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이 세상에 살아가면서 무엇인가를 잃어버리게 된다. 버스 안에서 지갑을 잃어버리면 그 안에 돈이 얼마가 있었느냐가 문제가 아니라 잃어버렸다는 그 자체로 불쾌하기 마련이다
집은 비워두고 돌아와보니 도둑이 값진 TV를 훔쳐갔을 때 그 씁쓸한 마음, 그리고는 그것을 기어코 찾아야겠다는 생각은 누구나 다 있다. 여행 중에 차안에서 5백만 원짜리 수표를 잃었을때에 그것을 찾으려고 갖은 방법을 다 쓰게 마련이다.
이렇게 무엇을 잃어버린다는 것은 대단히 불쾌한 일이고 불행한 일이다.
더구나 돈을 잃은 것보다 건강을 잃었다고 했을 땐 더욱 비참해지고, 사랑하는 남편을 부인 또는 자식을 잃는다는 것은 더욱 마음 아픈 일이다. 우리는 가끔 본다. 아들을 잃고 허탈에 빠진 부모들을!
그런데, 정말 그런데 우리자신을 잃어버린다고 하자. 앞이 깜깜할 수밖에 없다 .내 자신을 잃어버린다고 했을 때의 자신을 한번 생각해보자. 그 무엇을 잃는 것보다 더욱 비참하고 절망적이다.
물건이나 돈도 잃지 않으려고 온갖 노력을 경주하는데 우리 자신을 잃지 않겠다는 뜻은 너무나도 고귀하고 귀한 것이다.
그런데 이 세상에 그 누군들 끝내 자기 자신을 잃지 않은 사람이 있겠는가?
내가 잃어버린 5백만원짜리 수표를 찾아주는 사람이 그렇게 고맙고 잃어버린 자식을 찾아주는 사람이 그렇게도 잊을 수 없는 일이라면 진정으로 내 자신을 잃지 않도록 끝까지 지켜줄 그 어떤 분이 있다면 우리는 너무나 희망적으로 살 수 있을 것이다.
내 자신을 잃지 않도록 보호해주고 지켜줄 그 무엇이 이 세상에 있을까? 돈이 내 생명을 끝까지 지켜줄까? 아니면 권력이 내 자신을 끝까지 지켜줄까? 과학이 아니면 철학이 내 자신의 상실을 회복해줄 수 있을까?
그 무엇에도 우리는 기대를 걸 수 없다. 그래서 인간은 포기한다. 스스로 환멸을 느낀다. 스스로가 실의의 주인공이 되어버린다.
그런데 정말로 나를 끝까지 잃지 않도록 지켜줄 수 있는 그 능력이 종교요 신앙이라고 한다면 이거야말로 너무나도 우리에게 희망을 안겨주는 새 삶의 길이 아닐 수 없다.
우리에게는 새 삶의 길, 자신을 영원히 잃지 않는 길이 있다.
그렇다면 우리의 가장 큰 관심사는 무엇이 되어야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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