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성베네딕도회는 1909년 독일 오틸리엔(St. Ottilien) 수도원에서 2명의 신부가 파견됨으로써 시작됐다. 한국교회 역사 안에 베네딕도 수도회를 알리는 계기가 되었던, 왜관수도원의 모원이랄 수 있는 오틸리엔수도원은 ‘안으로는 수도승, 밖으로는 사도’(intus monachus, foris apostolus) 표어를 기치로 하는 오딜리아연합회 본부 역할을 맡고 있기도 하다. 현재 오딜리아연합회는 전체 베네딕도회 연합회들 가운데 세 번째로 큰 연합회로 꼽힌다.
오틸리엔수도원장이자 오딜리아연합회 수장을 맡고 있는 예레미아스 슈뢰더 총아빠스는 본지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왜관수도원은 연합회 내에서도 가장 활동력이 강한 수도원”이라고 의견을 전했다.
‘1909년 첫 선교사가 파견된 이후 많은 수도사들이 한국 땅을 밟았고 6·25 전쟁 등으로 그 중에는 희생자도 나온 상황이지만 연합회 입장에서 그들의 희생은 슬픔이라기보다 신앙을 증거한 큰 기쁨으로 여긴다’는 슈뢰더 총아빠스.
오틸리엔수도원을 통해 베네딕도회가 한국교회에 기여할 수 있었던 점으로는 ‘균형 잡힌 베네딕틴적 접근’ 즉 기도와 노동의 조화로 꼽는다.
슈뢰더 총아빠스는 “연합회가 한국교회를 꽃피울 수 있었던 토대가 되었다면, 그것이 진정 우리 선교사들이 뿌린 노력의 열매라 할 수 있는 것 같다”면서 “한국교회의 성장에 함께할 수 있었던 것은 오딜리아 연합회의 매우 큰 자랑으로 남고 있다”고 강조했다.
2009년 베네딕도회 한국진출 100주년 기념을 위해 방한한 것을 비롯 수차례 한국을 방문한바 있는 슈뢰더 총아빠스는 “전 세계 가톨릭교회에 가장 큰 희망의 표시”라고 한국교회에 대한 인상을 밝혔다.
“한국교회는 모든 것이 빠르게 변화되어가는 세상 안에서 가톨릭 신앙이 의미 있고 확실한 가치라는 것을 드러내 주고 있는 듯 하다”는 부언.
또 “교회가 지닌 힘과 활기, 그리고 신앙에의 헌신을 오늘의 한국 교회에서 지켜 볼 수 있는 것 같다”고 들려준 슈뢰더 총아빠스는 “그러한 에너지는 쇠퇴해져 가고 있는 유럽교회에 감화를 주고 새로운 복음화의 좋은 사례가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오틸리엔수도원의 현황과 관련, “연합회의 창설 초기의 의지대로 계속적으로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아시아 선교에 지원을 하고 있으며 특히 최근에는 중국 및 나진의 병원 사업 등 북한과 관련한 프로젝트에 깊은 관심을 두고 있다”고 얘기했다.
덧붙여 슈뢰더 총아빠스는 “활력을 잃어가는 유럽교회가 새로운 선교 미션으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이라며 “그러한 시대적 요청에 응답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들을 모색하는 것도 현재 우리가 맡아야할 몫으로 여긴다”고 말했다.
1964년 독일 바이에른주 바트 뵈리스호펜 태생인 예레미아스 슈뢰더 총아빠스는 1992년에 사제품을 받고 2000년에 30대의 젊은 나이로 오딜리아연합회 제6대 총아빠스에 선출되어 10년 넘게 연합회를 이끌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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