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특별취재반] 전 세계 모든 성직자와 수도자의 어버이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순교자들의 영웅적 증거로 축복받은 젊고 생기에 넘치는 한국교회의 모든 성직자ㆍ수도자들에게 더욱 더 따뜻한 부성애를 보여 일치의 신비를 체험케 했다.
방한 사흘째인 5일 저녁 서강대학교 실내체육관에서 4천7백여 명의 국내 성직자ㆍ수도자들과 만난 교황은 『예수님을 세상에 나누는 것이 성직자ㆍ수도자 여러분 일생의 엄숙한 과제』라고 밝히고 진복팔단의 진리가 드러나는 사제직과 수도생활의 존엄과 고유성을 강조했다.
이날 교황은 말씀의 전례도중 이 땅의 모든 성직자ㆍ수도자들에게 행한 강론에서 『사제와 수도자의 길은 산상수훈의 진리를 체현하여, 하느님께 복 받는다는 것이 어떤 것인가를 증거하는 증거자의 삶』이라고 역설했다.
교황은 김대건 신부의 후예들인 사제들에게 먼저 『사제적 성덕은 그리스도와 같아지는것, 아버지의 뜻을 행함을 의미한다』고 전제, 『여러분에게 맡겨진 하느님 백성의 일부를 목자로서 보살피는데 있어 가난한 이와 버림받은 이, 잊혀진 이와 않는 이, 자신의 죄에 눌려있는 이들을 특별히 사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교황은 하느님의 각별한 사랑을 받고 교회가 특별히 존중하는 한국의 남녀수도자들에게 『수도자들은 무엇보다도 언제나 아버지께 순종하고 우리가 부유해지기 위해 가난해지신 그리스도를 증거 할 은혜를 받았다』며 『수도생활도 순교와 같아서 한 알의 밀알이 되어야하며 특히 그리스도 안에서의 죽음이 많은 열매를 맺고 영생으로 이끈다는 것을 믿고 증거 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근래에 와서 『한국에서 많은 사제ㆍ수도성소가 증가하는 것은 여러분 신앙의 활기의 표시』라고 말한 교황은 『범교회는 여러분이 선교에 기여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대구와 부산방문을 마치고 김포공항에 도착한 교황은 휴식을 취할 겨를도 없이 곧 바로 서강대학교로 향해 학교 교문에서 성직자 수도자 대표인 서울대교구 은퇴사제, 남녀수도회장상 연합회 회장 이한택 신부ㆍ이영자 수녀의 영접을 받았다. 이들의 안내로 행사장까지 연도 좌우에 도열한 학생ㆍ교수ㆍ신자들의 환영을 받으며 걸어간 교황은 예정보다 40분 늦은 7시40분 행사장으로 입장, 4천7백여 성직수도자들의 우뢰와 같은 박수와 환영을 받았다.
수행자들과 함께 단상에 오른 교황은 한국순교복자수녀회 차휘련 수녀로부터 환영의 꽃다발을 받고 환하게 미소를 띤 가운데 빨리움을 걸치고 『주께서 여러분과 함께』라고 한국말로 인사했다.
말씀의 전례로 진행된 성직자ㆍ수도자 만남은 성직자 대표 조인환 신부(서울ㆍ상도동주임)의 환영사와 베네딕또회 서경윤 신부의 산상수훈에 대한 복음낭독, 교황의 강론과 기도, 선물 증정의 순으로 이어졌다.
가족적인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이날 성직자ㆍ수도자 만남에서 사제와 남녀수도자를 대표하여 신자들의 기도를 바친 수원교구 류봉구 신부ㆍ이학택 신부와 이영자 수녀는 교황과 함께 찬미와 감사를 드리며 더욱 복음에 충실한 사제, 청빈ㆍ정결ㆍ순명의 정신으로 복음을 사는 수도자로서 교황의 뜻과 더욱 일치할 것을 다짐했다.
또한 성직자ㆍ수도자들은 교황의 가르침에 더욱 충실하며 한국교회 고유의 은사와 봉사 자세를 계발 발전시키겠다는 의지가 담긴 선물을 교황께 증정했다. 남녀수도자들은 순교선열들의 박해도구로 사용됐던 큰 칼과 한국 가톨릭 여성의 모범을 보인 이루갈따의 옥중서간 및 「초기교회에 있어서 이벽의 역할」이란 불어판 논문을 증정, 복음적 삶의 증거를 다짐했다. 성직자들은 또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회칙 「인간의 구원자」「자비로우신 하느님」「노동하는 인간」「가정공동체」한국어판을 선물하여 그리스도의 지상 대리자께 대한 순종과 변함없는 존경을 드릴 것을 약속했다.
전국 14개 교구와 선교회 2백10여 개의 남녀수도회 사제 및 남녀수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교황의 성직자·수도자 만남은 오늘날 성직자의 자세확립과 수도자 및 신자들의 협력, 교구간의 나눔 정신과 사제직의 존엄성을 일깨우는 한편 복음적 권고를 따라 일생을 헌신한 수도자들의 좌표 및 봉사하는 삶을 확대시켜 나가려는데 촛점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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