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신문은 늘어가는 이주민들과 교구 이주사목의 활성화를 위해 교구 내 이주민 사목센터 엠마우스들을 탐방, 취재한다. 8개 이주민 사목센터 가운데 첫 번째 취재지는 수원 엠마우스다.
이주민 사목센터, 수원 엠마우스
이주민 사목센터 수원 엠마우스(전담 최병조 신부, 수원시 팔달구 화서동 100)는 교구 내 엠마우스들의 모태다. 가장 먼저 설립된 이주민 사목센터이기도 하지만, 수원 엠마우스를 토대로 교구 내 활발한 이주사목이 펼쳐졌기 때문이다.
수원 엠마우스가 시작된 것은 1995년, 현재 수원대리구청 앞 조그마한 경비실 자리가 수원 엠마우스의 시초였다. 당시 수원 엠마우스에 자원봉사를 하기 위해 방문했던 최병조 신부는 ‘그 인연으로 10년 후 교구 이주사목위원장이 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교구 내 핵심이 되는 이주민 사목센터인 만큼 프로그램과 기능도 다양하다. 이주노동자의 산재문제와 임금체불부터 노사갈등 중재를 하고, 직업을 알선해 주기도 한다. 무엇보다 이주민을 위한 본당이 따로 마련되지 않은 교구 안에서 성사를 주고, 이주민들이 스스로 신심단체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는 사목센터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이주민을 위한 작은 본당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주민들은 수원 엠마우스 안에서 둘째 주일 오후 3시마다 모여 성경나눔 시간을 갖고, 가정방문 성모순회기도를 하는 등 다양한 신앙활동을 펼친다. 한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소속감을 느끼는 이들은 셋째 주일에는 각 달에 생일을 맞는 이주민들을 위해 ‘생일잔치’를 열어주기도 한다.
급증하는 결혼이민여성들을 위해서는 따로 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마련했다. 2007년 결혼이민자 가족지원센터라는 이름으로 개소한 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가정방문 학습지도와 부모교육 등 다문화가족을 위해 여러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또 우리나라 문화 적응을 위해 음식을 배워보는 요리교실, 한국인 자녀를 위한 영어신앙 캠프, 공동체 소풍, 성지순례, 다문화 축제, 한국어 교실, 무료급식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복합적 사목센터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 수원 엠마우스는 보다 쉬운 문화 적응을 위해 이주민들에게 한국어 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비신자들도 센터 안에서 자연스럽게 성직자와 수도자를 대하며, 간접적으로 가톨릭을 접할 수 있게 되고 상담자보다는 ‘사제’와 ‘신자’라는 느낌으로서의 관계를 유지해 나가게 된다.
▲ 현재 수원 엠마우스를 찾는 이들은 가톨릭 신자보다 비신자가 주를 이룬다. 공동체 안에서 비신자들도 자연스럽게 성직자와 수도자를 대하며, 간접적으로 가톨릭을 접하고 있다.
스스로 일어날 수 있는 힘을 위해
수원 엠마우스는 현재 이주민들의 자활을 위한 다양한 자활 프로그램을 실천하고 있다. 리폼하우스와 베트남 쌀국수 음식점 등을 운영해 이주민들의 힘으로 수익과 보람을 동시에 얻는 것이다. 자활쉼터, 어린이 집 등도 마련했다.
‘원어민 외국어교실’을 마련, 여러 나라에서 온 이주민 여성들이 영어 혹은 모국어를 가르칠 수 있는 시간도 마련해 한국인들을 직접 가르치고, 자신들의 문화를 선보이기도 한다.
최병조 신부는 “교회의 가르침대로 우리는 이주민들에게 스스로 가족이 돼줘야 한다”며 “적극적으로 다가가 그들의 갈증을 채워줄 수 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이것은 책임감과 의무감보다는 더불어 사는 삶과 하느님이 원하시는 인류애 구현이 바탕이 되는 것”이라며 “좁아지는 인간관계 속에서 조건이 없는 가족들을 만들어간다는 것은 아름다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문의 031-257-8501 수원 엠마우스
▲ 수원 엠마우스 공동체 이주민들이 주위의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가두 선교활동을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