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혹에 빠진 인간
창세기 3장에서는 인간실존의 고통스러운 체험에서 나온 신학과 깊은 심리적 통찰로써 인간의 비참한 죄악과 죄의 수수께끼에 대해 묘사하고 있다. 그리고 하느님이 좋게 창조한 인간이 악에 기울고 불행에 처하게 되기까지에는 외부의 유혹이 있었음을 시사하고 있다. 여기서 갑자기뱀에대한 말이나온다
뱀은 사람들에게 죽음의 독소를 주는 길짐승이나 당시 가나안 주민들은 뱀을 풍요의 신으로 숭배했었다 그러나 성서 저자는 뱀이 동산의 한 동물에 불과한 하느님의 피조물임을 명시한다. 뿐만 아니라 그 뱀은 인간이 하느님께 나아감을 방해하는 원수라고 서술함으로써 뱀 우사숭배를 단호하게 경고한다. 이 뱀은 인간이 평생을 두고 싸워야할 악의 상징이다.
뱀은 아주 조심스럽게 유혹한다. 그리고 여인은 하느님의 말씀보다는 뱀의 말은 영원한 생명에 대한 보증으로 받아들였다. 이제 여인은 뱀의 설득력에 완전히 굴복되어 평소에 별로 관심을 두지않았던 그 나무 열매들이 갑자기 먹음직스럽게 보이기 시작하고 따먹고 싶은 충동이 생겼다. 여기서 죄악이 감각을 통해 인간 안으로 침투했다는 점이 특이하다. 인간의 감각과 욕망이 하느님보다 뱀의 말이 더 옳다는 느낌을 일으키어 계명을 범하게하고 만다. 이제 여인은 유혹자의 편이 될뿐 아니라 스스로 유혹자가 된다. 그리고 남자 역시 유혹에 빠지고 이제 인간의 죄는 사회성을 지닌 단체적인죄악으로 나타난다
인간의 범죄
인간은 악을 행할 때마다 선을 빙자하여 금지된 열매를 따 먹으려한다. 그러나 거기에는 첫 인간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쓰라린 환멸이 따른다. 여기서 時空을 초월한 인간의 죄악상을 볼 수가 있다.
유혹의 간교함 (창세3ㆍ1-6), 양심의 가책이생길 때 책임 전가로 회피하려함(3ㆍ12-14) 등이 이야기의 심리적인 통찰은 심원하다. 인간은 처음부터 그의 창조주께 반항하는 피조물, 결정적인 선택을 할 처지에서 자유를 남용한 죄인이다. 인간의 분수에 넘친 오만은 그 자신이 우주의 중심이며 전능자가될 수 없다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인간이 하느님처럼 된다는 뜻은 하느님의 영향과 그분의 주선으로부터 독립하여 떨어져나감을 의미한다. 그리고 자신의 생명을 스스로 주관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하느님의 뜻을 거역하면서까지 독자적으로 자기 운명을 결정하려는 의지를 뜻한다. 그러기에 이 사건은 단지 선과 악을 아는 나무 열매를 따 먹었다는 대수롭지 않은 일이 아니라 하느님의 뜻을 거역하여 배신한 큰 사건이다. 이 죄는 불신앙으로 시작되었다 사실상 인간을 세상과 인간을 사랑하시는 하느님의 진실을 믿지 않은 것이다
죄의 결과
유혹자의 말은 외견상으로만 옳았다. 두 사람의눈은 실제로 밝아졌으나 그들이 기대했던 대로 신 (神 과 같이 되는 대신에 자기들이 알몸임을 알게 되었다. 즉 그들은 서로 감추고 가려야 할 그 무엇을 발견하게 되었다. 하느님과의 관계도 두 사람사이의 관계도 파괴되었다.
하느님과의 친숙한 관계가 두려움으로 바뀌었고 두 사람은 하느님의 눈을 벗어날 수는없다. 「벌거벗음」은 무방비, 또는 보호를 받지 못하는 상태를 뜻한다. 이제 스스로의 죄의 결과에 대해 자기를 방어하려는 인간은 하느님과의 거북한 관계를 벌거벗었음을 이유로 변명하려 한다.
그러나 그것이 참된 이유가 못됨을 무의식중에 자백하고 만다. 이는『알몸을 드러내기가「부끄러워」하지않고, 「두려워」숨었읍니다.』는 대답에서도 나타난다. 이제 인간은 하느님 앞에서 정직하지 않게 되었다. 오히려 공범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려 하고 일방적으로 잘못을 상대방에게 돌리려한다. 이로써 남녀의 완전한 단합이 깨지고, 서로가 적이 되며 가자는 자기 자신에게만 가장 가까운 자가 되고만다. 하느님은 인간의 고독을 그렇게도 훌륭하게 메꾸어 주셨는데 인간은 자신의 죄악으로 다시 고독에 빠지고 말았다. 하느님의 말씀은 삶의 길이었으나 그 말씀을 버린 인간은 스스로 불행을 택하였다. 『너는 실상 먼지이므로 먼지로 돌아갈 것이니라』 (3ㆍ19) 는 말씀은 인간의 범죄 결과로 인한 죽음을 뜻한다. 이 죽음은 먼저 정신적 죽음을 의미하고 육체적인 죽음은 이 정신적 죽음의 결과로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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