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공(通功)이란 말은 「공(功), 공로(功勞)를 서로 나눈다」라는 뜻과 「통교(通敎), 교류(交流)한다」는 의미를 동시에 지니고 있다. 즉 신자들간에 선행의 공로를 서로 나누며 친교한다는 말이다.
「모든 성인의 통공」(Communio Sanctorum)이란 말은 「세상에 살고 있는 신자들과 천국에서 천상의 영광을 누리는 이들, 연옥에서 단련받고 있는 이들이 모두 하나의 교회를 구성하는 일원인데, 이들이 기도와 희생과 선행으로 서로 도울 수 있게 결합되어 있는 것」을 말한다. 이 통공은 죽음으로도 깨어지지 않는 일치를 이룬다.
교회 헌장에서는 살아있는 신자들과 죽은 이들이 「통공」으로 더욱 견고한 유대를 이룬다고 가르치고 있다. 『그리스도의 평화 속에 고이 잠들어 있는 형제들과 지상의 여정의 형제들 사이의 결합이 죽음으로써 서로 중단되지 않을 뿐더러 오히려 영신적 보화의 교류로 말미암아 더욱 강해진다는 것이 교회의 변함없는 신앙이다』(교회헌장 49항).
이 「성인들의 통공」에 대한 믿음에서 「위령성월」이 정해졌고, 「모든 성인의 축일」(11월 1일)과 「위령의 날」(11월 2일)을 기념하는 것이다.
성인들이 이루는 통공에는 「사랑과 나눔과 일치를 통한 그 교류의 아름다움」이 나타난다. 사도 바오로는 교회 공동체를 그리스도의 몸으로 비유하면서 『각 지체들은 서로 사랑의 끈으로 일치되어 있다』고 말하고 있다.
가톨리교회는 전통적으로 연옥에 있는 영혼들의 구원을 위하여 기도드려 왔다. 플로렌스 공의회와 트리엔트 공의회에서는 연옥이 분명히 있으며, 그 안에 갇혀 있는 영혼들은 신자들의 기도로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선포했다.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죽은이를 위한 기도와 미사성제, 교회의 장례 예절 등은 보속과 속죄의 뜻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은혜를 나누어 주는데도 그 가치가 있는 것이다.
죽은 이를 위한 기도와 동일한 또 다른 사랑의 형태는 바로 「죽은 이를 위한 지향」으로 행해지는 희생이나 선행들이다. 죽은 이 대신 살아있는 다른 불쌍한 사람들을 돕는 선행을 하거나 성지를 순례하면서 희생적으로 신심행사에 참여를 하는 사람들의 대속행위(代贖行爲)가 바로 그것이다. 여기서 「대사(大赦)」교리가 나타난다. 「전대사」교리에 따르면 교회가 명시적으로 정한 특정 신심행위나 선행을 어느 신자가 행할 경우에 연옥영혼들의 잠벌이 모두 사해져서 그 영혼들이 연옥을 벗어나게 된다고 가리츠고 있다.
어쨌듯 살아있는 신자들이 조상(弔喪)기간이 끝난뒤에도 죽은 이들을 위해서 계속 기도하고 나름대로 선행이나 희생을 하는 통공행위는 죽음을 넘어서는 「영원한 생명에 대한 희망의 아름다운 표현」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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