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의 자비하심에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함께해주신 많은 분들 특히 수정마을 주민들과 트라피스트 수녀님들께 축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수정의 성모 트라피스트 수녀원에서 봉헌된 감사미사에서 환한 표정의 백남해 신부를 만났다.
“지나간 일들의 아픔은 다 잊으시고 이제 평화로운 수정마을을 만들기를 바랍니다. 그동안 마음 한구석에 놓여 있던 큰 짐, 큰 돌 하나를 내려놓은 것 같아 홀가분하니 기분이 좋습니다.”
백 신부는 이번 STX 중공업 사건과 관련해 “기업이 이윤을 추구하는 것은 상식적이며 일반적이고 또한 어디서든 기업의 정당한 활동은 보장받아야 한다”면서 “하지만 기업의 활동이 주민들의 생존권이나 환경파괴 문제와 맞부딪쳐 갈등이 발생하면 교회는 약자에 대한 우선적 선택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백 신부는 지역발전과 경제발전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사람이 먼저’임을 강조하며 평화롭게 이웃이 함께 사는 것이 가장 귀하다고 설명한다.
또 3년 6개월에 걸친 과정 속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언제인가 하는 질문에 “서울의 STX 본사에 항의 집회를 갔을 때, 주민들이 한마음으로 똘똘 뭉쳤던 모습이 생각난다”며 “시골에서 올라온 저희들을 격려하기 위해 전국각지에서 와주신분들의 격려가 큰 힘이 되었고 감사했다”고 기억했다.
STX 중공업이 수정산단 조성을 포기했다고 해도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주민들 사이의 엇갈린 생각과 상처들이 남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백 신부는 “주민의 찬반에 대한 의견차이는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일”이라며 “단지 서로 표현이 서투르고 감정이 앞서 문제가 발생했지만, 이제는 지나간 일들은 다 털고 비 온 뒤 땅이 굳어지듯이 서로 화해하기를 기도드린다”고 말했다.
또 백 신부는 “마산교구가 지금까지 해왔던 여러 가지 환경과 생태, 생명문화에 대한 일관된 주장들이 이번 STX와의 일에서도 그대로 적용되었다”면서 “이것은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 유사한 일에 대해서도 늘 같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민들께서는 이제 평화를 찾으시고 일상의 소소한 기쁨을 소중하게 즐기시길 바라며, 수녀님들은 더욱 큰 기도로써 세상의 정의와 평화를 지켜주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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