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공부를 어떻게 시작할까? 독한 맘 먹고 두꺼운 성경책을 펴지만 서너 줄 읽으면 눈꺼풀이 내려온다. 간신히 참고 읽어보지만 작심삼일. 어떻게 하면 성서를 읽는 것이 재미있을까?
성서를 읽는 것은 기본적인 의무이자 그 자체가 신앙생활에 속한다. 「전통적」으로 성서에 약하다는 한국 교회에서도 각종 성서모임이 활발할 정도로 성서에 대한 인식이 발전해오기는 했다. 하지만 여전히 신자들 대부분은 성서를 가까이 하는 것에 대해 어려워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수천년의 시간적 차이와 낯선 문화적 배경을 바탕으로 심오한 진리를 담은 성서를 올바르게 읽고 이해하며 실천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안내와 지도, 묵상과 체험 나누기를 통한 성서의 생활화가 필요하다. 소설책 읽듯이 수월하게 읽혀지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면 성서를 읽기 시작한 초심자의 경우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하는가. 전문가들은 우선 성서의 말씀을 듣는데서 시작해야 한다고 한다. 하느님의 말씀을 주의깊게 듣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는 것이다. 미사나 전례 모임 때 주송자나 독서자의 목소리를 통해 선포하는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것은 그분을 인식하고 만나는 것을 뜻한다.
이를 바탕으로 매일 일정한 시간에 일정 분량의 성서를 읽는 버릇이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항상 성서를 가까이 두고 읽는 것을 하나의 의무로 정착시키는 것. 예컨대 잠자리에 들기 전이나 기타 적당한 시간을 정해 꾸준하게 읽어야 한다. 눈으로 읽기보다는 입으로 암송하는 것도 바람직한 방법이 될 것이며 요즘 부쩍 늘어난 것과 같이 손으로 성서를 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성서를 읽는 데에는 무엇보다 기도하는 자세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성서는 「글로 씌여진 하느님 말씀」이다. 성서를 읽을 때에는 우선 올바른 태도, 즉 영외심을 가져야 한다. 경건한 마음으로 성서를 읽고 그 내용을 묵상하는 것은 바로 그 자체가 하나의 기도이다. 단순한 지식이 아니라 하느님 말씀을 듣고 기도하는 자세를 갖는 것은 성서의 진리를 삶 속에서 실천하는데 관건이 된다.
성서를 읽는 가장 최종적인 목적은 복음 말씀의 실천이라고 할 수 있다. 실천이 없는, 이론가 생활이 분리된 성서 읽기는 무의미하다. 따라서 자신의 일상 생활에서 성서의 내용을 항상 적용해서 해석하고 신중하게 판단해서 말씀대로 살아가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아울러 성서 본문을 읽는 것과 함께 ‘생활성서’, ‘성서와 함께’, ‘야곱의 우물’ 등 성서 관련 잡지를 적그 구독하는 것도 매우 권장할 만한 일이다. 이러한 잡지들은 성서의 내용을 다각적으로 접근하고 현대적으로 해설하고 있어 실생활과 밀접한 지식과 정보들을 제공한다.
교회 안에 다양한 형태로 정착되어 있는 각종 성서 모임에 정기적으로 참여하는 것은 가장 바람직한 성서 공부이다. 사실 성서를 혼자서 공부하기에는 장애가 많다. 자칫 성서의 메시지를 잘못 알아들을 수도 있고 혼자서 인내심을 발휘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우선 자기가 속한 본당 안에 어떤 성서교육 프로그램이 있는지 파악하고 본당 사제나 수도자, 혹은 봉사자와의 상담 등을 통해 적절한 모임을 선택해야 한다. 만약 본당에 이런 모임이 없을 경우 통신 교육이나 교구 프로그램, 기타 단체나 수도회에서 개발한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나아가 자신이 스스로 적극적인 자세로 새로운 성서 모임의 발족을 시도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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