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그리스도를 믿는 친애하는 형제여러분.
주님 안에 이 만남을 시작하면서 우리로서 사도 바오로가 에페소의 그리스도인들에게 하신 호소를 기도하는 마음으로 듣는 것보다 더 나은 길이 어디 있겠읍니까. 그것은 오늘도 너무나 절실한 말씀입니다.
『주님을 위해서 일 하다가 감옥에 갇힌 나는 여러분에게 권고합니다. 하느님께서 여러분을 불러주셨으니 그 불러 주신 목적에 합당하게 살아가십시오. 겸손과 온유와 인내를 다하며 서로 사랑을 가지고 서로 너그럽게 대하십시오. 성령께서 평화의 줄로 여러분을 묶어 하나가 되게 해주신 것을 그대로 보존하도록 노력 하십시오. 그리스도의 몸도 하나이며 성령도 하나입니다.
이와 같이 하느님께서 여러분을 당신의 백성으로 부르셔서 안겨 주시는 희망도 하나입니다. 주님도 한분이시고 믿음도 하나이고 세례도 하나이며 우리 모두가 아버지이신 하느님도 한분이십니다』(에페4ㆍ1~6)
그렇습니다. 『주님도 한분이시고 믿음도 하나이고 세례도 하나이며 우리 모두의 아버지이신 하느님도 한분이십니다』 하나이신 이 주님 안에서 오늘 여러분에게 인사하는 기쁨이 내게 주어졌읍니다. 그리고 우리의 기쁨은 공통된 것입니다. 같은 1984년 올해에 여러분 중 많은 분들, 특히 장로교와 개신교의 여러분은 한국에서의 창립백주년을 맞고 계십니다.
여러분의 신앙의 선조 역시 주 예수그리스도를 글을 통해서, 첫 선교사들이 그의 이름으로 가르치고 세례를 베풀러 오기전부터, 일반신자들이 열심히 배포한 한글판 성경을 통해서 알게 되었으니 이 또한 얼마나 신기한 일입니까.
한국사람들에게 앨른 박사, 어더웃 박사, 아펜 셀러 박사 등 여러분 교회의 첫 선교사들이 베푼바는 이 땅 전체역사의 중요한 몫을 차지한다 하겠읍니다.
현대의학과 교육의 개척사업, 여성의 지위향상, 민족이념의 배양, 민족운명과의 일치 등 이 모든 업적은 여러분의 자랑스러운 과거의 공덕을 말해줍니다. 그러나 여러분의 경우에도 역시 한국 사람들 자신이 열성적으로 신앙을 받아들이지 않았던들 이루어질 수 없는 일들이었읍니다. 또 여러분의 공동체도, 특히 이북에서, 박해를 면치 못했으나 주님의 눈에 그 충실함이 드러났읍니다.
오늘에 이르러, 모든 그리스도교 공동체가 풍랑의 시대를 겪은 뒤에 하나이신 주님, 하나인 믿음, 하나인 세례 우리 모두의 아버지이신 하나인 하느님을 선포하는 성서의 한글 공동번역본이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음은 실로 흐뭇한 일입니다. 그 밖에도 서로 다른 교회의 사람들이, 다른 많은 좋은 일 가운데, 중요한 신학 서적도 함께 펴냈다는 사실도 그리스도인간의 늘어가는 협동을 말하는 고무적인 표시라 하겠읍니다. 연세, 이화, 서강 세 대학교 사이의 날로 두터워가는 우호관계와 협동 정신도 아름다운 일이 아니겠읍니까.
그러나 무엇보다도 우리 모두가 서로의 소신과 양심을 존중하면서, 믿음과 사랑에 있어, 그리스도께서 아버지와 하나이듯이, 그의 뜻대로 참으로 하나가 되어 세상이 믿게 되기를 간절히 빕니다.
그리스도의 사명의 신빙성은 그 제자들의 일치에 달려 있음을 우리 모두 깊이 깨닫기를 바랍니다.
그의 부활의 힘으로써 주 예수께서 우리를 하나로 합쳐 주시기를 빕니다. 이제와 또 영원토록 그분께서 영광을 받으시기를 빕니다. 아멘.
(Ⅱ베3ㆍ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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