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200주년 기념 사목회의가 시작된지도 근 3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이제 교구사목회의들도 한창 열을 올리고 있으며 예상외로 많은 의견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또 어떤데서는 교구차원뿐만이 아니라 본당차원에서도 12의제에 대해 분과별로 연구ㆍ발표ㆍ토의를 하여 참으로 좋은 성과를 얻고 있는 곳도 적지 않다. 내년 전반기로 액션단체들에서 의안(초안)에 대한 의견들이 수집 정리되고 내년 5월초에 있을 교황방한을 계기로 전국사목회의를 개막하게 될 예정이다.
이런 시점에 왔기 때문에「바티깐」제2차 공의회이후 세계에서 가장 잘되었다는 영국의 전국사목회의(1978~1980)가 어떻게 되었는지 특히 회의가 끝난지도 이제 3년이란 세월이 지났으니 지금쯤은 그 회의가 제시한 것들을 영국교회는 어떻게 실천하고 있는지를 알아보고 또「로마」에 들러 교황청 유관부서에 우리사목회의의 진행상황도 알리며 금년에「로마」에서 열리는 재유럽 한국인 신부신학생들의 모임에서 한국 사목회의에 대한 주제발표도 할겸 유럽을 방문하였다. 그 결과를 정리해보면 대충 아래와 같이 요약할수 있을것이다.
첫째로 영국 전국사목회의 결과는「Liverpool 1980」이라는 책자로 발간되었기에 그 내용은 벌써 대충아는 바이었으므로 나의 관심은 지금 영국의 모든 교회가 그 결과를 어떻게 구체화시키고 있는가의 문제였으며 한국사목회의 실무를 보고 있는 나로서는 우리사목회의도 끝난 후 어떻게 실천에 옮겨질 것인지까지를 일단 염두에 두고 마무리 작업을 해야 할 것으로 생각했다.
영국 천주교회는 전국사목회의와 1981년에 있은 교황영국방문을 20세기의 영국교회사에 있어 가장 큰 두 사건으로 치고 있으며 이 두 사건은 실은 둘이 아니라 하나로 표현한다. 그것은 의견을 수렴하였기 때문에 사목회의가 위원회를 구성하여 교황이 訪英하실 때 하실 말씀들을 작성하였다.
따라서 결국 사목회의가 목적한 바를 교황의 訪英강론을 통해 전신자들과 전국민에게 돌려 준 결과가 되었다. 교황께서는 영국사목회의가 작성 제시한 강론자료들을 7성사로 흡수하여 강론하시고 영국의 모든 언론매체들을 통하여 전파하였다. 그러므로 영국교회는 사목회의를 전국에 소상히 알리고 또 실천에로 신자들을 자극하는데 더 말할수 없는 좋은 방법을 쓴 것이라 하겠다. 이점은 과연 오랜 전통과 우수한 인재의 보유 그리고 사목회의와 주교단의 긴밀한 협조와 현명한 판단의 결과로 생각된다. 7성사가 교황강론의 주제가 된 것은 영국의 전 국민이 크리스찬이고 성공회가 국교이기 때문에 가톨릭과 공통된 내용을 주테마로 삼은것 같다. 교황은 7성사강론으로 7성사의 전통적교리내용은 물론이고 은총으로 충만한 신자들의 일상생활과 사회적활동까지를 내포시키고 현대가 안고있는 문제까지 언급하신 것이다.
실천에 있어서는 사목회의가 끝난지 3년이 되는 지금 서서히 실천이 시작되고 있는 형편이었다. 또 실천과정은 교구마다 양상이 다른 것이 특색이었다. 그뿐만 아니라 사목회의가 끝났다고 해서 그 성과를 급히 서두르는 일이 없이 천천히 그러나 끈기있게 실천을 시작하는구나 하는 것이 방문자의 느낌이었다.
우선 금년도의 전국교모의 큰 실천줄기는 영국 천주교회의 대내외 지도자격인 흄추기경의 전국사제회의(영국에는 여러해전부터 전국사제 대표들이 모여 여는 전국사제회의라는 것이 있고 의장도 신부이다.)에서 행한 강론에 제시되어 있기에 그것을 아래에 요약, 소개해 본다.
금년 9월에 있은 영국 전국사제회의의 금년도 주제는「복음화」였으며 흄추기경의 개막강론 제목도「복음전파」였다.
(1) 교회 내적인 요점은 교회의 쇄신이었으며 교회쇄신은 깊은 개인적 改心과 가정생활의 크리스찬화였다. 오늘의 영국교회와 영국국민들이 정신적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각 사람의 깊은 크리스찬적 개심과 가정성화 그리고 가정의 크리스찬 교육에 있음을 역설하였으며 또 이 문제들이 얼마나 시급하며 중대한 일인가를 제시하였다. 이 두점에 초점을 두어 오늘의 영국교회의 시대적 사명을 부각시켰다.
(2) 대사회적으로는 가난의 추방에 초점을 맞추었다. 오늘의 가난의 개념을 흄추기경은 물질적 가난과 정신적 빈곤을 통틀어 말하며 가난의 개념으로 상처받은 인간성 전반을 조명한다. 이 대목에서는 오늘 영국사회에 만연한 죄악과 제3세계의 가난에 큰 관심을 나타냈다.
흄추기경이 열거한 가난은 좀 이색적인 것으로 생각되기에 대충 아래에 열거해 본다. 신앙의 실천의 결여도 가난, 고독도 가난, 능력상 실이나 무능력도 가난, 장애자의 이웃을 갖고 있는 것도 가난, 여러가지 사정으로 가정을 형성할수 없는 것도 가난, 양친을 갖지 못하는 가정도 가난, 고아로 있는것도 가난, 과부나 홀아비로 있는것도 가난, 물질적으로는 부유하나 인생목적이 없는 것도 가난, 알코올 혹음 마약 중독도 가난, 으례히 만나야 할 문제와 만나지 않는것도 가난, 책임을 회피하는 것도 가난 등등 한마디로 비인간성으로 이끄는 모든것을 오늘이 물질적 풍요로운 세계속에 충일한 가난으로 보았다.
특히 제3세계에서 심각하게 일어나는 기아문제에 대해 교회의 지대한 관심과 책임을 강조한다. 전세계의 자원과 4분의3을 이른바 선진국에 사는 4분의 1의 인구가 소비하는데 대해 통렬히 비난한다. 현금 지구상에는 4억5천만명의 영양실조와 기아선상을 헤매이고 있음을 상기시키며 그리스도인들 특히 가톨릭교회의 모든 박애단체들은 조직적으로 이들을 도울 것을 호소하여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흄경은 지구상의 모든 사람이 인간적으로 살수 있는 복지사회문제에 언급하며 의학에는 예방의학이 있는것처럼 그리스도교 애덕에도 예방애덕이 있어야 할것이라는 애덕의 새로운 개념과 새로운 차원을 제시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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