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백만 한국 신자들에게 충격과 감격을 동시에 안겨주면서 2백년 한국교회사에 새로운 장을 열게한 1백3위 한국순교복자들의 시성확정 소식은 아직도 우리의 가슴을 기쁨으로 물들게 하고있다. 9월 27일「바티칸」에서 거행된 추밀회의에 한국인으로서는 유일하게 참석, 시성확정의 현장을 지켜본 장익 신부(서울대교구, 「로마」주재 시성시복수속 부담당관)는 최근 시성이 확정되던 당시 추밀회의의 진행경과를 생생한 현장사진과 함께 본사에 알려왔다. 장익 신부가 보내온 추밀회의의 경위 및 현장 사진을 통해 이 땅의 최대의 경사였던 1백3위 한국순교복자들의 시성확정을 다시한번 음미해본다.
1983년 9월 27일 정오 추기경 34명과 주교 65명이 참석한 가운데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주재로 개막된 추밀회의는 전통예식에 따라 질서정연하게 속개됐다.
이날 추밀회의는 요한 바오로 2세의 성좌 좌정과 더불어 장내에 울려퍼진『무용자 모두 퇴장』구령, 그리고 교황이 발한『대령하나이다』를 기점으로 개회, 줄리오 단떼 추밀회의 변호사의 시성청원 품신연설, 삐에트로 빨라찌니 추기경의 확인발언, 투표, 교황의 재가로 진행됐다.
순서에 따라 먼저 쥴리오 단떼ㆍ추밀회의 변호사가▲ 한국순교복자 로랑 앵베르, 시메온 베르뇌 주교, 김 안드레아 및 동료 1백위▲ 레오폴도 만디히 성 프란치스꼬회(카푸친) 신부▲ 성도로테아회 창설자 빠올라프라씨네띠 등 세건의 복자시성을 청원하는 품신 연설을 행하자 이에 국무성 참의 에제르 수도원장은 교황 명의로 『현안의 비중으로 미루어 교황의 단독권한 행사보다 교회 전통에 따라 참석 추기경제위의 의사와 찬반을 물은 뒤에 재결하겠다』고 그 방법을 선포했다.
이어서 시성성성장관 삐에트로 빨라찌니 추기경이『지금까지 이 세 시성건을 교회법에 따라 신중히 검토한 결과 더이상 시성에 장애될만한 점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품신하자 여러 참석자가 찬의를 표했다.
또한 치아삐 추기경 매이어 대주교 반 리에르드 대주교 도노프리오 대수도원장 등도 중간중간에 찬동을 표시, 참석자 전원이 육성으로 찬의를 표했다. 곧 이어 전례부장 매기 몬시뇰이 투표를 요청했고 의전관을 통해 은반에 모아진 표에 대해 다시 교황청 공증인에게 검표를 요청, 검표결과를 확인했다.
참석자의 전폭적인 찬성표시에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재가를 선언하고『세건 청원 모두에 대한 중의의 일치를 기꺼이 여긴다』고 소감을 밝혔다. 교황은 또『금년 성년의 주제이자 세계주교회의의 주제인「참회와 화해」의 뛰어난 표양이었던 레오폴도 만디히 복자의 시성을 10월 16일 거행할 것』으로 밝히고『한국순교복자와 빠올라 프라씨네띠 복자의 시성 일자는 추후에 밝히겠다』고 천명했다.
이리하여 한국순교복자 103위를 포함한 순교자 105위의 시성을 최종승인한 추밀회의는 1시10분 교황의 강복으로 끝을 맺었다.
한편 이날 시성청원에 앞서「아까풀코」「산 살바도로」「카르타제나」「세마랑」「쥬바」「산티아고」「라 세레나」「쿠알라 룸푸르」대교구의 신임 8명 대주교를 위한 영대(빨리움)청원이 루이지 스빠뇨레띠,레오폴도 야꼬벤리 등 두 추밀회의 변호사에 의해 행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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