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갖은 노력끝에 이렇게 해북진 성당을 봉헌하게 되었습니다. 소감 한말씀.
- 말할 수 없는 기쁨을 느낍니다. 한마디로 이제는 「죽어도 되는 구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사제생활 대부분을 신학교에서 보낸 저를 「세상 사람들은 많은 일을 했다」고 말들 하지만 제 자신은 그렇게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 학교에 있다가 정년퇴임을 하고나서 무엇인가 모자란다는 생각이 들이 아무도 가길 원하지 않는 중국에 자청해서 갔다가 우연한 기회에 해북진 성당이 문화혁명 때 붕괴되었다는 것을 알고 한번 가보고 싶었습니다. 가서보니 4000여명이 넘는 신자중 200명 밖에 들어갈 수 없는 가건물에서 미사를 봉헌하고 있었습니다. 더군다나 성탄때는 그곳 기온이 영하 30°를 육박하는데도 불구하고 신자 대부분이 성당 밖에서 미사에 참례하고 있었습니다. 눈이오나 비가오나 「하늘을 지붕삼아 미사에 참례하는」신자들 모습에 참 가슴이 아팠습니다. 그래서 「성당하나 마련해 주어야지」라고 생각했습니다. 이제 그것이 완성되어 봉헌미사까지 공동집전하고나니 이렇게 기쁜 마음을 어디에 비길 수 있겠습니까?
▲지역사회 안에서의 역할 등 해북진 성당의 장래 모습에 대해….
-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예상합니다. 왜냐 하면 그 옛날 인구 1만2000여명 중 8000여명이 신자였고 지금은 3만여명이라 하지만 대부분이 신자 후손들입니다. 지금도 4000여명의 신자가 있습니다. 새롭게 지어진 웅장하고 아름다운 성당을 보면 더 많은 신자들이 생길 것이라 확신합니다. 그리고 공무원 중에도 많은 신자들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이들이 많은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 합니다.
▲성전건립기금을 모금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이 있으시다면?
- 처음 가톨릭신문에 기사가 났을 때 어떤 분이 단독으로 짓겠다고 해서 얼마나 고맙고 기뻤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몇달 후에 단 한푼도 받지 못한 상태에서 하는 일이 잘안돼 당장은 못내겠다고 할 때는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은 실망감에 앞이 캄캄 했습니다. 지금까지 그 신자로부터 연락이 없습니다. 「이제 다 지었으니 안심하기 바란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또 한가지는 대구 계산동본당에 다니던 한가족이 힘을 합쳐 아주 큰 돈을 봉헌했습니다. 너무 고마웠습니다. 이와함께 대구대교구 프라도 회원 신부님들이 많은 헌금을 했습니다. 프라도 신부님들의 생활을 잘 알기 때문에 더욱더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그리고 수원교구 어떤 신자가 「절대로 이름을 밝히지 말아달라」고 부탁하며 큰 돈을 기증해 왔습니다. 이밖에도 알게모르게 도와주신 많은 분들이 있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저는 이들 은인들을 위해 남은 삶동안 감사히 기억하고 기도드릴 것을 약속합니다.
▲예상보다 공사비가 많이 소요됐는데, 나눔의 손길이 더 필요하신지….
- 성당은 완공했지만 아직 갚아야 할 빚이 약 5000만원이 있습니다. 도와주실 은인이 있으시다면 또 부탁드립니다.
▲ 중국교회와 관련, 앞으로 계획에 대해….
어떤 분들은 「한국에도 할 일이 많은데 모금까지 하면서 왜 그리 애쓰는지 모르겠다」고 말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한번 생각해 보세요. 파리외방전교회 사제들은 한국에서 선교하다 치명해 성인품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그분들은 자기 나라에서 할 일이 없어서 머나 먼 타국에 와서 생명까지 바쳤겠습니까? 한국신자들의 신앙 밑거름이 된 중국교회를 돕는 것은 오히려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힘 닿는대로 노력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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