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백살 먹은 한국교회가 이 땅에 빛을 밝히려는 의지를 집약,전개하고 있는 2백주기념 영세민 실명자대상 사랑의 무료개안수술이 지난 연말까지 3백 명이 넘는 사람들에게 광명을 찾아줌으로써 결실을 거두어가고 있다. 빛을 심어주는 사람들의 보람과 빛을 찾은 사람들의 기쁨을 함께 나누어본다.
◆빛을 심는 김재호 박사
“보인다” 한마디에 긴장 사라져
사랑의 동참자 많아 폭넓게 확산
『수술로 빛을 찾은 환자들의 감격스런 첫마디, 「보인다!」는 말을 들을 때는 그 동안의 피로와 긴장이 삽시간에 사라지지요. 』
한국교회 2백주년 기념사업의 하나로 전국에 걸쳐 대대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영세민 맹인무료개안수술의 보람을 김재호 박사(2백주기념사업위원회 맹인개안수술자선사업부장ㆍ강남성모병원 진료부장)는 이렇게 강조했다. 『이러한 보람은 비단 시술한 의사만이 아니라 개안수술사업에 참여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느끼는 것』이라고 덧붙인 김박사는 맹인개안수술이 2백주 슬로건대로「이땅에 빛을」심는 작업인만큼 관계자들의 노력 또한 대단한 것임을 이 한마디에 담았다
84년으로 2백살의 나이를 먹는 한국교회가 이 땅의 빛으로서 살고자 하는 의지를 집약한 맹인무료개안수술은 지난 5월 5일 개신교 신자인 나상주씨(21세ㆍ남) 와 구교우인 정의숙씨 (41세ㆍ여) 의 시술로 점화돼 종파를 초월해 이 땅에 빛을 밝히려는 한국교회의 의지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이 의지는 지난 12월 1일로 이미 84년 목표인원인 3백명을 넘어서 목표달성을 1개월 단축시키는 놀라운 성과를 거두었는데 이 같은 성과는『빛을 심으려는 여러 참여자들의 의지가 그만큼 뜨거운 것임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김박사는 설명했다.
전국8개 가톨릭종합병원의 적극적인 참여 속에 시작된 이 사업에『많은 신자의 사랑어린 동참이 함께해 더욱 폭넓게 확산되고 있다』고 덧붙인 김박사는 이러한 사랑나눔속에서도『병상이 모자라거나 수술시기를 놓쳐 되돌아가는 환자를 볼 때는 가슴이 아프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2백주기념사업위원회(위원장ㆍ김남수 주교)가 벌이고있는 맹인무료개안수술은 현재의 열기를 그대로 지속, 2백주 당해인 84년에는 목표인원 1천35명을 무난히 시술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더 많은 사람들이 빛을 찾아 내년에 이 땅에 오실 교황을 만나뵙길』희망한 김박사는『맹인무료개안수술이 교회차원에서 뿐 아니라 국가차원에서도 확대 실시돼 더욱 많은 사람들이 빛 속에 살게 될 것을 이 사업의 관계자들이 희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빛을 찾은 김성택씨
새 사람으로 다시 태어난 기분” 그리스도 향기 드러내는 삶 다짐
어둡고 갑갑했던 시절을 벗어나 광명의 빛을 찾고 다시 본 세상은 지난날에는 미처 느껴보지 못했던 아름다움으로 가득했다. 지난11월11일 대구 파티마병원에서 무료개안수술을 받고 광명의 기쁨을 안은 김성택씨(30세)는 열심히 눈을 굴려가며『지극히 작은 일에 충실하라』는 주님 말씀을 따라 그리스도의 향기를 드러내는 향나무가 되도록 열심히 살겠다고 다짐하면서 빛을 주신 하느님과 의료진에게 감사했다.
김씨가 눈에 이상을 느끼기 시작한것은 80년도부터. 시력검사결과시력이 제대로 나오지않아 1년동안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금호에 있는 집에서 농사일을 돕기 시작한 김씨는 엎친데 덮친격으로 신부전증도 앓게 됐다. 그러나 신부전증은 81년 8월 경북대의대병원에서 관비로 완전 무료수술을 받았으나 무료가 아닌 눈 수술은 어려운 살림살이에서 엄두를 못냈다.
점점 약해지기 시작한 시력은 급기야 작년부터는「희다」「검다」는 구별만 간신히 할 수 있을뿐이었다.
장미꽃의 아름다움도 볼수 없었고 식사때 숟가락도 아버지가 챙겨줘야했다.
또한 십원짜리와 백원짜리 동전 구별을 할수없음은 물론 사람을 잘못 알아봐 오해를 사는 등 실수는 이루 헤아릴수가 없었다.
답답한 마음에 차라리 귀가 멀었으면 하는 생각까지 든 김씨는 한창 일할 젊은이로서, 7남매의 맏이로서의 책임감으로 점점 소외감에 깊숙이 빠져들었다.
개신교신자인 김씨는『왜 이런 불행을 주었느냐』고 처음엔 하느님께 원망을 했으나 맹인들도 얼마든지 사회에 봉사할 수 있다는 쪽으로 기울어지면서 희망을 갖기 시작했고 주일예배에도 꼭꼭 참석했다.
그러던 중 가톨릭에서 2백주 사업으로 무료개안수술을 한다는 반가운 소식을 듣고 김씨는 파티마병원에서 지난 11월 11일 오른쪽눈 백내장수술을 받았으며 왼쪽눈도 내년 4월안으로 수술받을 예정이다.
광명의 빛을 찾음으로써 암흑기에서 벗어나 새사람ㆍ새마음으로 다시 태어났다며『빛을 잃은 더 많은 이웃들이 무료개안수술에 참여할수있도록 기도하고 있다』는 김씨는 내년 교황방한때 가까이서 교황님을 뵐수있는 영광이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소망을 펴보이기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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