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금융기관에서 부도사건이 일어났다. 고객들은 불안해한다. 왜냐하면 그 금융기관의 신용도가 금이 갔기에 믿을 수 없기 때문이다.
어떤 분은 건강에 불안을 느낀다. 왜냐하면 자기의 건강을 자신 있게 믿을 수 없기 때문이다.
어느 집 부엌에서 가스렌지가 터져 화재가 발생했다. 그 다음부터는 그 집 주부는 부엌에 들어갈 때마다 불안을 느낀다. 왜냐하면 그놈의 가스렌지를 1백% 믿을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국제적인 무대에서 북한공산주의자들에 대해서 언제 전쟁을 도발할까하고 불안을 느낀다. 왜냐하면 그들 공산주의자들을 믿을 수 없기 때문이다. 미국과 소련이 서로 무기경쟁을 한다. 서로가 믿지 못하니 서로가 불안을 느끼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모든 불안은 불안에서 나온다」
믿는 행위는 자신을 온전히 맡기는 행동이다. 믿는 사람에게는 모든 것을 다 맡길 수 있다. 우리의 귀한 재산도 심지어는 내 생명까지도 맡길 수 있는 관계를 믿는 관계라고 한다.
내 자신은 깡그리 맡길 수 있기까지는 오랫동안의 진실이 전제가 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믿음은 진실에 대한 자신의 맡김이다. 그래서 신앙은 인간이 체험해 볼 수 없고 실증할 수 없는 절대 진실을 긍정하고 거기에 전 삶의 의미를 맡기는 행위다.
이런 진실한 믿음이 전제된 삶에는 어떤 불안도 있을 수 없고 마냥 평화와 기쁨뿐이다.
그러므로 모든 불안이 불신에서 나온다면 모든 평화와 기쁨은 믿음에서 나올 수밖에 없다.
우리 자신이 개인적으로 어떤 불안 의식은 가지고 있다면 그 뒤에는 분명히 어떤 불신의 요소가 스며있다. 우리가 사회적으로 정치적으로 어떤 불안을 느끼고 있다면 그 뒤에는 분명히 어떤 불신의 요소가 개입되어 있다.
진정 인간관계도 믿지 못하는 관계는 불안하고 믿을 수 있는 관계라야만 인간적인 평화의 기쁨을 느낄 수 있다. 그러므로 정말 인간이 바라는 기쁨과 평화는 어떤 물질적인 조건이 해결할 수 없고 신뢰의 관계 또는 믿음의 관계로서만이 가능하다. 그러니 인간은 절대자 하느님을 믿기 이전에 이 이상 인간사회 안에서 기쁨과 평화를 갖기 위해서는 그 인간관계의 심층에 도사리고 있는 믿음의 관계가 이렇게도 중요하다. 이러한 인간적이고 사회적인 믿음의 관계에서부터 하나하나 비약해서 소위 종교적인 신앙의 세계로 도약해서 인간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영원한 기쁨과 평화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점이며 신앙은 인간생활에 기본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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