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의 프랑스 젊은이들은 신앙에서 멀어져 가고 있었다. 당시 프랑스에는 자유주의사상이 만연하고 있었고 무신론자들이 판을 치고 있었다. 1815년부터 40년간 볼테르ㆍ루소 등이 2백70만부나 윤전기를 돌았다니 가히 그 시대의 정신세계를 엿볼 수 있다.
이런 시대였지만 프랑스는 물론이고 전 세계에서 비안네 신부를 만나려는 인파들은 매일 구름떼같이「아르스」에 모여들었다. 그들이 와서 본 비안네 신부는 참 볼품이 없었다. 조그마한 키에 먹지 못해 파리하고 바짝 마른 빈털터리 시골신부. 늘 송구스러워하는 겸허한 태도와 무거운 입、말할 때에는 입술이 조심성 있게 떨리던 그였다.
그러나 1827년부터 1859년까지 그의 시골성당은 순례 객들로 언제나 초만원이었다. 비안네 신부의 뒤를 보살펴드리던 까타리나 부인은『신부님、다른 신부님들은 낯선 나라에까지 가서 전교하는데 신부님만은 그 반대예요. 아! 글쎄 죄인들이 전 세계에서 오지 않습니까? 저기 보세요. 성당문에서 줄을 지어 수십 미터까지 늘어섰으니 말입니다』하고 말하곤 했다. 수없이 몰려드는 인파들을 맞는 비안네신부 주위에는 기적들로 꽃이 피었다.
어느 순례자는『나는 여태까지 성인 전에 나오는 이야기들을 믿지 않았다. 그러나 착하디 착한 비안네 신부님과 그분을 통해 일어나는 기적들을 직접 내 두 눈으로 똑똑히 보니 믿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비안네 신부의 손을 통해 얼마나 많은 물질적ㆍ영신적 은혜의 강물이 흘러내렸는지「아르스」를 한번 순례해 보면 알 것이다.
한번은 비안네 신부가 운영하던 고아원의 한 여교사가 불치의 병에 걸려 임종직전에 이르렀다. 그런데 갑자기 그녀가 눈을 뜨며『나는 이제 살았어요! 살았어!』하며 이불을 걷어차고 일어나 평소에 하던 자기 일을 하였다. 그녀가 일어난 시간은 비안네 신부가 그녀를 위해 기도한 시간과 일치하였다.
또 한 번은 그 고아원의 어느 여교사가 비안네신부가 쓰다가 낡아서 다시 안 쓰던 헌 모자를 어느 가난한 부인에게 애긍으로 주었다. 그 부인에게는 불치의 병에 걸려 죽어가던 아들이 하나 있었다.
그 부인이 자기 아들에게 그 모자를 씌워주면서『아르스의 우리본당신부님은 성인이시다. 내가 신앙만 있으면 내 아들은 정말 나을 것이다』하였더니 얼마 후 과연 아들의 병이 완쾌되었다.
그뿐인가、6년 전부터 심한 암에 걸려있던 환자를 보고 비안네 신부는『오! 나의 벗! 먼저 영혼을 치료합시다. 그 후「리용」에 가서 수술을 받으면 틀림없이 쾌차될 것입니다』하였는데 정말 그대로 되었다. 비안네 신부의 친구신부는『비안네 신부를 통해 예수님이 일으킨 영신적ㆍ육체적인 신비로운 기적을 다 수록해놓으면 방대한 책이 될 것』이라고 기록했다.
1851년 5월、비안네 신부는 치유될 수 없는 안질환자의 조카딸을 보자『나의 딸! 삼촌의 눈이 다 나았으니 어서 집에 가 봐요!』했다. 과연 그대로 되어 있었다. 어떤 가난한 사람은『벙어리인 아내가「아르스」를 순례한 후、비안네 신부님의 지시대로 기도하더니 13일째 되던 날로부터 신통하게도 말하더라』고 증언했다
『권세 있는 자 들을 자리에서 내치시고 보잘것없는 이들을 높이 셨도다』(마리아의 찬가 루까1ㆍ52)
프랑스의 어느 부유한 가정에、남편은 주일이면 기다렸다는 듯이 미사도 팽개치고 골프에만 30년이나 미쳐 지내나 아내는 대궐 같은 집안의 작은방에 제단을 꾸미고 아름다운 성모상을 모시고 주인의 회개를 일구월심으로 바라며 주야로 묵주의 기도를 드리던 한 부부가 살았다. 30년째의 어느 일요일에도 여느 때와 같이 골프채를 자가용에 싣고 골프장으로 직행하더니 그날 저녁 싸늘한 시체가 되어 돌아왔다. 슬픔가운데 장례를 치른 그 부인은 아르스성당에 도착했다.
그때 고백성사를 주다 말고 갑자기 그 부인에게 뛰어나온 비안네 신부는『부인! 죽은 주인 때문에 오셨지요?』하자 깜짝 놀라며 그 부인은『네 그래요. 30년 냉담 중에 글쎄 골프 치다가 꽈당-하고 넘어지자마자 고혈압으로 꼴깍했지 뭡니까? 그러니 결국 지옥에 떨어졌을까 봐 불안해서 신부님께 왔어요』했다. 비안네 신부는『부인! 지금 남편은 연옥에 있으니 보속ㆍ자선ㆍ기도 특히 묵주의 기도를 계속 드리십시오. 그러면 천국으로 갈 것이요』라고 말했다
부인은 그 말대로 3년을 계속 실천하던 중 어느 날、성당에서 묵주의 기도를 열심히 하고 있는데「저벅저벅」걸어오는 발자국소리를 들었다. 놀랍게도 죽었던 남편이 부인 곁으로 와『여보!』하여 부인이 놀라 남편을 보니 몸의 반이 희게 빛나고 반은 검푸른 슬픈 색이었다. 부인은『아니 당신이?』하며 놀라자 남편은『당신 기도의 덕으로 내 몸의 반이 이렇게 빛나지 않소! 아직도 더 많이 기도해주시오!』하고 말하는 것이었다. 부인은『아니、당신 같은 망나니가 어떻게 지옥을 면했단 말이오?』그 말에 남편은『주일저녁마다 집에 돌아올 때 만산평야를 휘 돌아다니며 곱고 향기 좋은 꽃을 꺾어다가 당신이 깊이 잠든 틈에 살짝(남자의 체통을 지키느라)성모님 모신 방 제단 양 옆에 꽃아 드리면서「어머님! 이 불효죄인을 끝내는 버리지마옵시고 저를 구해주소서」하고 기도했지뭐유! 그래서 숨이 끊어지는 순간 난 상등 통회하는 특은을 입었다우.』
3년 후 남편은 온몸에서부터 광채를 발하며 성당에서 기도하는 부인에게 나타나 말하기를『난 당신 덕으로 천국에 가오. 이제 당신 자리를 마련하리라』하며 빛 가운데서 천국으로 갔다. 부인은 다시 아르스로 가 사건의 전말을 차분히 비안네 신부에게 보고 드렸다.
악마를 이겨가던 우리 비안네 신부에게는 또 다른 신력(神力)을 주님께서 주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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