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회에서도 여전히 소외되고 있는 정신질환자들을 돌보는 일, 교회가 이 시대를 살아가며 실현해야 할 중요한 소명입니다.”
성안드레아신경정신병원 원장 양낙규 신부는 “정신병원 운영 등은 뿌리 깊은 편견으로 인해 여전히 소외되고 있는 분야”라며 “하지만 그 중요성과 필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것이 현실”이라고 토로한다. 최근 정신병을 앓고 있는 기초생활수급권자들을 위한 보호병동을 증축한 것도 교회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라는 소명의식으로 이뤄냈다.
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가 운영하는 성안드레아신경정신병원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문을 연 개방형 전문병원으로서 인권상까지 수상한 바 있다. 하지만 기대와 우려의 시선을 한꺼번에 받고 있는 병원이기도 하다.
“연중 견학을 요청하는 단체만도 평균 100여 개가 넘습니다. 그러나 병원을 돌아본 후 반응은 정말 모범적인 병원이라는 반응과 우리는 절대 이렇게 운영하진 못한다는 응답 두 가지로 나뉩니다.”
대표적인 이유는 수익 때문이다. 인권을 보호하는 치유적인 돌봄이 아닌 강제적인 수용의 개념에서 못 벗어나고 있는 진부한 정신병원 운영 실태도 만만찮은 벽이다. 국민 개개인에게 뿌리 깊게 박힌 정신질환자에 대한 편견과 차별의식도 여전히 심각하다. 정신질환자에 대한 편견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외면하는 ‘불편한 진실’이다.
성안드레아신경정신병원도 환자 위주의 개방되고 수준 높은 환경과 치료를 지원하다보니 줄곧 적자를 면치 못했다. 이때문에 운영 주최인 수도회 내부에서조차 의견이 분분, 병원을 닫을 뻔한 위기까지 가기도 했다. 일반인들에게서 병원 후원금을 기대하는 것은 더욱 요원했다.
양 신부는 “사회가 복잡다단해지고, 인간성이 메말라갈수록 누구도 정신질환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며 “무엇보다 올바른 정책을 세우고 실현하기 위해서는 사회지도층부터 의식을 바꾸는 노력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20여 년 한결같은 뜻으로 정신질환자들의 인권을 실현하고 생명을 수호해온 노력에 대해 최근엔 관심 갖는 이들이 늘고 있긴 하다. 여전히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지만, 2~3년 내엔 흑자로 돌아설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정신질환자 치료환경 개선을 위한 키워드는 바로 편견의 개선입니다. 특히 수익에 연연하지 않고, 인간생명의 존중을 실현할 수 있는 마지막 보루가 바로 교회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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