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를 찾는 일이 활발해졌다. 넓게는 한국천주교회 기원사에서부터, 좁게는 본당ㆍ단체들까지 길고 짧은 연륜의 근원을 찾아내느라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국천주교회 2백주년이 만들어낸 새로운 풍토가 아닌가싶다. 특별히 평신도들의 자발적인 믿음으로 시작된 이따의 복음화에서 그 뿌리의 해심적 줄기를 이루고있는 평신도. 이들 평신도를 전제하지 않고는 2백주년의 줄기는 완벽히 이어질구가 없다. 2백주년과 더불어 평신도의 막중한 임무와 사명이 재삼 비중있게 거론되고있는 최근 2백년 역사의 뒷부분을 조용히 장식하면서 교회성장의 밑거름이 되어온 평신도 단체가 하나 둘씩 눈에 띄어 화제가 되고있다. 드러나지 않는 가운데 사회곳곳에서 크리스찬의 길을 갈고 닦아온 평신도 단체들을 차례로 찾아 소박한 믿음의 뿌리, 그 향기를 함께 나누어본다.
「재남쿨럽」. 지난해로 발족 25주년, 다시말해 은경축을 맞이한 원로급 평신도단체라 말할 수 있다. 「새로운 남성」영어로는「뉴맨」(New Man)이라고도 풀이가된는 새남은 새남터에서 그 이름을 따온 거룩한 의미를 지니고있다.
이름을 대면 금방이라도 아! 하고 감탄사를 발할 이들이 많이 눈에띄는 새남클럽의 명단을 보면 어떻게 이들이 25년이나 드러나지 않고 숨겨져 있었는지 의아함을 갖게한다. 그러나 곧 드러나지 않는 가운데 자신에게 충실하며 어원이주는 거룩함 때문인지「새남클럽」은 교회안에 공식으로 적을두지 않았으면서도 교회적이 아닌것에는 결코 마음을 써본일이 없는, 온전히 교회적인 색깔과 냄새로 25년을 자라나왔다.
살고자 노력해온 바로 그자체가 이 모임을 장수(?)하게끔 한 주요인이라는 사실을 발견하곤 다시한번 놀라움을 느끼게된다.
「새남클럽」의 초대회장으로 현재까지 회장을 맡아 종신회장의 가능성까지도 엿보게하는 류홍렬 박사 (73세 라우렌시오) 는『신자답게살자』는 것이 새남의 모또라고 설명했다.『신자답게 살자』-지나치게 단순한듯 하면서 무한한 것을 내포하고 있는듯한 이 모또는 바로 25년동안 변함없는 우정으로 서로를 격려하며 신앙의 깊이를 더해온 새남클럽의 정신적인 지주가 되어왔다.
「새남클럽」은 1958년 7월 13일 신태민 (在美) 박양훈ㆍ박기순씨 등 평신도 4명과 이경재 신부가 발기인이 되어 탄생됐다. 첫이름은 1ㆍ3클럽. 13일에 태어났다고 지어진 이 이름은 이듬해인 1959년「새남」으로 바뀌었다. 제2차「바티깐」공의회가 시작되기전 미래한국교회의 초석이 되고자 자발적인 원의로 신앙공동체를 이룩했던 클럽이「새남」으로 개명한 것은 너무도 당연한 선택이었다.
이때 만들어진 윤리강령을 보면 ①우리는 가톨릭 지성인의 긍지를 가지고 사회생활을 충실히한다. ②우정을 두텁게하며 이를 이용하지않고 밝고 즐거운 사람관계를 유지한다. ③사람을 의심하지않고 도우며 특히 불행한 사람들을 동정한다. ④남의 허물을 감싸주고 매사에 분별없이 나서지 않으며 겸손으로 대한다. ⑤순교자의 정신을 본받아 진리의 등불을 밝히는데 이바지한다 등 모두 5개항.
지성인의 모임이란 긍지속에서도 이들이 내세운 목표는 결코 유별나지않아서 유난히 마음을 끌게하고있다. 새남터에서 순교, 이제 곧 성인으로 올림받을 김대건 신부를 수호자로 모신 클럽헌장은 단순하면서도 소박한 내용의 윤리강령과는 달리 가톨릭신자로서 사회각분야에서 상당한 영역을 대표할수 있는자로 명시, 이 모임의 구성원을 묵시적으로 암시해 주고있다.
사실, 「새남클럽」은 사회와 교회에 다수의 인재를 배출한 인재양성의 요람이라고 말할수있다. 발족당시 30대∼40대의 청장년이었던 구성원들은 이제 백발이 많이 섞인 중견으로 각자의 영역에서「내노라」하는 위치에까지 올라 25년이란 세월을 그대로 읽게해주고있다.
매월 마지막 목요일에 만나는 이들의 회합은「환영의 노래」에 이어 5개항의「유리강령」을 함께 낭독하는것으로 시작된다. 식사시간을 이용, 각자 신상 (직장ㆍ가정ㆍ신앙 등) 을 보고하면서 나눔의 정을 돈독히하고 타분야의 지식을 교류, 견문을 넓히기 위한 1人 스피치는「새남클럽」의 기본양식.
스스로 교회를위해 무엇하나 이룬것인 없다고 겸손의 자세를 보이고있는「새남클럽」은 일찍부터 류흥렬 회장의 발의를 받아들여 시성시복을 항한 공동기도를 시작, 1백3위 성인탄생에 기도의 기초를 놓는등 보이지않는 저력으로 교회를 지켜왔다. 또한 미국사목을 마치고 귀국, 다시 합세한 이경재 신부의 라자로마을을 돕기위해 라자로돕기회를 결성한것도「새남클럽」이었다.
클럽의 이름으로가 아니라 각자의 위치에서 교회의 중추적 역할을 맡아 봉사하도록 뒷받침하고있는「새남클럽」은 최근 사회와 교회의 급격한 변화와 성장에 적응코자 젊은세대들을 받아들였다.
구성원중 3분의2 가량이 본당회장을 맡아했고 2백주년 준비에도 거의 각분야에서 적극 참여하는등아직도 눈부신 활동을 하고 있지만 자신들을 따라 새남정신을 이어갈 젊은세대를 키워야한다는 의무가 바로 눈앞에 닥쳐왔기 때문이었다
지난해말 발족 25주년을 맞아 은경축행사를 조촐히 마련한「새남클럽」은 이 자리에 주교성성 41주년을 맞는 노기남 대주교를 특별히 초대, 25주년과 41주년의 기쁨을 함께하는 효도를 하기도 했다.
진행부를 젊은이들에게 맡겨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키고있는「새남클럽」은비록 새세대의 인도 (?) 를 뒤따를 것을 작정하고 살지만『신앙인답게 살자』는기본모또는 결코 변할 수 없는 기본 정신이라고 오늘도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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