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홍종(베르나르도) 작가가 단테(1265~1321)의 「신곡」을 쉬운 문체로 엮은 「신성한 노래를 들어라」(208쪽/1만2000원/소이연)를 내놨다.
유 작가는 「신곡」을 “지옥과 연옥, 천국을 하나의 작품에 모두 다루고 있는 인류 문학사상 유일무이한 작품으로 천 년에 한 번 나올 최고의 명작”이라며 “로댕의 ‘지옥의 문’, 베토벤의 교향곡 등 서구 문화 전반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평했다. 그는 교황, 황제 등 등장인물 모두가 실명으로 거명되는 사실도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700년 전 이탈리아어로 씌어져 이탈리아어 전공자들도 원문을 읽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고 우리말 번역본도 영어나 일어 번역본을 중역(重譯)했거나 수없이 고쳐진 이탈리아어판을 번역한 것이어서 원문을 온전히 읽고 이해하기는 매우 어렵다는 것이 유 작가의 견해다.
유 작가 자신도 20대부터 「신곡」 읽기의 도전과 포기를 반복하면서 그가 읽은 여러 번역본들과 자료들을 일일이 대조하고 수많은 주석들을 본문 안에 포용시켜 ‘지옥’, ‘연옥’, ‘천국’ 3편을 한 권의 책으로 읽기 좋게 아담한 분량으로 엮어냈다.
유 작가는 이 책의 집필 동기에 대해 「신곡」 전체 100곡 중 마지막인 ‘천국’편 33곡에 등장하는 베르나르도 성인과 자신의 세례명이 같아 “나도 「신곡」 안내서 한 권은 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방대한 분량의 「신곡」 안내서로는 깊이가 부족하지 않느냐는 지적에 대해 “그런 측면이 물론 있다”며 “이 책을 ‘워밍업’으로 삼아 「신곡」 완역본이나 원문을 독자들이 어려움 없이 접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유 작가는 “같은 음악도 지휘자의 해석에 따라 다른 곡이 될 수 있듯이 나도 「신곡」을 내 나름의 시각으로 풀어냈다”며 “「신곡」에 묘사된 지옥과 연옥, 천국의 모습들은 단순한 단테의 상상이 아니라 현세에 모두 존재하는 것이라는 관점을 독자들에게 알리고 싶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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