인의 가슴안에 다시 살아나셨다.
福者도 可敬者도
이로써 더 소중하오니
신앙 더 깊이 달가와져 있음이다
冷淡者도 門열어
主께 감사하고
主를 부르지 않았던 者
처음으로 主를 부르게 되옵느니
오늘 햇빛 예사롭지 않고
不義는 저만치 허릴 구부렸도다
數世紀 바람
피로 얼룩진 바람
이 가을 햇살에
더 영롱히 보이니
오늘처럼
기쁜 눈물 흘릴일 다시 없음이다
눈물로 다져진 땅
피로 달래던 땅
이 땅이 복되도다
主께 이 구원
감사 감사하리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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