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자와 소비자가 만나 한 해 수확에 대해 감사하는 나눔과 축제의 장인 「2000년 대희년 도농 한마당잔치」가 11월 5일 오전 9시 서울 서초구청 앞마당에서 열렸다.
천주교한마음한몸운동본부(본부장=김홍진 신부), 한국천주교평신도사도직협의회(회장=여규태), 우리농촌살리기운동전국본부(상임본부장=최민석 신부) 가톨릭농민회(회장=이수금)가 공동으로 주최한 이 행사에는 흥겨운 분위기 속에 생산자와 소비자가 한데 어우러지는 가운데 도농간의 따뜻한 만남과 교류가 이뤄졌다.
새 세기 그리스도인의 생활양식
길놀이로 개막을 알린 도농한마당 잔치는 오전 10시 강우일 주교와 사제단이 공동집전한 추수감사미사로 시작됐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수확에 대해 함께 감사를 올린 이 미사에서 각 교구 농민회는 생명농법으로 생산된 유기농 특산품을 봉헌해 성찬의 전례가 지닌 나눔의 의미를 더욱 뜻깊게 했다.
강우일 주교는 강론을 통해 『20세기 물질문명에서 벗어나 사람을 우선하고 자연과 화합하는 사랑과 통합의 새로운 문명을 건설해야』하며 이는 『새로운 세기의 그리스도인이 지녀야 할 생활양식이 돼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또한 여규태 평협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도시 소비자와 농촌 생산자가 하나되어 생명의 연대를 이룰 때 하느님이 창조하신 원래 모습대로 생태계가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미사에서는 우리농촌살리기운동 공로자에 대한 시상식이 실시돼 서울대교구 목동본당 도농협력부, 청주교구 괴산군 청천분회 솔뫼공동체, 광주대교구 진도 신동공동체가 유기농 실천과 도농간 교류, 환경보전에 대한 활발한 활동으로 수상의 기쁨을 안았다.
또한 생산자와 소비자가 공동으로 「대희년 도농 생명의 연대 실천 선언문」을 발표 ▲반생명, 반농업적인 제도 반대 ▲도시생활공동체와 농촌생산공동체가 함께 하는 공동체적 삶 실천 ▲유전자조작 농축산물 재배거부, 불매운동 ▲농가부채 해결 노력 등의 실천사항을 다짐했다.
인천 수원 등 8개 교구 참가
「2000년 대희년 도농한마당 잔치」에서는 인천, 수원교구를 비롯한 8대의 교구가 참여해 우리농산물의 직거래가 이뤄졌다. 각 교구별 판매대에는 서울대교구 각 본당과 교구 여성연합회 회원들이 자원봉사에 나서 교구 실무자와 함게 판매를 도와 농민들이 잔치에 마음껏 참가할 수 있도록 배려하기도. 단순한 매매를 넘어선 시골장터 분위기의 정겨운 속에서 생산자와 소비자들의 얼굴에는 생명을 나누는 풍성한 미소가 배어났다.
유전자 조작 반대 및 우리밀 지원 서명
이날 행사에서는 농산물 직거래뿐 아니라 소비자들의 인식변화를 유도하기 위한 각종 전시 행사가 펼쳐지기도 했다. 행사장에서는 유전자 조작식품(GMO) 반대와 국산밀 정책 지원을 위한 서명운동이 벌어졌으며 국산농산물과 수입농산물을 비교 전시하며 농업을 지키고 생명을 살리는 일이 중요함을 홍보했다. 이날 먹을거리 장터에서 판매된 음식 대부분은 우리밀 등 우리농산물로 만들어졌으며 주최측은 또한 이날 행사장내에서 비닐봉투 사용을 금지하고 종이봉투를 판매하는 등 환경운동 실천에 대한 작은 의지를 비치기도 했다.
먹거리 볼거리 놀거리 다양
도농한마당 잔치는 먹거리, 볼거리, 놀거리가 풍성한 잔치였다. 극단 길라잡이는 농촌 현실을 풍자한 마당극 「밥」(김지하 작) 공연으로 참석자들의 웃음을 자아냈으며 이어 각 교구에서 준비한 풍물, 민요, 판소리 등 전통문화공연이 벌어졌다. 이후 도시 본당 신자들과 농민들은 한데 섞여 「생명」과 「공동체」팀으로 편을 이뤄 박 터뜨리기, 줄다리기 등 전통놀이 속에서 하나되어 어우러지는 축제의 기쁨을 맛보았다.
어린이들을 위한 마당도 준비돼 전통 농기구와 생활기구를 직접 만져볼 수 있도록 꾸몄으며 떡메치기, 콩타작하기, 새끼꼬기, 줄넘기, 지게지기 등을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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