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 - 강원용 목사(크리스찬아카데미원장)
2백주축제를 함께 마련해 일치 모습 보여야
1984년은 한국교회에 참으로 큰 축제가 베풀어져야 할 해입니다. 가톨릭교회가 2백주년인데다가 교황께서 우리나라에 오시게되고 또 103위 순교복자의 시성과 함께 많은 일들이 준비되고 있읍니다.
한편 개신교도 선교1백주년이 되는 해로서 이 1백주년기념사업을 추진시키는데 심하게 분열되었던 교파들이 이 행사를 중심으로 전체교단이 대동단결하여 여러가지 일을 추진하고 있읍니다.
한국교회는 매우 젊은 교회입니다. 오천년의 역사속에서 불교ㆍ유교ㆍ천도교ㆍ샤머니즘이 깊이 뿌리박고있는 토양에 불과 2백년ㆍ1백년의 역사라는 것은 최근세사에 속하지만 이 짧은 기간동안에 이처럼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크게 성장하고 민족사 전체에 큰 영향을 행사하게 된것은 위로 하느님의 특별하신 은총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또 무엇보다 개신교가 들어오기전 백년동안 가톨릭의 성직자들과 신도들이 참으로 형언할 수 없는 잔인한 박해와 수만명을 헤아리는 분들이 피흘려 순교한 그 피가 복음의 씨를 성장시킨 밑거름이 되었다고믿습니다. 그들은 결코 가톨릭교회만을 지키기위해 피흘린것이 아니라 오직 예수그리스도의 피 흘린 십자가를 지고 복음을 증거하다 순교당한것이기에 뒤따라 들어온 개신교의선교가 그처럼 짧은 시일에 큰 성과를 거둔것은 이들이 피흘린땅에 복음의 씨를 뿌렸기때문이라고믿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가톨릭의 2백년사는 사실 한국의 교회사 기독교사로서 개신교까지 포함해 생각해야합니다.
뒤따라 들어온 개신교도 지난1백년간 여러형태의 많은 순교자가 있었으며 특히 이조말엽의 봉건사회의 개화, 일제침략에대한 끈덕진 항거, 공산주의자들과의 투쟁과 희생 그리고 교육 문화 의료등 사회발전에 함께 많은 기여를 했읍니다.
진심으로 바라는것은 이 경사속에서 감사해야할일을 함께 할뿐아니라 가톨릭과 개신교가 완전히 합해서 이축제를 마련하여 민족전체앞에 우리의 일치된 모습과 미래지향적인 자세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불교 -김경우 스님(불교회 보사)
「이땅에 빛을」통해 아름다운 결실 맺도록
올해로 한국에 가톨릭이 전래된지 2백주년을 맞는것을 우선 축하합니다. 그리고 가톨릭 교회가 이 땅에서 2백년동안 쌓아올린 업적에 대해서도 경하해 마지 않습니다.
종교마다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겠으나 추구하는바 궁극적인 목표는 바로 개인의 구원이라고 봄이 타당하다면 가톨릭의 정신도 자기를 버림으로써 구원을 얻는다는 점에서 불교와도 상통하는 점이 있다고 봅니다.
종교가 추구하는 선은 여러가지 많은 사건이 크고작게 일어나는 복잡다단한 현세에서 더욱 큰 의미를 갖는다고 생각됩니다.
또한 물질문명의 발달로 인간이 빠질수 있는 탐욕의 수렁도 많아졌다고 보면 현대의 종교의 역할은 어느때보다도 중요합니다.
욕심을 버리면 마음의 평정을 얻을수 있고 마음을 비우면 온갖 욕심이 들어설 자리가 없으니 백팔번뇌 또한 들지 않습니다.
욕심이 있는 곳에는 반드시 다툼이 있기 마련입니다. 성경말씀에도 있듯 마음이 가난하다는 것은 바로 이러한 경지에 이르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 복잡다단하고 물질문명이 발달하여 사리사욕과 탐욕에 눈이 어둡기 쉬운 시절에 한국가톨릭교회가 2백주년을 맞는 것은 축하할 일인 동시에 그만큼 큰 사명을 갖는다는 의미도 되겠읍니다
모쪼록 한국가톨릭교회는 자신을 통해 세상을 구제하려는 의지로 이 땅에서의 소명을 다하고 신자 한사람 한사람이 그 역할을 다함으로써 세상의 구원을 얻는데 정진해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또한「이 땅에 빛을」주제로 여러 행사를 벌이고 있다 하니 그 행사들로써 모든 신자들의 염원대로 아름다운 결실을 거두기를 바랍니다.
이 결실을 바탕으로 이 땅에 남아있는 어둠과 탐욕과 아집을 제거하는, 덕행을 쌓아가는 교회가 되기를 아울러 소망합니다.
부처님의 자비가 가톨릭교회안에도 함께 하시기를 축수기원합니다.
◆성공회 - 박종기 신부(대한성공회 서울교구 참사대리)
순교정신 되살리고 교회일치의 새 전기를…
한국 천주교회 2백주년을 진심으로 축하 하며 3세기를 향한 힘찬 전진이 있기를 빕니다.
한국 천주교회 2백주년은 한국 그리스도교의2백주년이므로 모든 교회들이 함께 기뻐해야할 축제라고 생각됩니다.
한국 천주교의 역사는 바로 이 땅에 복음이 전해진 역사이며 오늘의 모든 그리스도교의 역사의 터전이 되기도 합니다.
『주님도 한 분이시고 믿음도 하나이고 세례도 하나이며 만민의 아버지이신 하느님도 한 분이십니다』(에페소4ㆍ5~6)라는 성서말씀은 우리모두가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됨을 깨우쳐 주는 말씀입니다. 한국 천주교회 2백주년을 맞이하여 103위 한국 순교 복자들이 성인품에 오르게 된 것은 한국 천주교의 경사일뿐 아니라 한국의 모든 그리스도인과 겨레의 경사라 아니할 수 없읍니다. 이 땅에서 거룩한 구원의 역사가 이어지고 복음의 뿌리가 내리게 한 것은 바로 이분들이 목숨까지 바치는 믿음과 용기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러한 신앙선열들의 순교정신은 계속 이어져서 이 땅에 하느님의 나라가 세워지는 밑거름이 되고 빛을 발하게 되리라 믿습니다.
물량적으로 비대해져만 가는 오늘의 교회 현상은 복음의 빛을 가리우지만 정의를 위해, 그리고 가난하고 힘없는 이들을 위해 일하면서 박해와 고통을 이겨내는 순교정신이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 되살아날 때 진정「이 땅에 빛을」 밝히는 교회가 될 것입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한국 방문과 순교복자 103위 시성은 단순한 한국 천주교 행사로 끝날일이 아닙니다.
이 땅에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 우리의 신앙선열들의 순교정신을 일깨워주고 교회 일치를 위한 새로운 전기가 마련되는 복 된 자리가 되게 해야 합니다.
이제 3세기를 향하는 한국천주교회가 교회의 일치 운동에 새로운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 신앙선열들의 순교정신과 믿음 그리고 사랑이 더욱 빛나 게하고 민족 복음화를 위해 온 그리스도 교회들이 협력하는 일에 크게 기여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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