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니면 누가 하고 지금 아니면 언제 할까요. 지금 이 순간 더 많이 사랑하고 사랑하길 바랍니다. ‘어찌할까 어찌할까’ 고민만 하고 있는 사람들은 누구도 도와줄 수 없답니다.”
11일 서울 명동대성당 문화관 2층 꼬스트홀에서는 이해인 수녀의 산문집 ‘꽃이 지고 나면 잎이 보이듯이’ 판매 10만 부 돌파 기념 북콘서트가 열렸다. 지난 4월, 암투병 중인 이 수녀가 산문집으로는 근 5년 만에 선보인 이 책은 벌써 20쇄를 넘어서며 일반대중들의 마음에 파고들고 있다.
샘터사가 주최하고 서울대교구 문화홍보국이 후원한 이날 북콘서트는 전국 각지에서 찾아온 독자 500여 명이 참가해 성황을 이뤘다.
특히 이날 무대는 이 수녀의 미니강연과 시낭송뿐 아니라 참가 독자들이 직접 이 수녀와 나란히 무대에 서서 시를 낭송하고, 평소 궁금했던 점에 대해 응답을 들으며 만남의 기쁨을 나누는 장으로 꾸며졌다. 피아니스트 노영심 씨 등 이 수녀의 지인들도 깜짝 출연, 시를 낭송하며 행복의 메시지를 나누는 장을 연출했다. 또 한국 문학을 노래로 알리는 ‘책의 노래 서율(書律)’ 밴드의 무대에서는 이 수녀가 지인 고 장영희 교수를 그리며 쓴 시 ‘영희에게’등을 감상하는 ‘듣는 책 시간’도 이어져 눈길을 끌었다.
“수녀니까, 늘 뻔하게 모범답안만 말한다고 생각진 말아주셨으면 합니다.”
“특히 청소년들은 위인전 등을 많이 읽어 인생의 멘토를 세워 그 삶을 따라보는 것도 큰 도움이 됩니다.”
“언니 수녀님의 지속적인 권고 덕분에 저는 수도생활의 아름다움에 미리 맛들이는 축복을 얻기도 했습니다.”
“무인도에 가져갈 세 가지라…. 성경과 필기도구, 세면도구면 충분하지 않을까요?”
시종일관 꾸밈없고 다정하게 이어진 이 수녀의 응답은 북콘서트 참가 독자들의 마음 깊은 곳까지 데웠다. 이 수녀는 독자들이 자유롭게 던진 질문에도 당황하지 않고, 삶의 지혜를 가감없이 나누며 격려를 잊지 않았다. 또 독자들에게 손부채 등 자신의 애장품을 선물하며 깊은 감사의 뜻도 전했다.
‘6월의 장미가/ 내게 말을 건네옵니다.// 사소한 일로/ 우울할 적마다/ “밝아져라” /“맑아져라” /웃음을 재촉하는 장미// 삶의 길에서/ 가장 가까운 이들이/ 사랑의 이름으로/무심히 찌르는 가시를/ 다시 가시로 찌르지 말아야/ 부드러운 꽃잎을 피워낼 수 있다고//….’ (시 ‘6월의 장미 중’)
이 수녀는 북콘서트에서 마지막까지 “아직 사랑할 시간은 충분하다”며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고 사랑하며 살자고 독려했다.
북콘서트 ‘꽃이 지고 나면 잎이 보이듯이’는 14일 서울 광화문 KT 올레스퀘어 드림홀에서도 한 차례 더 열렸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