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근래에 보기드문 신학 양서의 출간을 맞았다. 그것은 숨은 곳에서 묵묵히 일해온 심상태 교수신부님의 역서「하느님」이란 서책이다. 이「하느님」은 신론입문이란 내용으로 되어있다. 이 책은1980년 독일신학자에 의해 저술된 저서인데 서구전통 사상의 신론과 현대 무신론을 거쳐온 서구철학, 신학풍토에서 새로운 신론정립을 신조하는 저서이다.

이 저서의 논조는 전통 유신론과 그 부정으로서의 무신론 그리고 또 그 부정의 부정으로서의 신론 다시 말해 그 종합으로서의 새로운 차원에서의 신론을 전개하고 있어 퍽 참신한 감을 준다. 그뿐만 아니라 이 저서는 전통적 가톨릭교회의 신관과 격동하는 현대 철학과 신학의 사상을 잘 조화시켜 그 풍요로움을 과시한다.

물론 이 저서가 아직 완결된 한 사상의 결정체는 못된다 하더라도 저자가 끝부분에서 명백히 하듯이 이 저서는『교회적─중세적 전통의 본질적 자극을 포착하고 있는 것이다.』이런 좋은책, 최근의 양서가 다른 어느 나라말로도 아직 번역되지 못했다고 생각되는 이 시점에서 우리말로 번역되어 이방면의 많은 지성인들의 저간의 사상적 혼미를 바로 잡아줄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에 이 역서출간은 매우 고마운 일로 생각된다. 특히 이 저서는 교회의 지도급인사들이 읽어 소화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제 통속적인 이야기 전도로써 발전하는 사회를 종교적 지도자들이 이끌어갈 시기는 지났다고 생각된다.

물론 이 책을 이해하는 것은 그리 쉬운 것이 아니다. 때로는 깊은 철학적 신학적지식이 요청된다.

이 책의 내용은 다음과 같은 순서로 엮어져 있다.

제1부 오늘의 하느님의 물음, 제2부 서방서계 신체험의 원천, 제3부 하느님 체험의 교회해석, 제4부 현대신학의 신 이해, 부록 등으로 되어있으며 각부는 여러장으로 나누어져 있다.

評者가 특히 관심을 갖고 읽은 부분은 제2부의 제2장 현대무신론의 기본 착안점 ①변증법적 기점 ②인간학적 기점 ③사회학적─정치학적 기점 ④심리학적 기점 ⑤존재론사적 착안점 ⑥언어분석학적 기점 ⑦요약편과 제Ⅳ부 현대신학의 이해 제1장 무신론적신관①심층에서의 하느님 ②삶 한가운데에서의 피안적 하느님 ③하느님은 다르다.

제2장 사신신학①문화비판적 노선 ②언어분석적 노선 ③역사신학적 노선 ④윤리적 노선 ⑤그리스도론적 노선 ⑥현재─현현적 노선 그리고 제3장 하느님 물음의 새로운 국면 ①두가지 의미를 지닌 기본실재로서의 하느님 ②원초신뢰안에서의 하느님 ③인간의 미래로서의 하느님 ④신비로서의 하느님 ⑤언어문제로서의 하느님 ⑥인간의 진술로서의 하느님 부분들이다.

그 중에서도 평자는 제Ⅳ부 현대신학의 이해의 제2장 사신신학과 제3장 하느님 물음의 새로운 국면은 거의 탐닉하여 되풀이 읽었다.

이 저서의 철학적 무신론편에 대해 좀더 부연한다면 제목별로 잘 요약되어있음은 높이 평가될 것이나 현대 무신사상의 발원을 역시 데까르뜨의「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로 볼 때 그의 초월에서 내재에로의 사상을 좀더 깊이 탐구하며 그 흐름을 좀 더 그 저류에서 追究했어야 할것이다. 이렇게 데까르뜨의 근본적 회의문제를 더 깊이 파헤치고 스피노자의 유일신체사상과 전체성의 사상 그리고 거기서 연유되는 범신론 사상의 흐름을 파악했어야할 것이다. 또 그것은 결국 헤겔의 절대정신 사상으로 발전하여 갔으며 이런 정신의 변증법적 발전사상은 급기야 포이에르바흐의 명시적 무신사상으로 진전되어 갔음도 밀도있게 다루어졌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 과정은 분명 현대 무신론의 開花期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