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우리는 아간의 범죄와 아이공격을 통해 개인의 잘못이 공동체에 끼치는 영향과 한 사람의 잘못에 대한 전 공동체의 연대책임에 관하여 보고자 한다.



아간 설화는 아이성 정복 설화의 서론이다. 이스라엘이 아이를 공격하다가 실패하자 그 원인을 캐게 된다. 이는 전리품 중에서 부정한 것을 취하지 말라는 명(성전 금지법 herem)을 어긴 아간에게 있음을 알게 되고 그와 그 일가족이 처형됨으로써 아이공격에 성공한다.

전리품에 대한 아간의 욕심은 극히 적은 것이었으나 아간은 그 유혹을 물리치지 못했던 것이다. 이는 먼저 하느님께 순종해야만 가나안 땅을 정복할 수 있다는 사실과 가나안 토착민들의 풍습이나 미신에 물드는 것을 방지하려는 교훈적인 의도가 있다.

아간의 일화는 우리로 하여금 공동체적 연대책임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즉 한 개인의 잘못은 공동체 전체에 미치며 죄를 범한 사람과 공동체를 이루며 사는 사람들에게서부터 시작하여 전체 공동체를 죄에 물들게 한다. 따라서 유일한 치유책은 범죄한 사람을 밝혀 내고 처벌하는 일이다(사도 5장).

기브온과 맺은 조약(9장)

기브온 사람들은 여호수아와 이스라엘 정복군으로부터 공격을 막으려고 속임수를 써서 마치 먼 나라에서 온 사람들인 것 처럼 꾸며 이스라엘과 조약을 맺는다.

이러한 책략은 고대의 기만술 중에 뛰어난 예이다. 성서 가운데에는 고대 법률이나 관습을 이용하여 특별한 이권을 얻으려고 책략을 꾸민 예들이 많다.

예를 들면 창세기 27장-야곱과 장자권과 창세기 38장-다말과 유다 등이다.

이스라엘과 기브온과의 평화 조약이 그들의 기만 술책으로 인한 거짓이었다 해도 하느님 앞에서의 서약이었기 때문에 무효화 될 수 없어(창세 27, 35 이하) 그들을 용서하는 대가로 이스라엘 백성의 시중을 들게 한다. 이 기브온족과의 조약은 역사적인 사실이었음을 2사무엘 21장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자유인으로 살려던 거짓말쟁이들은 노예가 되었다. 이 이야기속에는 기브온 사람들이 어떻게 성전에서 일하는 시종이 되었는가를 설명하려는 의도가 다소 개재되었다고 본다(Ⅰ 열왕기 3, 4).

기브온 전투와 팔레스틴 남부 점령(10장)

기브온과의 동맹은 예루살렘 주변의 인근 토착민들에게 위협을 주게 되어 가나안 동맹군들(아모리족)이 이방 침략자에게 대항하기 위해 동맹을 맺고 그리고 그들의 영토를 보존하기 위하여 기브온을 공격하였다.

동맹을 맺은 다섯 아모리왕이 기브온을 공격할때 여호수아는 전군을 동원하여 기브온을 도와 동맹군을 섬멸하고 그들의 땅을 차지한다.

여호수아와 조약을 맺은 기브온 민족은 이스라엘의 종속국이 되었다. 그 당시 종주조약에 의하면 이스라엘은 종주국으로서 마땅히 그들을 적으로부터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었다.

여호수아는 적군이 도망갈 때 해가 지려 함으로 그는 이스라엘이 보는 앞에서 야훼께 외쳤다. 해야, 기브온 위에 머물러라. 달아, 너도 아얄론 골짜기에 멈추어라』. 그러자 원수들에게 복수하기를 마칠 때까지 해가 머물렀고 달이 멈추어 섰다(10, 12~13).

여호수아가 이스라엘 앞에서 이런 말을 한다는 것은 굉장히 담대한 노릇이며 아주 강력한 신앙의 확신을 보여주는 것이다. 만일 이 사건이 요구대로 응답되지 않았더라면 그에게 이보다 더 큰 치욕은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하느님께서 그를 지시해서 마음속에 나타내 주신 그 기도를 들으시고 응답해 주실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을 것이다. 여호수아에게는 자기가 믿는 그분에 대한 확신이 있었다. 그는 전지전능하신 하느님을 절대적으로 믿었기에 놀라운 기적을 보게 된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자연 현상의 기적을 통해 하느님께서 이스라엘과 함께 하심과 이스라엘의 승리가 하느님께서 주도하시는 역사의 결과임을 알리려는 것이다. 남쪽 산악 지대에서의 전투는 남부 중부 지역의 정복에 대한 결론이다(10, 28~43). 역사적 사실의 보고라기 보다 승리의 보고로 원수의 전멸은 이교와의 타협을 막으려는 의도가 다분하다. 따라서 가나안의 침략사가 아니라 이스라엘의 전진과 하느님의 능력을 설명한 역사의 해석으로 본다.

아간 설화와 아이성 정복을 우리의 삶에 비추어 볼 때 우리가 만일 아이성과 같은 성읍에서 승리를 얻지 못하고 있다면 내 안에 있는 아간의 범죄적 성향을 하느님께서 찾아 주시도록 기도해야 할 것이다. 더욱 자신의 삶 안에서 실패의 원인을 구체적으로 찾아 사정없이 불태우고 돌을 던져 돌무덤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이스라엘이 가나안 땅을 약속 받고 점령해 가는 역사 속에서 하느님의 능력으로 그 약속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나의 일과 건강과 시간들과 공간들 안에서 하느님이 자리하고 약속하신 것은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