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보다 급속한 속도로 고령화되어 가고 있는 우리나라 상황에서 노인들이 어떻게 하면 활기찬 노후 생활을 영위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은 노인 당사자뿐만 아니라 사회 구성원 모두의 관심사다.

서구에서는 종교가 노인의 삶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지속적으로 사회적 관심을 가져왔다. 노년기 종교 활동의 효과에 관한 모든 연구들이 동일한 결과를 보고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종교생활은 주관적 안녕감을 강화하고(Ellison,1991), 우울증을 저하시키고(윤혜진, 2001), 사망률과 질병이환율을 감소시키는(Levin, 1996) 등 노후의 신체적·정신적 건강의 유지 및 증진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

몇몇 학자들은 노인들의 종교 활동이 죽음에 대한 태도를 포함한 노후 생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연구했다.(Kalish, 1976: Wagner&Lorion, 1984). 이 연구에 따르면, 종교 활동을 활발히 할수록 사망률과 유병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쾨니히(Koenig, 1996)도 종교 활동을 하는 노인이 그렇지 않은 노인보다 육체적·정신적으로 더 건강함을 규명한 바 있다.

국내 연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타났다. 종교생활을 하고 있는 노인의 생활 만족도가 그렇지 않은 노인보다 높았다.(이영길, 1994) 또한 종교 참여를 하는 노인의 소외감이 그렇지 않은 노인보다 적은 것으로 밝혀졌다.(맹희제, 1985)

쾨니히(koenig, 1995)에 따르면, 노인들은 건강이 악화되고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외부 환경이 감소됨으로써 자아 존중감이 감소되고 불안감과 우울증이 증가한다. 더욱이 친지와 가족의 죽음이나 이사, 직장으로부터의 은퇴 등은 노인을 둘러싸고 있던 사회적 그물망을 대폭 축소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 이러한 시기에 종교 참여는 노인들에게 자신들이 존경받는 사람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다양한 실제적인 도움을 통해 노인들의 현실적 문제 해결에 도움을 준다. 이러한 다양한 활동들을 통해 노인들은 종교로부터 생에 대한 의미를 재발견하고, 자아 존중감을 배양하며, 친교활동 등을 통해 불안감, 우울증, 고독감을 극복하게 된다.

종교는 가까운 사람들과 관련된 곤혹스런 생애 사건들을 많이 경험하면서 오는 심리적 충격을 완화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Chamberlain&Zika, 1992) 노인들은 재정적 문제의 악화는 물론 육체적 건강의 저하 그리고 친지, 자녀, 배우자의 질병 및 사망과 같은 곤혹스런 생애 사건들을 많이 경험할 확률이 높다. 노인들이 이러한 생애 사건들로부터 받는 심리적 충격은 여느 연령층의 사람들보다 더 심각하다. 즉, 종교는 생애 사건의 의미를 종교적으로 해석함으로써 충격을 완화시켜 주기도 한다. 예를 들면 대부분의 종교는 질병과 죽음에 대한 해석 체계를 가지고 있고 이를 통해 노인들은 사건의 의미를 해석함으로써 충격을 심리적으로 방어하는 데 도움을 받는다. 또한 종교는 사회적 그물망을 제공해 줌으로써 사건의 충격을 흡수해 주기도 한다. 가까운 주변 사람들의 위로와 독려는 사람들에게 큰 힘이 되어 주는 것이다.

노인들에게는 종교가 제공해 주는 이러한 친교적 그물망이 매우 중요한 함의를 지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