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신부님, 어려서부터 신앙생활을 해왔지만 요즘은 교회에 대해서 회의가 느껴집니다.제 생각으론 하느님은 자유로우신 분이라 생각됩니다.
그 누구든 모든 것을 수용하실 분이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교리를 다시 공부하면서 그리고 선교를 하면서 하느님에 대한 저의 생각과 많이 틀린 것에 대해 갈등이 생깁니다.
또한 성사가 예수님께서 제정하신 것이라 하지만 이 또한 신학자들이 만든 것은 아닙니까?
왜 교회는 예수님처럼 자유롭지 못하고 모든 것을 억매야하는 것일까요? 하느님을 떠나고 싶지는 않지만 교회는 떠나고 싶은 마음입니다. 제 생각이 잘못된 것일까요?
【답 】친애하는 자매님!
자매님은 교리공부를 하면서 하느님과 교회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고 계시는 것 같습니다. 하느님을 떠나고 싶지는 않지만 교회는 떠나고 싶다고도 하셨습니다. 이러한 솔직한 마음의 표현을 보면서 한편으로는 다행스럽고 또 한편으로는 착잡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하느님을 떠나고 싶지는 않다는 말에 안심이 되기도 하면서도, 교회를 떠나고 싶다는 마음에 저도 자매님을 어떤 형식으로든지 위로하고 싶어졌습니다. 저도 교회의 제도 안에 몸담고 있는 성직자의 한 사람으로서, 그리고 교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책임이 있기 때문입니다.
무엇이 자매님을 그토록 실망시켰는지, 그리고 왜 교뢰를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들도록 했는지 안타깝습니다. 그러한 이유들을 생각해보자면, 교회가 하느님의 사랑을 잘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신데, 교회의 모습은 사랑이 보이지 않을 때 그러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자매님이 성사에 대해 말했는데, 성사란 바로 하느님의 사랑을 보여주는 거룩한 표지입니다. 예수님은 하느님의 성사로서 하느님의 사랑을 당신의 기적과 가르침과 봉사의 행위로써 인간들에게 잘 보여주셨습니다.
교회는 예수님의 성사로서 과연 예수님의 사랑을 잘 보여주고 있는지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이 문제에 있어서, 우리는 어떤 판현에 치우쳐서도 안될 것입니다. 그리고 실망하시지 않기를 바랍니다. 사랑을 실천하지 않는 교회도 있고, 반대로 적극적으로 온 마음과 온 정성을 바쳐 사랑을 실천하는 교회도 있지 않습니까? 사랑을 실천하지 않는 교회보다 사랑을 실천하는 교회가 더 많이 있다는 것에 위안과 희망을 가지시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자매님처럼 그러한 사랑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생각하고 자매님도 그러한 사랑 실천의 주인공이 되시면 얼마나 아름다운 일이 되겠습니까?
하느님께서 보내신 예수님과 그분의 가르침, 그리고 예수님이 세우신 교회는 사랑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것을 실천하지 않는 이들은 다름이 아니라, 바로 그 말씀을 듣고 실천하지 않는 이들이며, 그들이 바로 자매님이 체험하신 것처럼, 사람들을 실망시키는 이들입니다.
사랑이 필요한 곳에서 받으려고만 할 것이 아니라, 사랑 실천의 주인공이 되어 세상을 하느님의 뜻대로 이루어지도록 노력하고, 예수님의 가르침이 실천되도록 하며, 이러한 우리 교인들의 노력을 통해 희망과 보람과 사랑을 체험하는 교회로 만들도록 노력해 봅시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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