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는 서로 다른 전승에 기인한 두 가지 창조설화로 시작한다. 첫째(1、1~2、4a)는 제관계 전승(Priest Codex)이고 두 번째는 야훼계 전승(Jahwist)이다. 모세오경의 최종 편집자는 안식일을 강조한 제관계의 창조설화를 의식적으로 첫 부분에 놓았다. 이 첫번째 창조이야기는 하나의 시(詩)로서、서론으로 창조 이전의 상태를 언급하고(1、1-2)、본문으로 6일간의 창조를 서술한 다음(1、3-31)안식일에 관한 서술(2、1-4a)로 끝을 맺고 있다. 믿는자들에게 진정한 신관(神觀)ㆍ우주관ㆍ인생관을 제시하는 이 설화의 주제는 다음과 같다.
유일신 창조주 하느님
창세기 저술 당시의 고대인들은 자연이나 자연의 현상을 신으로 받들며 숭배하였다. 또한 창조가 신들의 싸움에서 이루어졌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창세기는 생명과 온갖 존재의 근원인 유일신 하느님의 창조를 서술한다. 그리고 모든 것 위에 뛰어난 하느님의 절대능력을 강조한다. 동시에 창세기는 인간과 우주만물이 하느님의 선의(善意)로 각기의 목적을 지니고 장엄하게 창조되었음을 가르친다. 창세기의 이 창조설화는 다신론적이던 당시 사람들에게나、무신론자가 많은 현대인에게 유일신 하느님의 존재를 알려준다.
창조주 하느님은 모든 존재의 근원이므로 하느님을 떠나서는 아무것도 그 존재의 의미가 없다. 하느님은 인간을 포함한 모든 피조물이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생명과 질서의 주재자이다.
창조의 말씀과 하느님의 선하심
하느님은 만물을「말씀」으로 창조하셨다. 이 하느님의 말씀은 단순한 의미의 말이 아니라 존재를 가능하게 하고 사건을 일으키는 동직으로서의 명령이다. 창조의 능력을 가진 하느님의 말씀은 사람들에게 치유와 소생의 기적을 베풀고 예언의 능력을 부여한다.
선(善)하신 하느님의 말씀으로 창조된 모든 것은 본질적으로 선하다. 하느님은 창조가 이루어질 때 마다 매번「보시니 좋더라」고 하셨다. 이「좋더라」는 표현을 하느님의 전능ㆍ완전성ㆍ창조에 대한 흡족감을 표현하는 말이다. 하느님의 창조로 질서와 조화를 갖춘 세계 특히 인간이 존재하는 세계는 보기에「매우 좋은」세상이다. 이처럼 창조주 하느님의 뜻대로 창조된 세상은 원래가 좋은 상태였다. 또한「좋더라」는 말은 창조가 하느님의 사랑으로 이루어졌다는 표현이다. 사랑을 아는 자는「보시기에 좋더라」는 말의 뜻을 쉽게 이해한다. 사랑하면 모든 것은 보기에 좋게 된다. 자기 자신을 좋게 보고 다른 사람을 좋게 보는 사람은 하느님의 눈을 지니게 된다.
하느님은 나와 내 이웃을「보통 좋게」가 아니라「매우 좋게」보신다. 이 사실을 확신할 때 우리는 어떠한 환경이나 곤경 중에서도 행복할 수가 있고 삶의 의미를 찾을수 있게 된다.
하느님의 휴식과 안식일의 중요성
첫번째 창조이야기의 저자는 안식일의 거룩함과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창조를 6일이라는 일정에 맞추어 기술했다.
여기서 인간은 창조업적의 정점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 창조기사의 최종 목적은 인간이 아니라 하느님의 휴식과 축복이 진술된 일곱째 날에 있다.
안식일인 제7일의 기술에는「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라는 표현양식이 빠짐으로써 밤이 언급되지 않고 있다. 밤이 없는 제7일은 하느님의 창조가 영원히 계속됨을 암시한다. 그리고 인류의 역사는 하느님이 직접 개입하시는 구세사가 될 것이며 인간은 시간 안에서의 활동이 끝난 후에 영원한 안식에 들어가게 될 것을 알려준다. 이 안식일은 창조와 더불어 시작된 시간이 일상적인 시간과 하느님을 위해 보류된 거룩한 시간으로 구별되어야 함을 가르친다. 안식일은 또한 인간 생활에 중요한 질서와 주간의 의미를 밝혀준다. 마치 무지개가 노아와의 언약을、할례가 아브라함과의 계약을 상징함과 같이 안식일은 창조의 질서를 상징한다.
따라서 이날은 하느님의 모상을 지닌 인간이 창조주 하느님께 의존해 있음을 기억하여 이 유익한 질서에 대해 감사하는 날이다. 그리스도 안에 새롭게 창조된 신약의 백성은 구약의 안식일을 주께서 부활하신 일요일로 대치시켰다. 주일은 태초의 창조질서가 그리스도를 통해 구원질서로 승화되었음을 나타내는 표지이다. 그러므로 매주「주님의 날」인 주일을 거룩하게 지내는 것은 창조주 하느님께 대한 신앙고백인 동시에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께 대한 신앙고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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